올해 1월 한국영상자료원이 공개한 캐나다 연합교회 소장, 1930~40년대 한국 영상 아카이브 가운데 활쏘는 장면만 발췌한 영상입니다. 아는 분이 국궁신문 기사를 알려 줘서 살펴보고, 직접 영상자료원 싸이트에 들어가서 캡쳐해 왔습니다. 국궁신문 영상을 가져오면 또 무단전재라고 경고 들어올 거 같아서요..^^; 보정한 그 영상보다 조금 어둡긴 하지만, 동작을 알아보는 덴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잘 보존된 영상이네요.
보시고 난 소감들이 어떠신가요?
저는 보고나서 젤 먼저 든 생각이, "역시 우리가 옳았다!"였습니다.^^ 전통 궁술이 상당히 쇠퇴했다고 추정했던 1930~40년대에도 별절(고자채기와 온깍지뿌리기) 궁체가 주류이자 대세였던 사실을 너무나 분명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영상을 조금 자세히 보시면 모두 11명의 궁사(궁체)가 나옵니다. (오른편에서 찍은) 옆모습 3명, 뒷모습 3명, (왼편에서 찍은) 4명, 뒷모습 1명이죠. 그 중에 8명이 발시와 함께 크게 고자를 채고 있고(거의 수직 고자채기), 3명이 조금 작게 채고(수평 고자채기) 있습니다. 온깍지 뿌리기는 전부 다이구요.
중요한 점은, 지금 온깍지 문파에서 하듯이 줌손을 발시후에도 거의 앞에다 고정하여 박아 놓은 채 나중에 천천히 내리는 궁체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죠. 늘상 1930~40년대의 궁체를 되살려서 전한다고 한 말은 도대체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습니다. 문파 분들이 면담하고 배웠다는 구사들은 죄다 고자채기를 안 했던 비주류 궁사들이었던 건가요? 설마 그 당시 황학정에서 벌어진 대회에 나온 궁사들의 궁체가 비주류 또는 예외적인 것이라 말씀하시진 않겠지요.
물론 위 궁사들의 궁체가 제대로 된 별절이라 평가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발디딤이 이미 많이 돌아가 있어서 몸이 기울어진 경우가 많고, 줌손도 막줌이 많이 보이네요. 살대도 낮게 걸려서 벗깍지 성이 많구요.. 아무래도 궁체가 19세기 말 <정사론>이나 1920년대 <조선의 궁술> 보다는 변질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줌손과 깍지손을 힘차게 뿌리는 별절의 커다란 모양만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보기에, 좀 아쉽지만 그래도 가장 괜챦은 별절 궁체는 어떤 궁사의 것인가요? 한번 자세히 살펴 보세요. 제가 보긴 5,6,10,11번째입니다. 수직 방향으로 매우 힘찬 양팔 뿌리기를 시전하고 있는 모습이죠.
우리의 전통 궁술이 많이 퇴보한 것으로 여겨지던 1930~40년대 일제 시기에도, 조선시대와 마찬가지로 별절은 분명 주류이자 대세였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나서, 지금 우리 활판에서 전통사법을 얘기하면서 별절(철전사법)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분들의 생각이 어떨까 매우 궁금해집니다.
사족: 기사를 올린 국궁신문에선, 궁체에 대한 얘기나 장면(사진)은 쏙 빼놓은 채 변죽을 울리는 내용으로만 기사를 가득 채워놓았네요. 사법과 궁체에 관심있는 궁사들은 독자로서 걍 패싱하겠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현재의 온깍지사법만 전통 사법이라 여기는 사장 입장에서 괜히 사법 얘기를 꺼내봐야 득될 게 없다는 얄팍한 생각일까요..ㅎㅎ 참고하시라고 기사 링크합니다. http://www.archerynews.net/news/view.asp?idx=2252
@뫼사람제안해 주신대로, 간단한 자막과 설명글을 붙여서 영상을 유투브에 올렸습니다. 동영상 작업이 아직 많이 서툴러서 시간도 꽤 걸리고 퀄리티가 영 아니네요..ㅠ 앞으로 이 분야에 능숙한 분이 좀 도와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REnoCM4gCA
첫댓글 한산님이 쓰신 보생활깍지의 글도 옮겨 놓으면 좋을 듯 합니다.
한산님의 해설을 곁들이며 보니 좋더라구요.
[댓글 덧붙임] 다음 카페보단 유튜브가 접근성,파급력이 더 크니,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유튜브에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면 어떨까요?
말씀해 주신 한산님 글은 옮겨 두었습니다.
유투브는 얼마간 저도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아직 재주와 여력이 모자라 못하고 있습니다. 혹시 뫼사람님께서 가능하시면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늘서기 제가 영상에 관해선 문외한이라 도움이 되지 못하네요. 미안합니다.
본문의 영상 그대로 올리고,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을 댓글에 적어놓으면 어떨까요?
@뫼사람 제안해 주신대로, 간단한 자막과 설명글을 붙여서 영상을 유투브에 올렸습니다. 동영상 작업이 아직 많이 서툴러서 시간도 꽤 걸리고 퀄리티가 영 아니네요..ㅠ 앞으로 이 분야에 능숙한 분이 좀 도와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REnoCM4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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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서기 영상 올리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퀄리티 말씀을 하셨는데... 그 정도면 사람들이 별절을 알아보는 데 별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다음 영상을 보시면 그 이후(위 영상이 찍힌지 약 20~30년 뒤부터) 별절 궁체가 얼마나 쇠퇴해 갔는지를 살펴볼 수 있네요. 확실히 별절이 사라지고 있습니다ㅠㅠ
https://www.youtube.com/watch?v=p-4u0rK1Ns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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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서기 조금전 올리신 영상 보고 왔습니다. 영상 올리시느라 애 쓰셨습니다.
(나무아래님 흉내내서) 참고로 저는 동영상속 과녁을 보고 궁금증이 일어 찾아보니, 이승만대통령 나오는 영상까진 과녁에 꽂히는 살촉, 군사정권이후론 지금과 같은 튕기는 뭉툭한 촉을 확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