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달아나는 가을 꽁무니 겨우 붙들고서 잠시 절집을 다녀왔습니다. 마음 내키는 데로 불쑥 떠난 여행이었지만 깊은 가을만큼 깊고 고적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 책꽂이에 먼지 덮고 있는 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2≫ 를 펼쳐들고 그날의 그 느낌으로 다시 한번 부석사(浮石寺)로 길 떠났습니다.
묵은 책 다시 읽는 즐거움, 함께 나눕니다.
조선왕조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경산(經山) 정원용(鄭元容)은 비록 그가 문장가이기는 했지만 글씨에 대하여 특별한 전문성을 갖고 있었던 것 같지도 않은데 네 사람의 명필을 논한 「논제필가(論諸筆家)」에서는 미술과 문학의 행복한 만남을 보여주고 있다.
한석봉(韓石峯)의 글씨는 여름비가 바야흐로 흠뻑 내리는데 늙은 농부가 소를 꾸짖으며 가는 듯하다.
서무수(徐懋修)의 글씨는 반쯤 갠 봄날 은일자가 채소밭을 가꾸는 듯하다.
윤백하(尹白下)의 글씨는 가을달이 창에 비치는데 근심에 서림 사람이 비단을 짜는 듯하다.
이원교(李圓嶠)의 글씨는 겨울눈이 쏟아져내리는데 사냥꾼이 말을 타고 치달리는 듯하다.
나는 그것을 다시 도용하여 남한땅의 5대 명찰을 논하는 「논제명찰(論諸名刹)」을 읊어보련다.
춘삼월 양지바른 댓돌 위에서 서당개가 턱을 앞발에 묻고 한가로이 낮잠자는 듯한 절은 서산 개심사(開心寺)이다.
한여름 온 식구가 김매러 간 사이 대쳥에서 낮잠자던 어린애가 잠이 깨어 엄마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는 듯한 절은 강진 무위사(無爲寺)이다.
늦가을 해질녘 할머니가 툇마루에 앉아 반가운 손님이 올 리도 없건만 산마루 넘어오는 장꾼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듯한 절은 부안 내소사(來蘇寺)이다.
한겨울 폭설이 내린 산골 한 아낙네가 솔밭에서 바람이 부는 대로 굴러가는 솔방울을 줍고 있는 듯한 절은 청도 운문사(雲門寺)이다.
몇날 며칠을 두고 비만 내리는 지루한 장마 끝에 홀연히 먹구름이 가시면서 밝은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듯한 절은 영풍 부석사(浮石寺)이다.
우리 어머니가 택한 것은 운문사 정경이었고 나는 부석사를 꼽았었다.
- 영풍 부석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집이다 -
부석사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절집을 향하여 느릿한 경사면의 비탈길은 곧바로
일주문까지 닿아 있다. 길 양옆엔 은행나무 가로수, 가로수 건너편은 사과밭이다.
부석사 진입로의 이 비탈길은 사철 중 늦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가로수 은행나무 잎이 떨어져 샛노란 낙엽이 일주문 너머 저쪽까지 펼쳐질 때
그 길은 순례자를 맞이하는 부처님의 자비로운 배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으로 오르는 길 중턱 왼편에는 이 절집의 당(幢), 즉 깃발을 게양하던당간의 버팀돌이 우뚝 서 있다. 높이 4.3m의 이 훤칠한 당간지주는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당간지주 중 가장 늘씬한 몸매의 세련미를 보여주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약간씩 좁혀간 체감률, 끝마무리를 꽃잎처럼 공글린 섬세성, 몸체에 돋을새김의 띠를 설정하여 수직의 상승감을 유도한 조형적 계산. 그 모두가 석공의 공력이 극진하게 나타난 장인정신의 소산인 것이다. 바로 그 투철한 장인정신이 이 한 쌍의 돌 속에 서려 있기에 우리는 주저없이 이와같은 아름다움을 창출해낸 이름모를 그분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게 된다.
비탈길이 끝나고 낮은 돌계단을 올라 천왕문에 이르면 여기부터가 부석사 경내로 된다. 사천왕이 지키고 있느니 이 안쪽은 도솔천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요사채를 거쳐 범종루, 안양루를 지나 무량수전에 다다르기까지 우리는 아홉 단의 석축 돌계단을 넘어야 한다. 그것은 곧 극락세계의 9품(品) 만다라의 이미지를 건축적 구조로 구현시킨 것이다.
