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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초등학교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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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방 스크랩 방 안의 하늘(Il Cielo in una Stanza)-미나 그리고 지노 파올리
장 윤 추천 0 조회 54 11.02.08 08:51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방 안의 하늘(Il Cielo in una Stanza)-미나 그리고 지노 파올리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 한 공간에 같이 있어 본 적이 있으십니까? 그럴 때면 바깥 세상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일에도 상관없이 두 사람이 같이 있다는 그 것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은 듯 행복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두 사람은 더 이상 벽으로 막힌 작은 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푸른 하늘 위를 떠다니며 무한한 공간을 날아다니고 있을 겁니다. 1960년 이탈리아의 싱어송라이터인 지노 파올리(Gino Paoli)가 작사,작곡한 노래 "방 안의 하늘(Il Cielo in uns Stanza)"은 바로 그런 순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를 처음 발표한 것은 당시 '고함꾼의 여왕
(Regina dei Urlatori)'이라 불리기도 했고 또 그녀의 폭발적인 가창력 때문에 '크레모나의 암호랑 (La Tigre di Cremona)'이라 불리기도 했던 미나(Mina)였습니다. 당시까지 알려진 그녀의 음악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조용한 멜로디의 이 노래를 미나는 별로 내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곡가인 지노 파올리 역시 이 노래가 미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레코드사의 권유로 두 사람이 만났고 지노 파올리가 피아노로 연주하는 이 음악을 들은 미나는 금세 이 음악에 빠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록 잔잔한 멜로디였지만  미나는 녹음을 마칠 때쯤에 펑펑 울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렇게 탄생한 이 노래는 그 해 최고의 히트곡이 되었고 그 이후에도 많은 가수들에 의해서 아직까지 불리고 있습니다. 물론 40여년 전의 노래이지만 여전히 젊은이들도 사랑하는 노래이지요. 아래에 노랫말과 미나의 영상을 먼저 소개합니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아래의 영상은 노래와 같은 제목의 영화로서 한국에서는 "푸른 파도여 영원히" 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영화 중 한 장면입니다.)

Il Cielo in una Stanza

Quando sei qui con me
questa stanza non ha pi? pareti
ma alberi,
alberi infiniti
quando sei qui vicino a me
questo soffitto viola
no, non esiste pi?.
Io vedo il cielo sopra noi
che restiamo qui
abbandonati
come se non ci fosse pi?
niente, pi? niente al mondo.
Suona un'armonica
mi sembra un organo
che vibra per te e per me
su nell'immensit? del cielo.
Per te, per me:
nel cielo

방 안의 하늘

당신이 여기 나와 같이 있을 때면
이 방에는 더 이상 벽이 없어집니다.
그 대신 무수한 나무들이 가득하지요.
당신이 여기 내 가까이 있을때면
이 보라색 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는 하늘을 봅니다.
마치 세상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이곳에 있는
우리 두 사람 위에 있는 하늘을 봅니다.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치 저 무한한 하늘 위에서
당신과 나 두 사람만을 위해 울리는 오르간 소리같군요.
당신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하늘 위에서...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한 지노 파올리(Gino Paoli)는 이탈리아 북부의 항구 도시인 제노바를 중심으로 활동한 가수입니다. 언젠가 제가 20년 전의 이야기를 하면서 지노 파올리의 "네 명의 친구(Quattro Amici)" 라는 노래를 올려드린 적이 있었지요. 1934년 생인 그는 1950년대 말 제노바에서 같이 활동하던 몇 명의 음악인들과 함께 밀라노로 가서 오디션을 받고 한 두 장의 싱글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그 때 같이 밀라노로 갔던 친구들 중에는 정상의 위치에서 비극적인 자살로 생을 마감한 루이지 텐코(Luigi Tenco)도 있었지요.


