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예의 『달러구트 꿈백화점』
얼마전 김초엽의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을 읽은 적이 있다. 김초엽은 화학전공인데 그 전공을 살려서 SF소설을 써서 크게 성공했다면, 이미예 작가는 재료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로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백화점』을 썼다. 자신이 전공한 분야에서 소제를 얻어 소설로 연결시키는 것은 그들만의 고유 영역이 되고 소설의 독특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문예창작과나 국문학과를 나오지 않은 문인들이 많이 있다. 영문학과 졸업생들이 영어를 모두 잘하리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잘못 된 생각이다. 경영학과 학생이 토익 만점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소설을 쓰는데도 마찬가지다. 이 소설은 문학성을 강조한 소설은 아니지만 빨려들어가는 흡인력이 있다. 내가 구입한 책을 보니 230쇄를 발행하였다. 사실 소설이 이 정도로 팔리는 경우가 드물다. 이렇게 보면 2020년 7월 10일 첫판이 나와서 12월 말에 230, 000권이 팔렸다는 이야기이다. 이미예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이렇게 히트를 치고 있는 것은 문학성이 아닌 동화와 같은 판타지 소설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주인공 페니가 꿈의 직장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면접을 보게 되고, 달러구트의 일대일 면접을 단번에 통과하며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베테랑 웨더 아주머니가 일하고 있는 1층 프런트에서 일하게 된 ‘페니’는 출근 첫 주부터 가장 비싼 꿈 값을 도둑맞게 되는데 결국은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도둑을 잡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페니는 꿈 백화점에서 일어나는 꿈을 파는 이야기부터 꿈백화점 사람들의 이야기, 꿈을 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꿈의 체험판 출시 그리고 트라우마로 인한 환불요청을 잘 넘기는 매니저 달러구트이야기 등 흥미 진진하다.
이책을 읽어가노라면 동화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꿈을 사서 그 꿈을 체험하면서 잠을 자면서 가상현실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참 멋진 발상이다. 현실을 떠난 이야기지만 이야기를 잘 구성하고 재미를 더해서 누가 읽는다해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꿈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뭉클하고 따뜻한 이야기인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읽는 내내 마치 동화책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범상치 않은 혈통의 주인장 ‘달러구트’, 그리고 그의 최측근에서 일하게 된 신참 직원 ‘페니’, 꿈을 만드는 제작자 ‘아가넵 코코’, 그리고 베일에 둘러싸인 비고 마이어스 등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중간 중간에 꿈을 사간 사람들의 이야기도 엮어나가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설을 쓴 작가의 예지가 돋보인다. 우리나라는 지금 30대 40대 작가들이 순수문학이 아니라도 약진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러한 소설을 통해서 소설인구를 늘리고 더 나아가서 한국문학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순수문학이 접근하기 그리 쉽지 않다면 이러한 종류의 소설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누구나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