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죽성리 소묘(素描)>
이재익
봉대산 너머 죽성리 노해송(老海松)
껍질은 미르* 비늘인데
오수일가송(五樹一家松)* 운명적 공존
나뭇가지 사이 끼어 있는 작은 당집 본적있는가
황학대 윤공* 오우가 그 소나무일듯
흑전장정(黑田長政) 쌓은 왜성
돌들의 수치심 다독여주는
무궁화 풀숲 새들의 보금자리가
역사의 문전작라(門前雀羅)* 가늠해준다
까치놀* 황금바닷가에
해껏* 사색하듯 톱아보고* 앉은 저 갈매기야
초다짐*은 하였느냐
두모포 왜관* 그 자취는 사라져도
작은 밤염* 하나 고래 머리 내밀듯
'전쟁과 평화, 여기가 거기' 라며
측후 감시 자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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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르 ; 용 / 오수일가송(五樹一家松) ; 5그루 모여 소나무 한그루 같은 / * 윤공; 윤선도, 1617년부터 6년간 기장 귀양 / * 문전작라 ; 문앞에 참새잡이틀 설치 / * 까치놀 ; 석양에 희번떡이는 수평선의 물결 / * 해껏 ; 해질때까지 / * 톱아보다 ; 샅샅이 찾음 / * 초다짐 ; 우선 요기 / * 두모포 ; 지금의 월전, 임진왜란 직후 왜관(1601~1607) , 이후는 왜관을 초량으로 이전 / * 밤염; 작은 바위섬 / * 전쟁과 평화 ; 왜성(전쟁), 왜관(평화, 무역) 그 절묘한 역사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