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316
송리원댐...
오늘 마침 문수면 대양리까지 갈 일이 있어 내친 김에 댐 현장까지 갔다가 왔다.
이 맑은 개울도 이제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임시로 놓인 이 길도 물이 차오르면 흔적도 없어지겠지.
저 멀리 금광리 동네는...
논도 밭도 물속으로 사라지리라.
이 아름다운 고요함도... 깊은 심연의 숨속으로 잠기리라.
저 위 흠집내어진 저 곳으로 저기가 당연한 것처럼... 옛것을 잊고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을 잊어버리고 새 길을 취하리라.
펑화로운 금광리 마을은 뿔뿔이 흩어질 것이고
꿈속에서 그리울 것이다.
곳곳에 헤어진 상처는 세월과 함께 아물어 갈 것이고...
우리는 망각 속에 빠져들 것이다.
저기 저...
새로 생긴 다리 밑으로
좌측 끝부분에 폐역이 된 평은 역이 보인다.
우측 저 건물은 뒤에 다시 설명하겠음.
여기가 기차 건널목이었다.
철길이 걷어내 지고 횅하니 구멍만 보이는 저기...
신기하다. 철길도 없는 저런 모양의 다리...
폐역쪽으로 돌아봐도 밭때기처럼 흙들만 조용히 앉아 있다.
철길을 끼고 쭉 뻗은 저 길 지금 내가 온 길
그리운 길이 될 것이다.
둑으로 누가 심어 놓은지 모르는 호박덩이...
그 중 가장 큰 놈을 서리한 적 있다. 그 분께 지금 사과합니다.
좀 전에 뒤에 설명하겠다던 그 건물이다. 무슨 공장이었던 같은데
흉물스럽게 되었군요. 잠길 것이니 대수랴.
부수던 그 분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
여기는 평은면 소재지가 있던 곳
역시 한 시절을 뒤로 하고 잊혀질 동네들......
좀 전 마을에서 한참 상류로 올라왔습니다.
저 다리 밑으로 물이 차 오를 것입니다.이 자리는 호수로 변할 것입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에는 우리의 후손들은 물밑의 역사는 잊을 것입니다.
즐거운 유흥지가 되어 기쁜 하루들을 만들어 주려나...
부디 유익한 것이 많은 댐이 되어 주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