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설의 시점
소설의 시점은 서술의 초점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행위·배경·사건 등을 독자에게 제시하는 방법이다. 즉 하나의 이야기가 서술자에 의해 이야기되는 방식, 또는 서술자가 작중 상황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시점에는 두 가지 개념이 포함되어 왔다. 하나는 작중 상황을 바라보는 방식이며, 다른 하나는 작중 상황을 말하는(전달하는) 방식이다.
화자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자리 잡은 시선의 각도, 서술의 발화점, 관점도 여기에 속한다. 작가와 소설 이론가들이 시점이라는 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불과 1세기 정도 전의 일이었다. 특히 현대 소설에서 작중 사건과 인물에 대한 작가의 직접적인 간섭행위를 막고자 한데서 강조되었는데, 작가의 간섭은 때때로 서술의 신뢰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근대 이후의 작가들은 과거에 비해서 보다 더 독자들에게 실감을 줄 수 있는 서술 방법을 모색하였고, 이러한 생동감과 응집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작가는 보다 적극적인 서술태도인 시점의 활용이 필요하였다. 대표적인 소설의 시점은 다음의 4가지가 있다.
"말하는 이가 누구인가/인물의 심리에 침투하는가"를 기준으로, 1인칭 주인공 시점(서술자와 인물의 일치-주인공 자신의 심리), 1인칭 관찰자 시점(서술자와 인물의 일치-주인공의 심리 침투 불가능), 전지적 시점(서술자와 인물의 불일치-인물의 심리 침투), 3인칭 관찰자 시점(서술자와 인물의 불일치-인물의 심리 침투 불가능) 등으로 나뉜다.
2) 1인칭 주인공시점
소설 속의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듯이 쓴 시점이다. 화자가 바로 주인공이 되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의 감정에 직접 호소하는 힘을 갖거나 진술 내용에 대해 신뢰감을 불러일으킬 수있다. 따라서 이 시점은 주인공의 내면 세계를 드러내는 데 가장 좋은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타인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없다는 제약을 갖고, 주인공의 시각에서만 사건을 바라보기 때문에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것을 드러내기 어렵다. 자기고백적인 형태의 소설에서 자주 사용된다.
3) 1인칭 관찰자시점
‘나’라는 인물이 소설 속에 관찰자로서 등장한다. 이 인물은 소설을 서술하지만 사건 속에서 주동적인 역할을 하지 않고 관찰하기만 할 뿐이다. 따라서 독자의 관심은 주인물에게 주어지며, 서술자는 주인물의 생각이나 행동을 완전히 알지 못하고 유추할 따름이다.
4) 3인칭 관찰자시점
작가관찰자 시점이라고도 한다. 작중인물로 등장하지 않는 서술자가 삼인칭으로 된 모든 인물에 대해 언급하는데, 자기의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태도로 외부적인 사실만을 관찰하고 묘사한다. 서술자의 관찰 폭이 제한되어 인물의 내면에는 들어가지 못하나 객관성 확보에 유리하다.
5) 전지적 작가시점
작중인물로 등장하지 않는 서술자가 삼인칭으로 된 모든 등장인물에 대해 언급한다. 이때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 전지성의 양상은 몇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① 작품의 진행과 관계있든지 없든지 삶, 풍속, 도덕 등에 관해 작가가 간섭하는 편집자적 전지성, ② 작중인물에 대한 직접적인 간섭은 하지 않지만 그 자신의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설명하려 시도하는 중립적 전지성, ③ 한 작중인물에만 국한시켜 간섭과 보충설명을 하는 선택적 전지성, ④ 그리고 이러한 것을 마음대로 배합해서 사용하는 다복적 전지성 등이 그것이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작품이라 하여도 모든 부분에서 사건과 인물에 대해 평면적 서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품상의 비중이 큰 인물일수록 그가 지닌 세계관, 현실관이 중요해지고 이를 드러내는 것이 서술자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우 서술자가 인물의 생각과 감정·사상을 주관적으로 논평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인물의 입장에서 그 인물의 시각으로 주변 인물을 대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서술을 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초점화는 현대 소설의 형식과 내용을 보다 정교하고 세련되게 하는데 크게 기여한 서술 기법으로 평가받는다.
6) 이중시점
한 소설 내에서 하나의 시점이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시점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을 이야기 한다. 시점이 두개 이상이라면 시점의 이동이 선명하게 다루어져야만 독자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이중 시점을 보여주는 현대 소설이라면 보다 치밀한 구성이 요구된다.
7) 작가의 개입
다른 용어로 ‘편집자적 논평’이라고도 하며 작가가 소설의 서사 내용에 직접 간여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조선 시대의 고전 소설과 개화기 소설에 있어서는 이러한 현상이 심했으나, 사실주의의 등장과 함께 이런 현상은 많이 소멸되었다. 그러나 현대소설에 있어서도 작가의 개입이 의도적으로 일어나는 작품들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