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배운 내용이 하나라도 기억날때 후기를 써보자는 마음으로 오늘은 후기쓰기를 좀 서둘러봅니다. ㅎㅎㅎ
7시40분 한자교실부터 시작이예요.
한자는 배울수록 신비하고 신기하고 재밌고 놀라워요.
그림으로 보니 이해가 더 잘되고 거기에 박은영선생님의 이야기가 더해지니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다른 분들은 어땠을까 모르겠지만 저는 오늘 배운 글자중 기억에 남는 게 두려워할 구 懼자였어요.
죄송하게도 후기는 늘 제 위주니까.^^ (다른 한자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자주서당을 신청하세욧~)
왼쪽엔 마음 心이 있고, 오른쪽에 있는 글자에 눈 목目자가 두개 있는데 그게 두 눈이라네요.
마음이 놀라고 두 눈이 부릅떠지는게 두려운 건가봐요.
사실 가장 많이 쓰이는 의미인 '두려워하다' 이 뜻만 생각하면 마음이 덜덜떨리고 눈이 부릅떠지게 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만
이 懼자에는 조심하다, 신중하다는 뜻도 있더라구요. 그렇다면 마음을 쓰고, 두 눈으로 분명하게 보는 것이 조심하는 것이고, 신중하다는 의미겠구나 싶었습니다.
한자공부를 하니 잠이 좀 깨셨는지 처음보다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자~ 이 기운을 몰아 허리를 세우고 술이편을 또 읽어보겠습니다.
역시 지난주까지 배운 문장은 한글 음을 지워오셨네요. 기억을 더듬어 읽어봅니다.
신기한 건 이렇게 매주 읽다보면 나중에는 더듬더듬이나마 읽어진다는 거예요. ^^
쌀쌀해진 날씨 얘기로 논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럴 때 감기를 조심해야 하는데요. 감기가 안걸리려면 특히 목과 발목을 지켜야 한답니다.
스카프도 챙기고 여름에 신었던 발목양말은 이제 깊숙한 곳에 넣어둬야 겠어요.
오늘은 술이편 아홉번째 문장부터 공부합니다.
오늘은 다섯문장을 공부했는데요.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게 또 있어요. 역시 제 위주로요^^
내용인 즉...
"공자께서는 상이 있는 자의 곁에서 음식을 먹을 때 배불리 먹은 적이 없으시고, 이 날 곡을 하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이거예요.
언젠가 제가 논어 문장을 읽을 기회가 있었더랬습니다. 그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간 문장이었었거든요?
근데 튜터이신 시성샘이 질문을 하시더라구요.
왜 이런 평범한 내용을 제자들은 적어놓았을까.. 라구요. 그것도 경전에 말이지요.
듣고 보니 그렇대요.
仁은 어떻고 禮는 어떻다 이런게 아니잖아요.
술이편 첫날 이 편은 공자님이 어떻게 공부했는가 무엇을 공부했는가 보여준다고 했는데 이걸 왜 남겼을까 싶었습니다.
곧바로 이어진 시성샘의 말씀이 뼈를 때렸지요.
공부해서 뭐가 되겠다는 생각 버려라! 이런 문장이래요.
공부를 하면, 공부해서 뭔가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는 환상을 버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거예요.
상황에 맞춰 내 처신을 적절하게 할 수 있게 되는게 공부의 효과(?)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또 반성모드 돌입이었습니다.
상을 당한 사람옆에서 공감하고 덜 먹고, 노래부르지 않았다는 거. 이거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일이잖아요? 라고 되물으시며 공부해서 특별한 능력갖겠다는 꿈 버려라 이런 의미라고 하시는데 참 할 말이 없어지더라구요.
공부를 해서 대단한 걸 이루겠다 이런 건 아니었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좀 괜찮은 사람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었거든요.
이 문장에 따르면 괜찮은 사람이라는 건...
내가 처한 상황에 맞게 처신을 할 수 있게 사는 인간이 되는 거잖아요.
근데 제가 생각한 괜찮은 사람이라는 그 말에는 남보다 뭐 하나라도 잘하는 사람?이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는 평범한 것이라는 걸 몸소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하는데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는 왜 공부하고 있는건지 아직도 모르는 구나 싶었어요.
오늘 마지막 말씀으로 '대단한 ‘내’가 되겠다는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공부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자유롭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직 나를 엄청난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그득해서구나 싶습니다.
또 후기 아니고 반성문 쓰고 가네요.^^;;;;
다른 분들은 오늘 공부가 어땠는지 말씀하신 글을 남기고 오늘 후기를 마칩니다. ^^
목과 발목을 보호하시고 담주에 건강한 모습으로 또 뵈어요~
최** 9:48 AM
내가 괴로우면 남이 안보인다
유** 9:48 AM
사이무회사, 종오소호- 요즘 자주 생각하는 말이었는데 오늘 딱 나왔네요. 자기 하고 싶은거 하다가 살면 후회가 없을듯 한데, 내가 하고 싶은게 뭔지 몰러서 아직도 헤매는중
박** 9:48 AM
내몫인지 남몫인지를 구분해주는 음악이 저절로 나오면 즉각 행동할때 좋겠습니다
루* 9:48 AM
타인의 마음에 대한 말이 남네요.
박** 9:49 AM
김장하 어르신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돈은 똥과 같아서 모아놓으면 구린내가 나고, 퍼트리면 거름이 된다."
나는 돈을 어떻게 쓰고 있나 돌아보게 되네요.
최** 9:49 AM
공부는 내가 선택권을 갖기위해 하는것이다
질병은자기자신을 아끼는것이고
내 생활패턴을 잘 다스리는 거다
박** 9:50 AM
동양에서의 폭군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기회와 자식을 부양하는 기회를 빼앗는 사람이라는 것에 동의가 됩니다. 이렇게 사랑의 실천을 앗아가는 사람이 폭군이네요
김** 9:52 AM
오랜만입니다. 모두 너무나 반갑네요. 오랜만에 수업들으니 매사 너무나 좋았습니다. 가장 좋았던 대목은 선생님이 가슴이 뻥 뚫리는 대목이라 하신 주석, 써주거나 버리는것은 내 일이 아니라는 것. 저야말로 유레카를 외치고 싶어지는 놀라운 대목입니다. 내 몫인가 남의 몫인가를 잘 구분해야겠습니다. 또, 나 자신이 포호빙하의 자로인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권** 9:56 AM
자식어유상자지측 미상포야, 자어시일 곡즉불가.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된다. 이거라도 할 수 있고 싶어요. 처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