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무 살의 자무카는 초원 최고의 권력자 중 하나인 토그릴과 그의 동생, 그리고 안다인 테무진에게 호통을 친다.
"눈보라가 쳐도, 비바람이 몰아쳐도 집결시각을 엄수하기로 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몽골이다! 지금 장난하나?"
즉 테무진은 위대한 몽골족 전사로서 격이 떨어지는 행동을 했다는 뜻. 그렇다면 이는 자동적으로 몽골족이 아닌 토그릴과 자카 감보는 격이 떨어질 만도 하다는 뜻도 된다. 자무카, 이렇게 세 사람을 보기 좋게 보내버린다. 그래도 세 사람, 할 말 없다. 토그릴은 어쩔 수 없이 잘못을 시인한다.
"우리가 잘못한 거 맞네... 지금 사령관은 자무카 아우일세. 아우가 마음대로 처분하게."
자무카 형, 카리스마가 아주 그냥 지대로다. 대체 이 끝모를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야 실력에서 나온다. 그는 토그릴을 '용서' 한 후, 곧바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작전을 내놓는다.
"현재 메르키트 세 부족은 각각 떨어져서 야영하고 있다. 톡토아가 이끄는 오도이드 메르키트는 '보오라' 초원에 있다. 다이르 오손이 이끄는 오와스 메르키트는 '오르콘', '셀렝게' 강의 '탈콘' 섬에 있다. '카아타이 다르말라' 의 카아드 메르키트는 '카라지' 초원에 있다."
이 때를 놓지지 않으면 안 된다. 자무카의 목표는 신속한 '각개격파' 였다. 전력이 합쳐지기 전에 하나씩 깨트리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인구밀도가 적은 초원에서 무려 4만 명의 전사가 모였다. 메르키트족이 바보도 아니고, 이 소식을 모를 리가 없었다. 4만 명이 자신들을 향해 진격한다. 이 역시 감지하지 못할 리가 없다.
그래서, 확실히 승리하려면 적의 허를 찔러야 했다. 적이 예상한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서 준비할 틈 자체를 주지 않아야 한다. 아래 지도를 보자. 현대 몽골의 강 지도다.
우측 상단에 오논(Onon) 강이 보인다. 그 바로 밑의 물줄기가 헤를렌(Herlen)강. 현대 몽골 표준어인 '할하' 몽골어로 '헤를렌' 이라고 부르는 이 강이 중세 몽골어인 '카막' 몽골어로는 케를렌 강이다. 오논 강과 케를렌 강 모두 발원지는 테무진의 토템 부르칸 칼둔이다. 오논 강에서 왼쪽으로 가면 할하 몽골어로 '오르혼(Orhon)' 강이 보인다. 카막 몽골어로는 오르콘 강이다. 오르콘 강 바로 위에 셀렝게(Selenge) 강 물줄기가 있다.
오르콘과 셀렝게의 강줄기가 만나고 흩어지는 곳. 여기가 메르키트족의 주 야영지였다. 보오라 초원과 카라지 초원이 어디인지, 현재의 우리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메르키트족이 매우 부유했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이렇게 강줄기가 복잡하게 얽히는 곳은 물이 풍부할 뿐 아니라, 충분한 수량과 퇴적물 덕분에 물 많고 영양 많은 풀들이 자라게 된다. 이런 풀은 가축을 살찌게 한다.
게다가 '탈콘 섬' 이라는 지명도 등장한다. 초원엔 바다가 없다. 따라서 '탈콘' 섬이란, 두 물줄기 사이에 있는 삼각지다. 퇴적물로 이루어진 삼각지의 토양이 얼마나 영양만점이었겠는가. 토양이 풀을, 풀이 가축을, 가축의 고기가 사람의 영양상태를 만든다. 메르키트족, 정말 잘 먹고 잘 살았다.
▲ 셀렝게 강
자무카는 진격의 장애물인 강을 거꾸로 이용하기로 한다.
그런데 몽골의 강은 강폭이 좁다. 별로 깊지도 않아서 말로(요즘에는 지프로도) 건널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수역(水域)은 지상과 비슷하게 이동할 수 있다. 물론 깊은 수역도 있다.
곳곳에 강줄기가 뻗어있는 지형에서, 상식적인 공격루트는 뻔하다. 이곳을 주 목영지로 하고 있는 메르키트족이 그 정도 예상하지 못할 리가 없다. 따라서 허를 찌르려면 오히려 건너기 곤란한 지점을 골라야 한다. 자무카가 명령을 내렸다.
"우리는 곧장 킬코 강을 도하한다."
