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근무 NO… 오버타임 근무 NO"
일자리 늘고 사람은 귀해져 월급·수당 등 조건 따져
일자리변경 허가기간 연장 사업주들 "인력난 더 가중"
</H3>"토요일은 몇 시까지 일하나요?"(<U>베트남 </U>노동자 린씨)
"오후 4시입니다. 그런데 가끔 근무시간을 넘어서도 일해야 해요."(사업주)
"오버타임은 하고 싶지 않아요."
"매일 하지는 않지만, (초과시간 근무를) 완전히 안 할 수는 없어요."
"그러면 좀 생각을 해볼게요."
지난 2일 오후 <U>경기도</U> <U>의정부</U> 고용센터에서 열린 '외국인 근로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서 베트남에서 온 린(25)씨가 한 가구업체에서 면접을 봤다. <U>한국</U>에 온 지 2년여 되는 린씨는 경기도 <U>양주</U>의 비닐공장에서 일하다 조건이 더 좋은 곳을 찾기 위해 이날 이곳을 찾았다.
2시간 동안 방직공장과 가구공장 등 세 군데 면접을 봤지만 린씨는 결국 마음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린씨는 "작년 같으면 뽑아만 주면 고맙다고 일했었는데 지금은 근로자들이 오히려 조건을 따지며 일자리를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욕하고 때리는 것 사라졌어요"
지난해 불경기에서 올해 들어 경기(景氣)가 살아나면서 이른바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업종 중소업체에서 일할 외국인 노동자가 귀해지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월급 수준은 물론, 숙소나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 국적까지 고려해 일자리를 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고용센터에는 외국인 노동자와 사업주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인력시장이 열린다. 2일 이곳을 찾은 외국인 노동자는 51명. 46개 사업체가 사람을 구하러 왔지만, 22개 업체만 알선을 받았고, 특히 5개 업체는 지원하려는 외국인이 없어 면접 자체를 보지 못했다.
가죽공장에서 일하다가 지난달 일을 그만두고 이곳을 찾았다는 <U>필리핀</U>인 리처드(36)씨는 "지난해 90만원 받던 월급이 지금은 130만원 정도까지 올라갔다"며 "작년 같으면 토요일도 일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토요일은 쉬고 싶다"고 말했다.
4년째 통역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필리핀인 아스피씨는 "근로자들이 회사에서 나갈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한국 사업주들이 대우를 무척 잘해주고 있다"며 "요새는 욕하거나 때리고 하는 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사업주들은 매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의정부고용센터에서 매주 열리는 구인·구직 행사는 하루 전 인터넷에서 선착순으로 60곳에만 참가 자격을 주는데, 매번 5분도 되지 않아 마감된다. 경기도 <U>포천</U>의 방직업체 임원 김두영씨는 "앞번호를 받으면 그만큼 빨리 외국인 노동자들을 많이 면접할 수 있기 때문에 매주 수요일 오전엔 여직원 2명을 컴퓨터 앞에 대기시켜 계속 마우스를 클릭하게 시킨다"고 말했다.
◆"힘든 일은 싫어요"
특히 가구 등 외국인들이 기피하는 업종 사업체들의 고민은 더 크다. 세진퍼니쳐의 차은선씨는 이날 두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사람을 구했지만, 필리핀에서 온 노동자 한 명만 간단히 면접을 했을 뿐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 차씨는 "가구는 힘든 일이 아니라고 꼭 좀 얘기해 달라"고 담당직원에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경기도 포천에서 방직 업체를 운영하는 김진옥씨는 이날 면접 본 필리핀 노동자에게 "가자, 응? 가자~"라며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끝에 가까스로 그를 공장으로 데리고 갈 수 있었다. 김씨는 "예전엔 골라서 노동자들을 뽑았는데 요새는 이들이 기숙사 시설과 독방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지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가버린다"고 전했다.
사업주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외국인이 일자리를 변경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기간을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하면서 인력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U>키르기스스탄</U>에서 온 엘란(23)씨는 "일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허가되는 기간이 한 달이나 늘어나다 보니 서두를 필요가 없고,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엘란씨는 이날 방직업체 등 몇 곳에서 면접을 보았으나 결국 일자리를 찾지 않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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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악덕 사업자가 이익 창출을 위해 값싼 외노자 고용 -> 정부 지원 -> 다문화로 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