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내용 : 무주군 설천면에 있는 백련사는 신라 시대 신문왕 때 백련 선사가 머물던 곳에 백련이 피어나서 지은 절이라고 한다. 무주 구천동의 14개 사찰 중에 유일하게 남아 있어 가치가 더욱 높다. 매월당의 부도와 함께 고승들을 배출한 유명한 고찰이다. 못봉 구렁이 전설은 백련사 고승의 담력담이자 동물 보은담이다. 설화의 내용은 세 단락으로 나뉜다. 첫째는, 백련사에서 해마다 벌어지는 승려의 실종 사건이다. 해마다 섣달 그믐날 이상한 소리가 나면 여러 명의 승려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소리는 “여보시오, 누구 좀 이리 와 주시오.”라는 소리였다. 해가 지날수록 그 소리는 약해졌지만, 스님들의 긴장은 풀리지 않았다. 몇 년 동안 소리가 들리면 스님들을 보내서 그 정체를 파악하라고 했지만 아무도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백련사의 큰 스님이 드디어 자신이 직접 그 소리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나섰다. 큰 스님이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가서 보니 구렁이가 있었다. 그 구렁이는 제자동의 중화사 수좌였는데 전생의 업보를 갚느라 구렁이가 된 것이었다. 구렁이는 큰 스님에게 자신을 위해 제를 올려 주기를 간청하였다. 큰 스님은 구렁이의 소원을 들어주어 정성껏 제를 지내 주었다. 둘째는, 백련사의 화재 사건이다. 구렁이를 위해 천도제를 올리고 난 뒤에 백련사와 중화사가 동시에 화재로 불타버렸다. 절을 다시 세우려고 했으나 작은 시줏돈으로는 해결이 나지 않았다. 이에 큰 스님은 평소 인연이 있던 명나라 스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중국으로 들어갔다. 셋째는, 구렁이의 보은이다. 큰 스님이 명나라로 갔을 때, 마침 명나라 황실에서는 공주의 병을 고칠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공주가 태어나자마자 말도 못하고 오른 손을 꼭 쥔 채 손가락을 펴지 못하는 것이었다. 명나라 황제는 점점 쇠약해진 공주를 절에 보내 요양을 시켰다. 이 무렵 백련사 큰 스님이 이 절에 찾아왔다. 절에 들어가려고 하자 병사들이 막아서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병사들과 실랑이를 하고 있을 때 공주가 지나가다 큰 스님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님’을 부르며 쥐었던 손을 폈는데 거기에는 ‘해동 조선국 덕유산 제자동 선승 후신(海東朝鮮國德遊山帝子洞禪僧後身)’이라고 쓰여 있었다. 못봉의 구렁이가 공주로 환생하여 큰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명나라 황제가 자신의 딸을 치유해 준 큰 스님에게 백련사 재건 비용을 내려 주어 옛 모습 그대로 재건할 수 있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