킬코 강은 어디일까? 지명이 하도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바람에 현재의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역사에는 자무카-테무진-토그릴-자카 감보의 연합군이 지나간 강의 지점이나 깊이가 명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물이 무척 깊었던 것은 확실하다. 걸어서는 물론이고 말을 타고서도 건널 수 없고, 낚시를 하기 위해선 배를 타야 하는 곳이라고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자무카는 군대를 몰아 서쪽으로 진격했다. 한밤중에 킬코 강을 만난 도합 4만의 대부대... 그들은 구불구불한 강줄기를 따라 곡선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사람과 말이 함께 뗏목을 타고 그대로 강을 도하했다! 예상치 못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는 속도전, 즉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전격전' 이었다. 뗏목을 이용하면 말이 물을 튀길 필요가 없어 이동하는 소리를 은폐하기도 쉬워진다.
뗏목을 어떻게 구했을까? 그야 물론 숲에서 나무를 잘라 만들었을 것이다. 몽골 초원에서 숲은 주로 강줄기를 따라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킬코 강을 건너면 바로 보오라 초원이다. 톡토아 베키의 오도이드 메르키트가 버티고 있다. 거기서 한밤중에 횃불 켜놓고 4만 명의 사람과 10만 마리가 넘는 말이 탈 뗏목을 우지끈 뚝딱 만들고 있으면, '우리 뗏목만 만들면 바로 쳐들어가니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리 만들어 간 뗏목이다. 자무카가 정한 집결지는 오논 강의 발원지였다. 브루칸 칼둔 산을 끼고 있고, 북쪽은 시베리아 숲의 남단이다. 뗏목을 만들기에는 최적의 공간이었다.
테무진은 자무카에게 정치와 전술 외에, 한가지 중요한 술수를 더 배운다. 바로 '선전전' 이다. 역사는 테무진을 심리전술 - 선전전의 대가로 기록한다. 자무카의 심리술은 테무진이 경험한 최초의 선전전이다.
자무카가 외침에 따르면, 톡토아 베키는 "말 안장을 두드려도 (전투륾 알리는)북 소리로 알고 놀라 달아나는" 인간이며, 카아타이 다르말라는 "초원의 풀이 바람에 치는 소리만 들려도" 놀라 자빠지는 겁쟁이이고, 다이르 오손은 화살통이 흔들리는 소리만 들어도 도망가는 작자였다. 전혀 사실이 아니었지만, 중요한 건 아군 전사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 아마 소정의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5
킬코 강에서 배를 타고 밤낚시를 하던 메르키트족의 어부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다. 아니 저게 다 뭐여... 가만히 보니 뗏목을 탄 대부대가 오도이드 메르키트의 야영지를 향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어부는 급히 톡토아 베키의 게르를 찾아간다. 담비를 잡으러 숲에 나갔던 사냥꾼도 급보를 전하러 달려왔다.
"수만 명이 쳐들어옵니다..."
그러나 톡토아 베키는 자무카의 전격전술에 적절한 대응을 할 틈이 없었다. 신속히 강을 건넌 연합부대가 이미 전열을 가다듬고 야영지로 들이닥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게르는 물론이고 게르 안의 것들을 챙길 여유도 없었다. 부족의 수령인 그의 게르마저도 약탈당했다. 톡토아 베키는 소수의 무리만 이끌고 훗날을 기약하며 도망가야 했다. 킬코 강 도하작전은 성공했다.
특별히 위로 솟아오른 게 없는 초원에서, 강은 중요한 랜드마크다. 메르키트 족 3개 씨족도 강줄기를 따라 흩어져 있었다. 오도이드 메르키트의 톡토아 베키는 오와스 메르키트와 합류하기 위해 셀렝게 강줄기를 따라 내려갔다. 패주가 거듭될수록 약탈당할 물건과 사람도 계속 남겨지게 마련. 연합부대는 약탈을 거듭하며 톡토아 베키를 계속 추격했다.
자무카의 부대는 톡토아 베키가 다이르 오손에게 합류하자마자, 다이르 오손이 부대를 준비하기도 전에 오와스 메르키트족을 2차 타격, 전투불능 상태로 만들어 또다시 약탈했다. 톡토아 베키가 외려 길앞잡이 역할을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속도다. 자무카는 적이 상황을 알고 준비할 틈을 주지 않고, 강줄기를 따라 그들을 쉼없이 격파해나갔다.