천왕문에서 세 계단을 오른 넓은 마당은 3품3배의 하품단(下品壇) 끝이 되며
여기에는 요사채가 조용한 자태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 다시 세 계단을 오르는 중품단(中品壇)은 범종이 걸린 범종루가 끝이 되며
양옆으로 강원(講院)인 응향각과 취현암이 자리잡고 있다.
범종루에서 다시 세 계단을 오르면 그것이 상품단(上品壇)이 되며 마지막 계단은
안양루(安養樓) 누각 밑을 거쳐 무량수전 앞마당에 당도하게 되어 있다.
마지막 돌계단을 오르면 우리는 아름다운 자태에 정교한 조각솜씨를 보여주는 아담한
석등과 마주하게된다. 이 석등의 구조와 조각은 국보 17호로 지정된 명작 중의 명작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석등 중에서 가장 화려한 조각솜씨를 자랑할 것이다.
극락세계를 주재하는 아미타여래의 상주처인 무량수전 건물은 1043년, 고려 정종 9년,
원융국사가 부석사를 중창할 때 지은 집으로 창건연대가 확인된 목조건축 중 가장 오랜 것이다.
정면 5칸에 측면 3칸 팔작지붕으로 주심포집인데 공포장치는 아주 간결하고 견실하게 짜여 있다.
무량수전의 현판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침입 때 안동으로 피난 온 적이 있는데
몇 달 뒤 귀경길에 들러 무량수전이라 휘호한 것을 새긴 것이라 한다.
부석사의 절정인 무량수전은 그 건축의 아름다움보다도 무량수전이 내려다보고 있는
경관이 장관이다. 안양루의 전망은 홀연히 심신 모두가 해방의 기쁨을 느끼게 한다.
지루한 장마 끝의 햇살인들 이처럼 밝고 맑을 수 있겠는가.
무량수전 좌우로는 이 위대한 절집의 창건설화를 간직한 부석(浮石)과 선묘 아가씨의 사당인 선묘각이 있다.
이제 우리는 이 위대한 절집의 창건주 의상대사를 모신 조사당(祖師堂)으로 오를 차례다.
무량수전에서 한 호흡 가다듬고 조사당, 응진전으로 오르는 길은 떡갈나무와 산죽이
싱그러운 흙길이다. 그것은 자연으로 돌아온 우리를 포근히 감싸주는 여운인 것이다.
이 건물 또한 고려시대의 건축물로 단칸 맞배지붕 주심포집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처마의 서까래가 길레 내려뻗어 지붕의 무게가 조금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이 집은 작은 집이지만 조금도 왜소해 보이질 않는다.
특히 취현암터의 비석이 있는 쪽에서 측면을 바라보는 눈맛은 여간 즐거운 비례감이 아니다.
밑에서 처마를 올려다보면 공포구성의 간결한 필요미(必要美)에 쏠려 얼른 시선을 떼지 못한다.
부석사 삼층석탑 위 언덕에 앉아 안양루 범종루를 내려다 보는 전망이 여간 호쾌한 것이 아니다.
고시랑님이 기도 동원한 덕분에 붙기는 했는데 수지침은 미용과는 상관이 없는 분야예욤, 귀에다 침을 놓는 이침은 프랑스 의사가 개발한게 있긴한데 어떻게 하는지는 몰라요.다만 이침으로 다이어트 자리는 맛뵈기로 배운적이 있어요. 근데 굳이 귀를 뚫고싶다면 울 선배가 밤근무때 내 귀에 마취연고 발라놓고 귀뒤에는 얼음받치고 14G 니들로 무자비하게 찌른 방법은 당해봐서 아는데 괘얀타면 <감정을 실어서> 펑뚜러 줄수 있어요 고저 귀뚫는건 동네 악세서리점 가서 총을 한방 맞는게 덜 공포스러울 거예염^^
한방에 붙었구먼유 추카추카... 아, 이제 한턱 얻어 묵을 일만 남았당 쿄쿄 ... 귀 뚫어서 귀걸이 하면 얼굴이 15%가 25%가 업 된다구 함서 자꾸 주위에서 꼬드겨요. 요즘 세상에 귀 안 뚫은 사람이 어딨나고함서... ^^ -얼마나 내 생얼 봐 주기 힘들면 그럴까 싶은데 그래도 무서바서...
*착한님, 공짜로 뚫어주는 데 있으면... 갈게요. ^^ ** 글구, 뚱엄니요, 사람이 화장실 갈때 맘이랑 나올 때 맘이 다르면 안되는기라요. [쉼터] 문 언제 열지 며느리도 몰라요. 지금 쏴 지금 쏴 상 차려 놓으면 록은님 [쉼터] 연 데뷔를 위한 리허설 무대로 을 것임다.
