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변했어요!
수요일 저녁예배 설교 말씀 중에 남편이 지나가는 듯 한마디 합니다.
이 어려운 때에 아내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고...
워낙 표현을 아끼는 남편인지라 그 말을 놓칠세라 곱씹어 보며
‘아, 남편도 변했구나’를 실감합니다.
제 주변을 돌아봐도 가정의 머리인 남편과 뜻이 맞지 않거나
대화가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아내들의 고통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어려움을 꼽으라면 부부간의 신앙이 맞지 않아
늘 영적전쟁 중에 살아야하는 고통을 들 수 있지요.
불신자 남편으로부터 사사건건 핍박 받는 아내, 은혜 받고 집에 돌아오면
다 쏟게 만드는 남편, 고문관 같은 남편으로 인해 넘어지는 자신을 용납하기가
더 어려운 경우, 같은 신앙인이라도 수준이 달라 매사 충돌이 일어나는 것 등...
어느 평신도가 제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사모님은 남편이 목사님이니 적어도 같이 신앙생활하며, 같은 길을
가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예전에 사모 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
이제는 후회가 되요. 불신자 남편과 같이 사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요.”
글쎄요? 목회자의 가정이라고 해서 남편으로 인해 영적인 고민이 없을까요?
모르는 말씀입니다.
저의 경우는 제 영이 깨어나면서 종교적인 남편의 모습이 왜 이리 거슬리는지
사랑 없는 비판과 정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성령님의 사역을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저를 위험하게 여기고 이단시비까지 했지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하는 저의 말을 반박하거나 성령사역이란 용어 자체를 쓰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 남편을 있는 그대로 용납하기가 힘들어 개척초기 때
자주 충돌했답니다.
그 당시 남편에 대한 꿈을 몇 번 꾸었는데 잠들어 있는 상태로 나오더군요.
영이 잠들어 있는 남편을 깨우기 위해 기도하며 훈련기관을 찾던 중
예수전도단 PDTS(목회자제자훈련학교)를 소개 받고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곳을 통해 성령사역을 조금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은 제게 드보라의 사명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드보라는 장군 발락을
세우고 전쟁터에 나가 승리하도록 돕습니다. 곧 남편을 세우도록 드보라 같이
사명을 주셨다는 감동을 받았지요. 저 뿐만 아니라 드보라의 사명은 대부분의
사모님들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내의 기도로 남편을 돕는다’라는
책 제목과 같이 주님은 남편의 사역을 위해 먼저 사모를 세우고, 기도로
남편을 돕도록 만드십니다.
개척 4년 동안 눈에 띄는 교회성장은 잘 모르겠는데 그 기간에 우리 부부를
하나로 만들고 서로 용납하게 만들며, 무엇보다도 남편의 권위를 세우는
사역을 주님은 하셨습니다.
가끔 힘들어 주님께 “각자 쓰시면 안 되나요?” 떼쓰듯 기도할라치면 주님은
번번이 남편을 통해 저를 사용하실 거라고 응답하셨지요. 또한 예언을 통해서도
남편을 위해 중보기도하는 것을 하나님은 귀히 여기시고 같이 상급을 줄 거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제가 사는 길은 남편이 바르게 세워져서 같이 사역 하는 것임을 깨닫고
중보기도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중보하려고 하면 한동안 하나님의 종을
제대로 돕지 못하고 잘난 체하며 얼마나 남편을 무시했는지 그에 대한
회개기도만 나왔습니다. 이후 존 비비어가 쓴 ‘순종’의 책을 읽으며
더욱 회개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연약한 저는 남편을 위해 기도하면서도 자주 남편을 정죄하였습니다.
저도 변해야 할 것이 참 많았습니다. 한번은 남편이 주님을 갈망하지 않고
타성에 젖은 모습에 절망이 되어 하나님께 단판이라도 짓듯 말씀을 달라고
기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일 년 전쯤인 것 같습니다.
시편 20편을 주셔서 펴 보았습니다.
“환난 날에 여호와께서 네게 응답하시고 야곱의 하나님의 이름이 너를 높이
드시며 성소에서 너를 도와 주시고 시온에서 너를 붙드시며
네 모든 소제를 기억하시며 네 번제를 받으시기를 원하노라(셀라)
네 마음의 소원대로 허락하시고 네 모든 도모를 이루시기를 원하노라
우리가 너의 승리로 인하여 개가를 부르며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 기를 세우리니 여호와께서 네 모든 기도를 이루시기를 원하노라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속한 바 기름 부음 받은 자를 구원하시는 줄
이제 내가 아노니 그 오른손에 구원하는 힘으로 그 거룩한 하늘에서
저에게 응락하시리로다 혹은 병거, 혹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저희는 굽어 엎드러지고
우리는 일어나 바로 서도다
여호와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부를 때에 왕은 응락하소서.”
기도를 응답하시겠다는 전체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6절의 말씀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속한 바 기름 부음 받은 자를 구원하시는 줄
이제 내가 아노니”
이 말씀을 붙들고 남편이 변화 될 것을 믿고 기도했습니다.
주님은 몇 달 후 드디어 남편에게 있는 종교적인 영을 깨뜨리시고
성령님을 사모하게 하셨습니다. 선지자학교에 가서 예언 받는 것을
거부하지 않고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더니 작년 가을에 있었던
선교여행에서는 남편에게 환상을 열어주시고 예언의 기름부음도 주셨습니다.
요 근래에 들어와서는 정원 목사님의 책을 읽고 은혜를 받으며 감정도 조금씩
풀려났습니다. 주님은 남편을 이번에 DTS 묵상 강사로 세우셨고, 그 강의에
성령님의 강권하심으로 치유 역사가 일어나게 하셨습니다. 영적 성장이란 꾸준히
되는 것이어서 아직은 미약하지만 남편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하며
기도로 도울 것을 더욱 다짐해 봅니다.
예전에는 영성에 대해 이야기만 하면 억지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 힘들고,
또 마찰도 많아 이야기를 포기한 적도 많았지만 지금은 은혜로운 시간으로
변하였습니다.
같은 길을 가는 이들이 같은 주님을 사모하고, 같은 성령님이 주시는 은사를
사용하며 사역하는 것은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일까요?
이제 남편과 저는 주님을 사모하며 영성의 길을 함께 걷게 될 것입니다.
할렐루야!
-낮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