▲ 굽이굽이 약탈길... (셀렝게 강)
다이르 오손과 톡토아 베키는 소수의 전사만 챙겨서
1. 급박한 상황에서 구원받기 위해
2. 동족에게 위기상황을 알려주기 위해
3. 재빨리 전사들을 추려서 반격을 가하기 위해
카아드 메르키트족의 야영지로 도망갔다. 자무카는 그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남은 메르키트 사람들은 무자비한 약탈과 린치의 아수라장에 남겨졌다. 남자들은 무장을 하고 말에 오르기도 전에 살육당했다. 그 다음은 여자들을 붙들어 억류할 차례다. 한밤중의 피난민들은 어디로 도망가야 할 지 모른 채 우왕좌왕하다가 죽기도 하고, 붙잡히기도 했다. 비명과 신음이 밤하늘을 가득 채웠을 것이다.
연합부대 대부분이 약탈이 혈안이 되어 있을 동안, 테무진은 보르테를 찾기 위해 피난민 행렬을 헤집고 다녔다. 그는 미친듯이 아내의 이름을 불렀다.
"보르테! 보르테!"
보르테와 코아그친은 이 난리통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씨족인 '카아드 메르키트' 의 야영지를 향해 도망가는 행렬에 섞여 있었다. 코아그친 노파와 함께였다. 그녀는 수레를 타고 있었다.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 밀실 형태의 수레였을 것이다. 그녀는 메르키트족의 값나가는 <재산>으로 분류되었을 테고, 따라서 되도록 적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게 상책이었을 터이니...
마침 달빛이 무척이나 밝은 밤이었다. 하지만 테무진은 수레 안에 있는 보르테를 찾을 수 없었다. 이때 기적처럼, 테무진의 생애를 기록한 역사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보르테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테무진의 소리를 들은 것이다.
보르테는 코아그친과 함께 수레에서 뛰어내려 테무진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뛰어갔다. 그녀는 밤인데도 테무진이 쓰는 말고삐와 밧줄을 알아보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당시 초원에서 이런 물건은 모두 수제로, 집집마다 각자 만들기 때문에 자신에게 익숙한 물건을 식별할 수 있다. 그리고 초원의 유목민들은 감각이 예민하다.
그때도 테무진은 아내가 자신의 곁에 다가온 사실을 알지 못했다. 보르테가 말고삐를 잡아당겨 말을 멈추었다. 테무진은 이상함을 느끼고 내려다보았다. ㅈ거기엔 그토록 찾아헤맨 아내가 있었다. 테무진은 말에서 뛰어내렸고, 두 사람은 누가 먼저를 것도 없이
"서로를 힘차게 끌어안았다."
6
감격의 순간... 마침내 사랑하는 아내와 재회한 테무진은 어서 아내와 함께 안전한 집으로 돌아가고만 싶었다. 이 위험 속에 보르테를 계속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 그는 약탈의 이익이나 군사적 명성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복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 덕에 보르테를 차지했던 '장사' 칠게르는 생명을 부지한 채 무사히 달아났다.
테무진은 보르테를 찾자 마자 토그릴과 자무카에게, 다음과 같은 순진무구한 전갈을 보낸다.
"전쟁의 목적은 제 아내를 찾는 거였잖아요. 드디어 아내를 찾았습니다. 그러니 이만 약탈을 그만두고 돌아갑시다."
▲ 어서 즐거운 나의 집으로...
자무카와 토그릴은 어처구니가 없었을 것이다. 이 녀석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몰라도 너무 모르네... 4만 명의 대부대는 이익을 위해 모였지, 한 불쌍한 부부의 재결합을 위해 모인 게 아니다. 게다가 톡토아 베키와 다이르 오손을 추격해 카아드 메르키트를 신속히 쳐야 한다. 어정대다가 반격할 기회를 주면 바로 그 시점부터 희생자가 발생하고, 전쟁의 이익은 큰 폭으로 줄어든다.
자무카는 자신의 안다 테무진의 요청을 가볍게 씹고, 진격을 계속해 카아드 메르키트마저 철저히 짓밟아 버린다. 그 와중에 톡토아와 다이르 오손은 도망가는 데 성공하지만, 정작 카아드의 수장 카아타이 다르말라는 포로로 붙잡혔다.
실상이야 어떻든, 전쟁의 명분은 테무진에게 있었다. 자무카와 토그릴은 카아타이 다르말라를 테무진에게 넘겼다. 테무진은 그의 목에 칼을 씌워 자신의 토템인 부르칸 칼둔으로 호송시켰다. 그는 그곳에서 부르칸 칼둔에게 바치는 제물이 되어 죽는다.
