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예찬> _ 한병철
20230520 , 노고시모독서모임 5회
저자 한병철은 고려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했고 프라이부르크대학과 뮌헨대학에서 철학, 독일문학, 가톨릭신학을 공부했다.
1994년 하이데거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2000년에는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데리다에 관한 논문으로 교수자격을 취득했다.
독일에 거주하는 철학자로 2010년 <피로사회>라는 책을 발간하여 주목을 받았다.
피로사회에서 작가는 성과주의 사회를 비판한다. 성과사회에서 살고있는 인간인 ‘성과주체'는 자기 착취를 반복하면서 그에 따른 극심한 피로(번아웃) , 만성우울증 등 사회적 폐해와 정신질환에 시달린다.
그가 '활동적 삶'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사색적 삶, 정관하는 삶 으로 나아가기 이다.
"이를테면 열매를 숙성시키기 위해 천천히 나아가는 자연의 시간을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단축시키려 할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의 아름다운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기를 것.” _ <시간의 향기> 중에서
땅의 예찬 내용에도 작가가 이전에 쓴 책에 담긴 생각들이 있다. 디지털 문화가 앗아가는 현실, 시간성, 신자유주의로 인해 모든 것을 똑같게 만드는 , 죽지 않는 것들을 비판한다. 땅의 예찬에서는 정원일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정원에서 저만의 시간을 갖는 식물들의 특별한 시간감각을 통해 현실감(물질성) , 몸의 느낌(감각성)을 회복하자고 말하며 직접 실천해 보여준다.
작가가 경험한 정원으로의 여정이 어땠는지 함께 떠나보자.
발제
질문 1
각자 책에서 흥미로웠거나 인상깊었던 점 나누기.
질문 2
한병철은 땅에 대해, 특히 겨울정원에서 피는 꽃에 주목한다. 그는 땅을 착취하는 대신 아름다운 땅을 보호하고 찬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존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이전 주인이 남겨둔 '달리아'는 상스럽고 천박한 요소를 가졌다고 싫어한다. 집도 없이 벌거벗어 너무 속보이는 '민달팽이'에게는 어떤 동정심도 느끼지 못하고,p88 크고 거칠고 빨리 썩지도 않는 '떡갈나무 잎'은 빨리 태워버리고 싶다고 말한다.p117 애인과도 같은 버들 나무를 죽인 설치류를 극도로 저주한다. 또 떡갈나무 잎 처럼 죽지 않고 무성한 것들을 싫어한다.p121
모든 차이를 없애버리는 독일의 신자유주의를, 인간을 작은 손가락 존재로 축소시키는 디지털 문화를, 콘크리트 황무지 같은 서울을 싫어한다.p131
자연에도 인간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대며 솔직하게 싫다고 말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는 왜 싫어하는지 선뜻 이해가 갔지만 땅을 예찬하는 사람으로써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지않고 자기 기준으로 좋고 싫음으로 보는 것이 읽는 내내 불편했다. 어쩌면 모순적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비판적으로 읽힌 부분이 있었는가?
질문 3
작가는 형이상학적 열망을 가지고 자연 그 자체에 순수한 질문을 던지며 자연의 정신을 탐구한다. 특히 겨울정원에 주목하면서 식물 하나하나를 감각한다.
그에 의하면, 겨울정원은 죽음과 부활을 위한 상징적 장소이다. 갈란투스는 겨울 추위를 사랑하는 듯 하고, 풍년화는 듬직하게 피어나 마법을 부리듯 겨울을 밀어낸다. 데이지는 겨울을 무시한다. 에리카는 겨울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계속 핀다.p57 아네모네는 빛의 말, 믿음의 말이 되어 겨울의 무無 에 맞서 일어난다.p60 가을시간너머는 시간을 넘어서는 그 특성이 초월성을 드러내 보여준다고 말한다.p93
자연에 대해 감상하며 이리 깊게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그는 정원을 가꾸면서 꽃들에 대한 감상을 풍부하게 느껴보고 인간에 대입하여 사유하기도 하며 사색적 삶, 감각하는 삶을 실천했다.
땅과 식물을 접하면서 느꼈던 개인적 감상을 나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