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0일.
드디어 백두산 천지에 올라가는 날입니다.
그런데 하루의 시작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ㅎㅎ
전날부터 천지를 볼 수 있을까 걱정하느라 잠을 설쳤습니다.
새벽 5시쯤, 호주에 사는 친한 동생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급히 한국에 들어와야 한다며 항공권을 알아봐 달라는 겁니다.
급한 일이니 얼른 항공편을 알아봐 주었습니다.
이제 조금 더 자야겠다 싶어 다시 누웠는데…
똑똑똑!
새벽 5시 40분.
누군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속옷만 입고 있어서
문도 못열어보고
네~~
저보다 네 살 많은 조카님 목소리가 들립니다.
"밥 먹으러 가요~"
헉!! 벌써??
"조카님이 밖에서 또 물어봅니다.
지금 몇 신데?"
"아직 6시도 안 됐는데…ㅠㅠ"
아마 한국시간을 본 모양입니다.
분명 조식당은 중국시간으로 7시에 문을 연다고 말했는데…ㅎㅎ
에구, 조카님!
그렇게 저의 백두산 첫날 아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천지를 볼 수 있을까?
이미 잠은 다 깼고,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확인한 건 역시 하늘입니다.
다행히 구름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오호~ 오늘은 뭔가 좋은 일이 생기려나?'
조금 기대가 됩니다.
7시에 조식당으로 내려갔더니 이미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모두 천지에 조금이라도 일찍 올라가려고 서두르는 모양입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8시에 호텔 로비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났는데 두 분이 안 보입니다.
바로 이번 여행의 씬스틸러!
홍브라더스입니다. ㅎㅎ
전화를 하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겨우 내려오셨는데 이번에는 형님이 휴대폰을 방에 두고 오셨답니다.
"얼른 다녀오세요!"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안 내려오십니다.
겨우 다시 내려오시더니…
"방 키를 안 가져갔네."
헉!!! ㅋㅋㅋ
시계를 보니 벌써 8시 10분.
다른 손님들은 버스에서 한참 기다리고 계십니다.
결국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그냥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아침부터 홍브라더스 덕분에 아주 다이내믹합니다. ㅎㅎ
드디어 백두산 서파로!
호텔을 출발한 지 약 한 시간.
첫 번째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셔틀버스로 갈아타야 합니다.
백두산은 수많은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곳이라 모든 관광버스가 정상까지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셔틀버스를 갈아타며 이동합니다.
그렇게 드디어 서파코스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천지를 만나려면 무려 1,442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계단을 바라보니 벌써부터 숨이 차는 것 같습니다. ㅎㅎ
장모님은 가마, 사모님과 처형님은 로봇다리!
이번 여행에는 15년 인연을 이어온 정 사장님 가족도 함께하셨습니다.
장모님은 무릎이 좋지 않으셔서 가마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왕복 약 700위안에 팁은 별도입니다.
그리고 사모님과 처형님은 조금 특별한 장비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일명 로봇다리!
정확히는 다리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보조기구인데,
걸을 때 다리를 들어 올리는 힘을 보태줘서 훨씬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용료는 약 88위안.
입구에서 모두 준비해 드리고 이제 저도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9월부터 아침마다 6km씩 달리며 운동했던 게 이럴 때 도움이 되네요.
역시 운동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ㅎㅎ
조금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홍 사장님, 가마 가격이 왜 더 비싸졌을까요? ㅎㅎ
한 300계단쯤 올랐을까요?
앞에서 낯익은 분이 거친 숨을 몰아쉬고 계십니다.
바로 홍 사장님!
"아이고, 못 올라가겠다!"
"가마 좀 불러줘~~"
헉!
"사장님, 아까 밑에서부터 타시지 그러셨어요!"
마침 내려오는 가마꾼들이 보입니다.
얼른 불러서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아래에서는 8만 원 정도였던 가마가 중간에서는 10만 원을 달라는 겁니다.
아니, 이미 300계단이나 올라왔는데 왜 더 비싸지는 거죠? ㅋㅋㅋ
물론 홍 사장님의 체중을 감안한 가격일 수도 있겠습니다만…ㅎㅎ
결국 홍 사장님은 가마를 포기하셨습니다.
"그냥 걸어가야지 뭐…"
그렇게 다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아까 로봇다리를 착용하신 사모님과 처형님은 어떠셨을까요?
세상에나!
두 분은 아주 잘 올라가고 계십니다.
보조기구 효과가 정말 좋은 모양입니다.
두 분 모두 대만족!
홍 사장님도 처음부터 로봇다리를 이용하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드디어 1,442계단의 끝!
한 계단, 또 한 계단…
올라갈수록 숨은 차오르고 다리는 무거워집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지요.
더구나 어제까지 천지가 닫혀 있었다는데 오늘은 올라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렇게 힘들게 계단을 올라 드디어 서파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
와우~~~~!!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과연 우리 원정대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백두산 천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 감동적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ㅎㅎ
다음 이야기 — [백두산 원정대 4편] 에계~~ 이걸 보려고 그렇게 힘들게 올라왔나? 그런데…
여행통과 세계한바퀴 | 2026 가을 백두산 원정대
첫댓글 우와~~~
천국의 계단이 존재한다면… 바로 저기가 그곳이겠네요 ㅋ
매일매일이 평범하지않네요 ㅋㅋ
시트콤과 스릴러 장르를 가리지않네요 ㅋㅋㅋ
로봇다리… 최신식 문물이네요
로봇다리 강추~~
리무진 버스도 편했는데 계단이 너무 힘들어서 통님 먹살 잡을뻔 했네요 ㅋㅋ
평소에 운동을~~^^
가마까지는 좀 챙피했고, 로봇다리는 미리 알았음 좋았을껄....
숨이 꼴딱꼴딱 ...
쉬기를 여러번 ...
백두산 천지를 영접하고는 입을 다물수가 없었습니다.
고생 끝에 만난 천지라 더 감동이 왔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