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통 만들고 관리하기
아나스타시아 1권 중
꿀벌한테 쏘이는 사람
● ● ● “텃밭에는 최소 꿀벌 한 가족만이라도 두어야 해.”
“우리 세상에는 꿀벌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특수기관에 교육 과정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쉽지만은 않아.”
아나스타시아가 답했다.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꿀벌을 치는 것은 사실 방해만 돼. 이 독특한 살아 있는 생명체를 조금이나마 이해한 사람은 지난 수천 년간 지구상에 딱 2명 있었어.”
“그게 누군데?”
“두 사람 다 수도승인데 성자 대우를 받지. 수도원 문서 보관서에 이들에 대한 읽을거리가 있어.”
“아나스타시아, 너 교회 서적도 읽어? 언제, 어디서? 너한테는 책 한 권도 없잖아?”
“나는 더 온전한 정보 수집 방법을 이용해.”
“무슨 방법? 또 이상한 소리한다.”
“내가 얘기해 줄게. 가르쳐 줄게. 지금은 이해 못 하겠지만 쉽고도 자연스러운 거야.”
“그래 좋아. 그럼 텃밭에서 꿀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지?”
“자연 상태의 둥지를 만들어 주면 끝이야. 그다음, 꿀벌이 생산한 꿀, 밀랍, 기타 사람에게 필요한 물질을 꿀벌한테서 일부 취하면 돼.”
“아나스타시아, 쉽지 않을걸. 자연 상태의 벌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누가 알아? 우리 세상에서 활용 가능한 소재로 벌집 만드는 법을 얘기해 주면 실현 가능하겠지.”
“좋아.”
그녀가 웃음을 지었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 생각을 해 봐야 해. 너희 세상 사람들이 활용 가능한 소재들이 어떤 게 있는지 봐야겠어.”
“그리고 어디에 설치해야 할지도. 경관을 해치면 안 되니까.”
내가 덧붙였다.
“그것도 한 번 볼게.”
이렇게 할 때 항상 그랬던 것처럼 아나스타시아는 풀 위에 누워서 우리가 사는 모습을 모델링했다. 이번에는 그녀를 좀 유심히 살폈다.
아나스타시아는 양팔을 벌려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풀 위에 누웠다. 손가락은 반 정도 접고 양손 네 손가락의 안쪽은 위를 향했다. 처음에는 손가락들이 약간 움직이는 듯하다가 곧 멈췄다. 눈은 감은 채 온몸은 이완 상태다. 얼굴은 처음 이완 상태였다가 무슨 기분 또는 감정의 표현이 보일락 말락 하다가 사라졌다. 멀리서 보는 능력은 훈련을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아나스타시아는 내게 나중에 말했다.
벌통에 대해 아나스타시아는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벌통을 만들어야 해. 구멍이 파인 통나무를 찾아서 그 구멍을 더 넓히든가 아니면 활엽수 재목으로 벌통을 만들면 돼.
목판의 두께는 6센티미터 이상,
내부 공간은 40×40센티미터,
길이는 1미터 20센티미터 이상.
내부 각 모서리는 삼각면체 나무 조각으로 붙여서 각(角)을 둥글게 하고.
이때 나무 조각은 풀로 살짝 붙여놓아도 돼. 벌들이 나중에 더 단단히 고정시킬 테니.
벌통의 앞뒷면 중 하나는 단단히 고정시키되 목판 두께는 같은 걸로 하고 다른 한 면은 열 수 있어야 해.
이 문은 나중에 마른 풀이나 헝겊을 대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
바닥 면을 헝겊으로 완전히 덮을 수 있도록 하고.
옆면의 목판에 전체 길이를 따라 높이 1.5센티미터 정도의 틈새를 내.
여러 개의 틈 구멍 또는 한 개의 틈 구멍을 내되 개폐가 가능한 면에서 30센티미터 못 미치는 곳까지만 내.
이런 벌통을 텃밭 아무데나 기둥 위에 얹어 놓으면 되지.
땅으로부터 20~25센티미터 이상 높이에 벌집을 올려놓으면 돼.
틈새를 남쪽으로 향하게 하고 처마 밑에 두면 좋아.
그러면 벌이 날아드는 데 방해를 안 받고 벌도 사람을 귀찮게 하지 않겠지.
벌통은 수평으로 설치하되 20~30도 정도 경사를 주면 좋아. 열 수 있는 면을 낮게 하면 돼.
벌통을 다락에도 설치할 수 있겠지만 환기가 잘 돼야 해.
벌통을 집의 남향 처마 바로 밑이나 지붕에다 설치하면 가장 좋지.
꿀로 가득 찬 벌집을 일부 따야 하니까 벌통을 나중에 손이 닿는 곳에 두어야겠지.
