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W:
어스름한 저녁 집으로 가는 길에 당혹스러운 문자를 한 통 받았다.
“교회위원 분들께 전달 부탁드립니다. 오늘 아침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마석병원 장례식장.” 이렇게 적힌 문자를 보낸 사람은 김 신부님이다.
10분전에 김 신부님과 교회위원회 회의를 했다. 회의를 마칠 때까지 김 신부님은 아버지 죽음에 아무런 말이 없었다. 아침에 돌아가신 걸 이제야 알고 문자를 보내신 건가?
이상하다. 김 신부님 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라니. 아버지가 둘 이었나?
혼란한 생각을 뒤로하고 교인들에게 단체 문자를 돌렸다. 김 신부님 아버님이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다고.
바로 교인들이 답문을 보냈다. 대부분 언제 조문 하느냐였는데, 이해하기 힘든 답문이 있었다.
“김 신부님 아버님이 아니라 저희 할아버지 아니신가요? 천 신부님 부친상으로 해 주세요.”
답문을 보낸 사람은 천00 교인이다. 천00의 아버지도 성공회 신부다. 천 신부님의 아버지, 천00 교인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얘기가 된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김 신부님과 천 신부님이 배다른 이복 형제였단 말인가? 그 사실을 천00만 모르고 있었단 얘긴가?
김 신부님에게 사실을 확인하기도 어색하고, 어찌해야 하나? 천00교인 말대로 천 신부님 부친상으로 정정해야 하나? 멘붕이다.
이때 또 문자 한통이 왔다. 박00교인이다.
“김 신부님 부친상이 아니라, 천 신부님 부친상입니다.”
천 신부님이 김 신부님에게 문자로 부친상을 알렸고 김 신부님이 나한테 그대로 전달 한 것이다. 문자 전달 할 때 주어를 분명히 해 주세요. 김 신부님!
첫댓글 하하하...근데..누가 쓰신 걸 전달받으신 건가요...다들 그때 놀라셨을거야요...저는 신부님 아버님이 예전에 돌아가신 걸 알고 있어서 오류라 생각했습니다...
천경배 신부님이 쓰신걸 김홍일 신부님이 전달 하신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