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둘레길 56코스(부천오정대공원 - 김포 아라뱃길)
1. 부천 오정대공원에서 출발하는 경기 둘레길 56코스는 오정 대공원과 아파트 사이에 만들어진 산책길을 지나면 부천 대장동 벌판과 만난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벌판 위에는 싱싱한 초록의 생명들이 가을을 기다리며 뜨거운 태양을 받아들이고 있다. 부천과 김포의 경계인 이곳은 사람들도 적고, 상대적으로 부천에서는 쾌적한 지역이다.
2. 가로수길을 지나면 ‘굴포천’이 나타난다. 굴포천은 부천에서 흘러가다 한강에서 분기한 ‘아라뱃길’과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물줄기이다. 여기서부터는 자전거와 함께 걷는다. 길도 좋고, 물도 좋지만 자전거와 동행하기 때문에 사색할 수 있는 여유는 적다. 상당히 넓은 폭의 물줄기가 여유롭게 길을 이끈다.
3. 아라뱃길이 시작되는 김포 아라뱃길 선착장은 오랜만에 오는 추억의 장소이다. 과거 S와도, 어머니와도, 자주 오던 곳이다. 현대 아울렛이 있고, 풍광이 좋은 풍경이 있다. 오늘은 천천히 숨어있는 장소까지 살펴본다. 한강의 물이 흘러오는 곳을 확인하고, 요트와 배들이 떠있는 선착장도 자세하게 관찰한다. 정박해 있는 배들은 많지만, 활력은 적다. 서해와 한강을 연결시켜 물류적 혁신을 추구했던 ‘아라뱃길’이었지만, 지금은 자전거족들의 놀이터가 되었을 뿐이다. 그래도 주변에는 물류센터와 컨테이너 시설이 가득 차 있다.
4. ‘걷는 것’은 선을 그리는 작업인 듯하다. 관광을 위한 장소 방문이 점을 찍는 것이라면, 답사는 그 점을 이어나간다. ‘점’으로서의 장소는 특징적인 매력이 우선 눈에 들어오지만, 선을 그리기 시작하면 외형적인 화려함보다는 연결의 미학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부천, 김포, 파주, 고양, 오래 전부터 익숙한 점들을 선으로 연결하자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어 간다. 아직은 명확한 모습은 아니지만 조금 더 지나면 어떤 형상을 보여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어떤 시각적 형상을 넘어선, ‘심상’으로 그려낸 나만의 그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기대하는 것도 ‘걷기’의 매력이다.
첫댓글 걷기 : 연결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