벌통 위쪽에 햇빛을 막는 가리개를 반드시 설치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 주면 좋아.”
“그런 벌통이라면 무게도 꽤 나가겠는걸?”
내가 말했다.
“가리개나 받침대를 설치하면 집의 외관도 망가질 거고. 어쩌지?”
아나스타시아는 멍하게 나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세상의 벌꾼들은 실수가 많아. 할아버지께서 말한 적 있어. 요새 벌꾼들은 별의별 모양의 벌집을 생각해 냈지. 사람들은 벌집 판을 바꿔 끼우거나 겨울에는 벌이 든 통을 다른 장소로 옮기곤 하는데 그럼 절대 안 돼.
벌은 집을 만들 때 허니콤(honeycomb) (1)간에 정확한 거리를 두고 또 환기라든가 적과의 전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만들거든. 이런 벌집에 사람이 참견을 하면 종합 시스템은 망가지고 말아. 벌은 꿀을 모으거나 새 벌을 키우지 못하고 망가진 벌집을 수리하느라 바쁘게 돼.
자연에서 꿀벌은 나무 구멍에 살면서도 모든 문제를 스스로 알아서 잘 해결하지. 꿀벌이 있으면 득이 많아. 식물들을 잘 수정시켜 주고 수확량을 높이는 것도 꿀벌이야.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 세상 사람들이 잘 모르는 건, 지금까지 말한 것에 더하여, 꿀벌은 긴 주둥이로 식물의 경락을 뚫어주는데, 이곳을 통하여 식물이 필요로 하고 별들에 의해 반사된 추가 정보가,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가 들어가는 거야. 몰랐지?”
“하지만 벌은 사람을 쏘잖아. 무서워 죽겠는데 다차에서 휴식이 되겠어?”
“사람이 벌에게 험하게 굴거나 손으로 쫓거나 놀라게 하거나 할 때 벌은 쏴. 사람의 마음 상태가 벌이든 뭐든 상대에 상관없이 공격적일 때도 쏘지. 벌은 그걸 느껴. 벌은 어두운 감정의 표현은 뭐든 참질 못해. 그리고 또 벌은 사람의 병든 몸속과 연결되어 있는 말단 지점 그리고 또 보호막이 찢겼거나 기타 이상이 있는 곳을 쏘기도 해. 벌이 소위 신경뿌리염증(神經筋炎)을 치료하는 데 아주 효과가 있음은 널리 알려져 있지. 이게 벌이 할 수 있는 전부냐? 당연히 아니지.”
“당신이 원하는 걸 모두 다 얘기하고 증명하려면 당신은 나하고 3일이 아니라 여러 주는 같이 있어야겠다. 세상에도 벌에 대한 많은 얘기가 있지. 나는 그중 몇 가지를 바로 잡았을 뿐이야. 믿어 줘. 그건 중대한 거야. 그런 벌통이라면 벌 가족을 들이는 게 아주 쉬어. 꿀 덩어리 한 조각과 밀원(蜜源)식물을 벌통에 두고 거기다 벌 떼를 털어 넣기만 하면 돼. 사람이 만든 어떤 틀이나 인조벌집도 필요 없어. 나중에 벌 가족이 이웃의 몇몇 부지에도 퍼지면 그 다음부터는 꿀벌이 스스로 증식하고 분가하여 빈 벌통들을 차지할 거야.”
“꿀은 어떻게 따고?”
“한쪽 문을 열고 툭 튀어나온 벌집을 꺾어서 꽉 찬 꿀과 화분(花粉)을 빼내면 돼. 과욕은 부리지 말고. 일부 남겨야 벌이 겨울을 나니까. 첫 해에는 꿀을 안 따는 게 좋아.”
허니콤(honeycomb)은 기하학 모양의 벌집 방을 말합니다. 강도를 높이고 온도를 조정하며, 벌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허니콤의 구조는 공간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 구조는 벌들이 스스로를 사용하기 쉽고 강한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당장실천 못해도
읽기만해도아름답습니다!
“아나스타시아, 너 교회 서적도 읽어? 언제, 어디서? 너한테는 책 한 권도 없잖아?”
“나는 더 온전한 정보 수집 방법을 이용해.”
저의 뇌피셜인데 아나스타시아는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을 자유자재로 하는 거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인프라에 갇혀 사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그 안에서 누리다가 사는 삶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꿀벌통을 만들고 관리한다는 것은 당장 우주로 나가는 것처럼 어렵게 보입니다. . 하지만 동서남북 방향도 알고 구멍이 파인 통나무도 봤고 날아다니는 벌도 보았는데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로는 아닌 듯 합니다. 혼자 하기 힘들 수 있는데 그래서 공동체가 생겨야 하는 것일까요. . 가원이야기가 점점 흥미로워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