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r Trees, 1917
Egon Schiele(1890~1918)
네 겹의 낮은 구릉이 있고
두 번째 언덕에
날씬 하지만 매우 단단해 보이는 줄기의
네 그루의 나무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자생한다는 느낌 보다는 일부로
가져다 꽂아 놓은 느낌이다.
기존의 상처투성이 이거나 마치
부패한 피부빛, 샌드페퍼질 당한 것 같은
그의 인체 그림들과는 사뭇 다르지만
전체 화면의 질감 표현은 흡사하다.
그의 표현 스타일인 모양이다.
겹겹의 구름들은,밀려드는 관객마냥,
너울거리고
곧 산 뒤로 넘어갈 듯한 햇살이
공연의 휘날레를 장식하듯 무대를 물들인다.
아마 저녁 무렵 풍경같다.
네 그루의 나무는 모두 피빛으로 단풍들었고
두 번째 나무는 이미 절정을 넘어
에너지 저장의 수순에 들었거나
모태 약골이라 초라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세 그루의 나무는 사회 주류의 모습이고,
키는 가장 큰 두 번째 나무가
기존 예술계의 정형화된 인체 미학이나
보수성에 저항한 예술계의 이단아인
쉴레의 자기 투사로 보인다.
구름들을 물들인 선명한 태양이
(외설로 치부됨에도 불구하고, 하단참조)
보수적 가식적 세상을 비웃듯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에 충만한
강한 나르시시스트의 경향의 쉴레를 비호하는 듯 하다.
많은 가을 풍경들이 있지만
이 그림이 독창적으로 보여 특히 좋다.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인체 묘사로
스승 클림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왜곡 화법을 창조하며
청출어람의 평가를 받은 쉴레가 풍경화를 그리니
추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우 다양한 느낌과 물음표를 달게 한다.
Wally in Red Blouse With Raised Knees
그림의 여자 월리는 클림트의 모델이자 애인인데
클림트에 의해 쉴레에게도 모델로 소개된 뒤
둘이 연인 관계이자 삼각관계가 되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