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차 삼척시 답사(2022년 12월 22일)에는 삼척시 지리에 밝은 현지인 김치용님께서 동참해 주셨습니다.
현지인의 안내를 받아 탐사를 진행한 공동묘지 답사는 처음인데, 현장답사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율산 이재하 선생님과 제일먼저 답사한 곳은 상맹방 바닷가 서울특별시 성북구수련원 옆 송림 약 14,000㎡(약 4,230 평)에 달하는 공동묘지였습니다.
중국 송대(宋代)의 유학자(儒學者)인 주자는 장사(葬事)에서 기피할 4 혈기론(묘지를 쓰면 안 되는 4가지 장소)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1)주룡(主龍)이 약해 혈의 역량이 부족한곳은 피하라, 물의 침해나, 벌레나 짐승이 들어가거나, 바람의 피해를 받으면 시골(屍骨)이 편치 못해 후손들이 큰 화(禍)를 당할 우려가 있다.
(2) 시신을 깊게 매장하지 않으면 천재지변(天災地變) 등으로 관(棺)이 폭로(暴露)되는 변을 당할 수 있으므로 얕게 매장하지 마라.
(3) 비록 길지(吉地)라도 파묘(破墓)한 자리는 생기가 누설(漏泄)되어 온전한 역량이 부족한 곳이므로 피하라.
(4) 묘소 옆에서 여러 가지 공사 등을 하면 조상의 백(魄)이 놀라 재앙을 초래한다.
역시 송나라 유학자인 정자(程子)는 묘를 쓰면 우환이 생기는 오환지(五患地)를 말했습니다.
(1) 타일불위도로(他日不爲道路): 후일에 도로가 생기지 않을 곳
(2) 불위성곽(不爲城郭): 성곽이 생기지 않을 곳
(3) 불위구지(不爲溝池): 도랑이나, 연못 저수지가 되지 않을 곳
(4) 불위귀세소탈(不爲貴勢所奪): 권세가(權勢家)에게 터를 빼앗기지 않을 곳
(5) 불위전답(不爲田畓): 전답으로 개간되지 않을 곳
삼척시 근덕면 덕산리 공동묘지와 이번 2차로에 답사하게 된 삼척시 공동묘지 중 상맹방 바닷가에 있는 공동묘지 터는 명당(明堂)이 아니라 묘지를 조성하지 말아야 할 암당(暗堂)입니다.
바닷가에 있는 무덤들은 윗글에서 주자가 말한 것 같이 태풍이나 해일 등으로 물의 침해나 바람의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입니다.
게다가 바로 옆에 도로가 만들어져 차량이 다니는 정자가 말한 오환지 중 첫 번째에도 해당되는 암당입니다.
어렵게 시간을 내주신 김치용 님과는 오후에 합류하여 성남동 삼척문화예술회관 북동쪽에서 시작 동남쪽에 이르는 남산(南山) 중간 약 112,000㎡(약 33,880 평) 內 묘지와 텃밭 등이 있는 공동묘지입니다.
지도상 대략 3만여 평의 낮은 야산에 묘지들과 텃밭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 공동묘지는 명당의 조건에 부합되지도 않거니와 윗글 정자가 말한 오환지(五患地 ) “중 불위전답(不爲田畓): 전답으로 개간되지 않을 곳”에 해당하는 암당입니다. 이곳 역시 일제 강점기에 조성된 공동묘지라 여겨집니다.
사진에서 자세히 보면 밭으로 보이는 곳이 아닌 숲이 있는 곳은 어김없이 묘지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정라진 나릿골 서쪽 북쪽 등 약 200,000㎡(약 60,500평) 內 공동묘지였습니다.
바닷가 모래밭 옆에 있는 공동묘지들이나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는 암당입니다. 태풍이 없더라도 거의 사계절 바닷바람이 심한 암당입니다.
사진을 보면,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음택 터라기보다는 뷰가 좋은 양택이나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공원 등에 더 어울리는 지리적 조건이라는 갖춘 장소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답사에 도움을 주신 김치용 님과 이번에도 동참해 주신 율산 이하재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이하재 선생님 대중공양 협찬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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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 천도와 묘지정리를 같이해야하는 이유
1). 묘지를 음택이라 합니다. 영혼들(조상님들)의 집입니다. 무연고묘지란 누군가 돌봐주는 후손이 없는 영혼들의 집입니다. 마치 가족도 없고 돌봐주는 사람들도 없이, 홀로 쪽방에서 살고 있는 기초수급 독거노인과도 같습니다. (실제로는 더 심하지만..).
2). 무연고묘지를 정리한다는 것은 조상영혼들이 살고 있는 집을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쪽방촌, 무허가 판자촌, 무분별한 낙후 지역, 낡고 오래된 마을 등을 정리하여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개발 가능한 효율적이고 새로운 땅으로 재정비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묘지를 정리하고 난 후 조상님들의 영혼들을 당연히 새로운 집이나 거처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3). 묘지 주인들이 살아있는 우리들의 근처(임시 거처인 중음계)에 더 이상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도록 하고, 다른 한편으론 살아있는 후손들에게 불필요한 간섭이나 영향을 주지 않도록 흔히 말하는 저세상(또는 좋은 곳, 하늘나라 등)으로 돌아가게 하는 과정을 천도(제도라고도 함)라고 합니다.
4). 돌아가야 할 곳으로 돌아가지 못한 중음계에 있는 영가들(조상님들)은 마치 수해나 화재 전쟁 등으로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이나 난민들과 같은 처지입니다. 누군가 후손들이 길을 열어주기 전까지는 법계의 공무원들이라 할 수 있는 화엄신중들은 중음계 영가들을 단지 임시숙소 울타리 밖에서 지키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몇 백 년 아니 몇 천 년이라도.... 인간계의 일은 중음계를 포함해서 인간들이 먼저 일을 해야 신중들이 응해줍니다. 특히 중음계 영가들의 천도(제도)과정은 살아있는 그 후손들이 능력과 법력이 있는 법사(스님)가 출현하였을 때 그 시작하는 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5). 결론은 조상님들 천도와 묘지 정리는 같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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