비록 한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대중들에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지노 파올리는 어느 날 유곽의 한 방에서 침대에 누워서 보라색의 천장을 쳐다보고 있다가 이 노래를 작곡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 지노 파올리는 사랑은 모든 장애물과 제약을 극복하고 언제나 그리고 어디에서나,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생겨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그것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마 사랑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가진 지노 파올리였길래 몇 년후 임신한 아내를 두고 또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가 이 노래를 작곡해서 몇 몇 음반 제작자에게 들려주었지만 다들 고개를 저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인기가 있던 다른 노래들과 다르다는 것이 이유였지요. 하지만 천재는 천재를 알아 본다는 말이 있었가요? 당시 리코르디(Ricordi) 라는 인기 있는 레코드사 사장의 아들로서 몇 년 후에는 모골(Mogol)이라는 필명으로 루초 바티스티(Lucio Battisti)라는 전설적인 가수와 콤비를 이루어 60 년대 이탈리아 음악계를 이끌게 될 줄리오 라페띠(Giulio Rapetti)라는 사람이 지노 파올리의 음악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직접 그 음악을 당시 최고의 가수이던 미나에게 가져가서 소개했지요. 그 때까지 지노 파올리는 이탈리아 작곡가 협회에 소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줄리오 라페띠가 이름을 빌려주어 이 음악이 빛을 보게 되었고 그 이후 이 음악은 물론 작곡자인 지노 파올리도 전설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통해 훗날 지노 파올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 기자가 "왜 요즘은 옛날에 나왔던 것 같은 잊혀지지 않는 불멸의 노래들이 만들어지지 않느냐"고 묻자 지노 파올리는 "그런 불멸의 음악들은 그 시기에 발표되는 음악들과는 다른 음악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 시기의 기준과는 다른 음악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귀에 익숙하게 들리는 음반들을 만들어 상업적인 성공만을 찾는 현재의 음반 제작자들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래서 요즘은 그런 좋은 음악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계속해서 지노 파올리는 비록 상업적으로 보았을 때 위험 요소는 있지만 좋은 음악이라면 과감하게 만들어 소개하는 그런 제작자들이 있어야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그런 음악들이 만들어진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의 대중 음악계의 요즘 모습을 보았을때 분명 일리가 있는 말 같았습니다.


노래 가사에 나무가 들어가고 또 하늘이 들어가서인지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저는 언제나 숲 속 한 가운데에 있는 작은 집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집에 있는 작은 방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 있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또 행복해집니다. 이 음악을 들으시면서 한 번 그런 상상을 해 보십시오. 그리고 혹시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그런 공간에 있게 되었을 때 이 음악을 한 번 같이 들어 보십시오. 두 사람 위로 펼쳐진 하늘과 그 위에서 손을 잡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떠올리시다 보면 두 사람의 사랑도 더 깊어질 겁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지만 이 노래는 여러 사람들이 불렀습니다. 멜로디와 가사는 단순하지만 가수가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노래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는데요. 현재까지 발표된 여러 버전 중에는 프랑스 대통령의 영부인이 된 까를라 브루니(Carla Bruni)가 데뷔 앨범에서 불어(Le Ciel Dans Une Chambre)로 부른 것도 있고 1990년대 후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이탈리아의 여가수 조르지아(Giorgia)가 부른 소울 풍의 버전도 있습니다. 특히 조르지아의 노래에는 비트가 들어가고 중간에 랩까지 삽입이 되어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아래에는 뮤지컬 노틀담의 곱추의 작곡자로 더 유명한 이탈리아의 가수 겸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가 부르는 노래와 원 작곡자인 지노 파올리가 부르는 노래를 올려 봅니다.


먼저 코치안테가 부르는 노래입니다. 풍부한 감성과 표현력의 소유자답게 노래를 하며 가사의 맛을 참 살려줍니다. 노래에 앞서 코치안테는 이 노래를 들으면 아직도 가슴이 떨리고 이 노래를 통해 자신이 새로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2002년에 열렸던 공연 실황인데 40여년 전의 노래를 젊은 청중들이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노래는 시간이 흘러도 영원한가 봅니다. 노래를 부르는 코치안테의 표정을 잘 살펴보십시오. 세상의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서 작은 방에 앉아 그 방 위에 펼쳐진 하늘을 생각하며 사랑을 속삭이던 그 때를 떠올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아래에는 작곡자인 지노 파올리가 최근에 부른 노래입니다. 일흔이 넘은 노가수가 부르는 연인들의 노래는 위에서 들으신 두 사람의 노래에 비해 그렇게 뜨겁고 열정적이지는 않지만 더 깊은 사랑이 속에 갈무리된 그런 연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마치 과거의 아름다웠던 사랑 이야기를 담담하게 젊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듯 그렇게 잔잔하게 들려주는 지노 파올리의 노래 속에서 과연 남녀간의 사랑이 무엇인가 하는 해묵은 질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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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2.08 10:36

    첫댓글 '방안의 하늘' 이란.. 그런뜻이었구나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한공간에 있으면... 그것만으로 둘만의 무한한 공간이되는..
    근데 지노파울리는 어느날 유곽의 방 침대에 누워 보라색 천장을 바라보다 이노래를 작곡하게 되었다니
    참 아이러니 하다눈.... ㅎ

  • 작성자 11.02.08 10:49

    가수 MINA의 오리지널보다 코지안테 버전이 더 가슴에 와닿는 느낌...아무튼 이 노래 듣고 있으면 늘 행복한 느낌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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