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성 서씨 학유공파 15세 손과 혼인했다.
이버지는 사위의 성씨가 양반이라고 좋아했다.
아버지의 말을 믿어 의심지 않았다.
나는 도시의 신식빠이롱이고, 남편은 촌놈 구닥다리다.
아이를 낳으니 딸이다.
사년 뒤에 둘째도 딸이다.
나는 속으로 만족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재끼고 딸인 나를 무척이나 예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후예 지인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둘째 임신하고 있읉때 남편은 여러사람 앞에게 장담했단다.
" 너희들은 딸 밖에 못 낳았지!
나는 아들 놓을꺼다!"
내 남편이 그렇게 생각하는 지 몰랐다.
나에게는 내색을 안 했기 때문이다.
시어머니가 나에게 말을 안 했다.
그러고 보니 남편도 내 앞에 얼씬도 안 하네!
나는 울었다 .
딸을 낳아서가 아니라 외로워서 눈물이 났다.
큰 일을 했는데 같이 공감 할 사람이 없었다.
시어머니의 산모구환(求還 )은 네 칠로 끝나고,
나는 씩씩하게 육아에 전념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아이들이 자라서 이제 외손자 외손녀 일곱 명이 있지만 남자중심인 족보엔 절손이다.
진욱이는 일곱 번째 외손자다.
2023년 1월 1일에 태어나 지금 1년 7개월이 되었다.
한참 재롱둥이다.
하루는 화상통화하던 중에 진욱이가 사라졌다.
좀 뒤에 이마를 감싸며 나타나
"아야" 하면서 바닥을 가리킨다.
이제 어디 맡겨도 되겠네!
그 말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진욱이 부모가 육아에서 벗어나 진욱이를 나에게 맡기고 여행을 떠났다.
"진욱이는 순해서 10분 만 업어주먼 잔다"는 엄마와 일 보는 이모의 합창과는 달리 1시간50분을 칭얼 거리다 지쳐서 잠들었다.
밤에 엄마와 난생 처음 떨어져서 자려니 "엄마가 아니다"는 것이다.
3일을 1시간 50분을 업혀서 잠들더니, 4일 째는 업으니 내려
서 딩굴 딩굴 한참 하다가 잠들었다.
그리고 진욱이는 의성어에 강해 온갖 동물 울음소리도 곧 잘 한다.
박자까지 맞혀
"오리는 뀍뀍 오리는 뀍뀍 염소 엄매 염소 엄매
오리는 뀍뀍 오리는 뀍뀍 염소 엄매 염소 엄매
뱀은 어떻게 소리내나?"
혀를 내름낼름해서 모두를 웃겼다.
또 낮에 엄마없는 애들 셋을 데리고 놀이터로 나갔다.
큰아이가 무거운 자전거를 엘리베이터에 실어달라고해서 싣고있는데 ,뒤에 진욱이 가기 킥보드를 끌고와 탔다.
놀랐다.
어찌어찌 먼저 타고있던 사람의 도움으로 무사히 타고 내렸다.
놀이터에서 놀고 이제 집으로 가기위해 엘리베이트를 타야했다.
먼저 지욱이의 킥보드를 태우고, 나도 크고 무거운 자전거를 겨우 구겨넣었다.
내릴 때가 문제다.
내가 먼저 크고 무거운 자전거를 꺼집어내어 급히 한 쪽에 세우고 돌아서보니
큰 애둘이 천천히 나오고 있었다.
큰애들 뒤에
1년7개월 된 진욱이가 자기 킥보드를 몰아서 나오느데 감동이었다.
엘리베이트 문이 닫힐까봐 가슴을 졸였는데 유유히 나오는 그 모습에 가슴을 쓸어나렸다.
"요 기특한놈"
나의 손자 진욱이 육아는 이상 무(無) 계속 진행 중,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한비수필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