첫댓글 참 아름답네요...우리와 조금 다른 길을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과 어울어진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늦가을의 단풍을 배경으로 넘 이뻤답니다. 한번 다녀오심이...
...덕분에 가을 절집 구경 잘 했습니다...
마님요, 귀경 자알 하셨으면.......귀경 값 주셔얍죠 세상에 공짜는 없는기라 ^^
(음마야, 무시라...)
저는 서무수의 글씨체가 궁금하고 내소사가 좋아요^^ 마음 내키는대로 불쑥 떠날수있는 고시랑님이 부럽고 아름다움을 논할줄 아는 안목이 또 부러워요 고즈넉한 절풍경만 보아도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오호 의외로 뚱엄니 서정이 철철 넘치는...감수성 인 엄니네요... 내 언제 후다닥 내소사도 카메라에 담아 오겠슴다. 근디 시험 발표는 언제감유 혹시... 귀도 뚫어 주시남유
고시랑님이 기도 동원한 덕분에 붙기는 했는데 수지침은 미용과는 상관이 없는 분야예욤, 귀에다 침을 놓는 이침은 프랑스 의사가 개발한게 있긴한데 어떻게 하는지는 몰라요.다만 이침으로 다이어트 자리는 맛뵈기로 배운적이 있어요. 근데 굳이 귀를 뚫고싶다면 울 선배가 밤근무때 내 귀에 마취연고 발라놓고 귀뒤에는 얼음받치고 14G 니들로 무자비하게 찌른 방법은 당해봐서 아는데 괘얀타면 <감정을 실어서> 펑뚜러 줄수 있어요 고저 귀뚫는건 동네 악세서리점 가서 총을 한방 맞는게 덜 공포스러울 거예염^^
오! 땡이님 붙으셨군요! 한턱쏴, 한턱쏴~
고시랑님, 나도 안 뚫었는데 언제 용(?)한데 가서 같이 뚫어요
저혼자 낑낑댔지 대단한 시험도 아닌데러워서...^^여러분들 기도덕분에 되었으니 한턱은 쏘고 싶어요, 쉼터 문 여는날 록은님 프리마돈나 하실때 옆에서 막걸리 따르고 부침개 부치믄 안될까욤
저는 뚫기만 했지 귀걸이는 얼마 못해봤어요, 뭘 끼어도 알러지 반응이 생겨서리~ ^^
*착한님, 공짜로 뚫어주는 데 있으면... 갈게요. ^^ ** 글구, 뚱엄니요, 사람이 화장실 갈때 맘이랑 나올 때 맘이 다르면 안되는기라요. [쉼터] 문 언제 열지 며느리도 몰라요. 지금 쏴 지금 쏴 상 차려 놓으면 록은님 [쉼터] 연 데뷔를 위한 리허설 무대로 을 것임다.
잉잉~~~? 푸리 마돈나와 막걸리라? 이런 컨셉도 있낭? 없음 새로 시도 해보죠 머!! 어쨋거나 축하함당. 시험이란게 일단은 붙고 봐야죠. 어찌됐든 떨어짐 지분 나뿌죠...그리고 본인도 모르게 자기네들 끼리 막 프로그램 맹글고 이래도 되시는 거남유....?
록은님, 막걸리에 서양 음악이 안 어울리면... 국악으로 준비하심이... 어야디야~~~
내소사..가봤쓰..!! 아마도 들어가는 입구 가로수가 멋있을겨..그런데 올라온 사진들 직접 찍은 것 맞쓰?? 어딜가도 밥은 안굶겠쏘 잉...^^구경값은 외상임다~~^^
당근, 순수 100% 고시랑표 사진이지용 내는 이제 일 안해도 되겠당 밥 굶을 일 없는데 힘들게 일해서 뭐하리...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 글구 외상 안 되는디.... 쩝 (연화차 잘 마시고 있슴다. 캄사)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물론 놀자 놀자 젊어서 놀자..라고 생각하기 싶지만 이 노래 진미는 모든 근심 걱정 욕심..젊어서부터 놓지 않으면 끝까지 놓기 힘들다는 그런 의미가 있다네요..^^..한 수..난척해봤쓰~^^
넹~ 명심합죠...
이 음악..............뭔가.그립게 해유.........................
곡스 어무이... 내가 많이 보고잡은 갑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