테무진은 보르테를 찾았고, 가족의 은인 코아그친도 구했다. 하지만 벨구테이는 아직도 자신의 생모 소치겔을 찾지 못했다. 소치겔은 카아드 메르키트족에 붙들려 있었던 모양이다. 나이든 그녀는 별다른 커리어도 없는 가난하고 늙은 전사에게 넘겨졌다.
벨구테이는 무장해제된 포로들을 족쳤다.
"내 엄마 어딨냐, 이 개새끼들아."
포로가 뭘 어쩌겠는가?
"어머님은 저 집에 살고 계신데여..."
소치겔은 벨구테이가 자신을 찾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통곡한다.
"우리 아들들(자신의 아들과 헐룬의 아들들 모두를 말한다.)이 저렇게 장성해서, 군대를 지휘하는 번듯한 사내들이 되었는데... 나는 여기서 보잘 것 없는 남자의 노리갯감이 되어 있었으니... 부끄러워서 어떻게 아들들 얼굴을 보겠누?"
소치겔 아줌마의 자괴감, 이해가 간다... 벨구테이가 게르문을 열고 들어갈 때, 소치겔은 아들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어 다른 쪽 문을 열고 튀어나간다. "양가죽 누더기" 차림이었다. 그녀가 어떤 취급을 받고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숲으로 도망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글쎄...
이미 연합부대는 카라지 초원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말을 탄 병사들이 게르에서 방금 두 발로 뛰어나간 아줌마를 놓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게다가 '다시는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하고, 실제로도 이후에 소치겔의 이름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은 이때 소치겔이 자살했다고 추측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몽골초원에서 자살은 엄청난 금기다. 절개를 지키기 위한 자살. 후퇴보다는 죽음을 선택하는 충절. 초원에서는 이런 거 안 쳐준다. 끝까지 사는 게 좋은거다. 싸우다 안 되면 후퇴하고 다음에 반격하는 게 상식인 거다. 죽음은 무조건 나쁜 거고, 자살은 더 나쁜 짓이다. 필시 테무진 가족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소치겔의 자살을 실종으로 윤색해놓았을 것이다.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본 벨구테이는 분노와 광기에 휩싸였다. 테무진은 벨구테이를 말리지 않았다. 아니, 말릴 수 없었다. 그는 벨구테이의 친형 벡테르를 죽인 전력이 있다. 메르키트족에게 습격받을 때, 자신의 생모 헐룬은 말을 탔지만 벨구테이의 생모 소치겔은 그렇지 못했다. 그 결과 지금 이렇게 되었다... 테무진이 벨구테이에게, 무슨 할 말이 있었겠는가.
벨구테이는 메르키트족 포로들에게 고두리살(지난 편들에서 설명했듯이, 끝이 뭉툭한 새 사냥용 화살)을 쏘아대며 소리친다.
"내 어머니를 찾아내라(살려내라)."
고두리살로 사람이 죽지는 않는다. 그 대신 엄청나게 아팠을 거다. 벨구테이의 행동은 활쏘기가 생활화된 초원에서 '구타' 에 해당되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벨구테이의 분노는 이 정도 구타로 해결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테무진 가족의 야영지를 습격해 보르테와 소치겔, 코아그친을 납치해간 메르키트 전사들은 대략 300명이었다. 벨구테이는 포로들에게 린치를 가해 '불게' 만들면서 그 300명의 약탈대에 속했던 전사들을 모을 수 있을 때까지 모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모두 죽였다. 뿐만 아니었다. 벨구테이는 그걸로도 모자라서 "그들의 친척의 친척에 이르기까지" 도륙했다. 그런 벨구테이의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칼춤을 추는 악마처럼 보였으리라.
이게 끝이 아니었다. 벨구테이는 자신이 죽인 자들이 남긴 여자들 중 "품을 수 있을 만한 것들은" 모두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버렸다(최소 수십 명은 되었을 것이다.). 소치겔 납치사건과 관련된 나머지 생존자들은 모두 벨구테이의 가내 노예로 전락했다. (나중에 노예제 폐지론자인 테무진에 의해 모두 해방된다. 하지만 당분간은 지옥같은 생활을 했을 것이다.)
연합부대는 오르콘과 셀렝게, 두 강 사이에 있는 탈콘 삼각지에서 전투의 최종 정리를 마쳤다. 생존자를 확인하고, 논공행상을 하고, 약탈품을 분배하는 등의 일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기어이 탈주에 성공한 톡토아 베키와 다이르 오손은 피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다.
이렇게 테무진의 생애 첫 전투가 끝났다.
☞ 다음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