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벌 로웰 Percival Lowell (1855~1916) – 고종과 순종의 모습을 최초로 사진으로 남기다
조선정부는 1882년 5월 22일 제물포에서 미국과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합니다. 이어서 1883년 4월 미국은 조선주재 초대공사로 푸트(Lucius H. Foote)를 조선에 파견하는데 같은 해 7월, 조선은 미국의 공사 파견 조치에 상응하여 보빙사절단(報聘使節團)을 미국으로 파견하지요. 그들은 1개월 여 동안 미국의 근대식 시설과 제도 · 문물을 살펴본 뒤 귀국합니다.
당시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극동에 대한 호기심으로 일본에 건너와 체류 중이던 로웰은 주일 미국 공사의 주선으로 보빙사절단에 합류합니다. 조선 정부는 로웰에게 보빙사 서기관 겸 고문이라는 관직을 내려 주었고, 1883년 12월 사절단이 임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함께 따라와 국빈으로 대접을 받게 됩니다.
로웰은 조선으로 오면서 사진사를 대동하였는데 고종과 순종의 모습을 처음으로 사진에 담는 행운을 누립니다. 조선의 궁궐들, 보빙사절단을 비롯한 격변기 조선의 주요 인물들, 백성들의 다양한 모습들도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로웰이 3개월 동안 조선에서 찍은 사진들은 당시 조선의 모습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별첨 유튜브 참조)
1884년 12월 4일 조선에서는 김옥균과 홍영식 외 소장파 관료들이 갑신정변을 일으킵니다.
불과 몇 개월 전 조선에서 그들과 함께 지냈던 로웰은 갑신정변의 내역을 상세하게 기록한 ‘조선의 쿠데타’라는 제목의 글을 미국 언론에 발표하고, 계속하여 일본에서 <Choson:the Land of Morning Calm>을 출판하며, 조선 관련 사진첩도 발간합니다.
오늘날의 미국인들에게는 로웰은 천문학자로 더 이름이 알려져 있을 것입니다. 1894년 자비로 건설한 Lowell Observatory (아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 는 화성에 운하와 더불어 화성인이 있다고 주장하여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그의 사후인 1930년에는 명왕성을 발견하며 오늘날까지도 관람명소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파란 눈의 이방인이 호기심에 담았던 개화기 조선의 모습들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는 역사적 기록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여주고 있습니다. 로웰은 과연 이렇게 될 것이라고 미리 알고 있었을까요?
경복궁 근정전 잡상 2023년
경복궁 근정전 잡상 - 퍼시벌 로웰 촬영
고종, 창덕궁 농수정, 1884년 3월 10일
열번 째 생일이 막 지난 순종 (1874 ~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