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고문은 캄보디아의 야당 지도자 삼 랑시 총재가 2013년 10월 28일 영자지 <캄보디아 데일리>(The Cambodia Daily)에 보낸 의견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캄보디아 데일리>의 웹사이트에서는 이 기고문이 보이지 않는 상태이다. 그러나 이 기고문은 삼 랑시 총재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도 공개된 바 있으며, 여러 주요 사이트들이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로 기고했던 것은 사실로 추정된다. 또한 내용 역시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판단되어, '크메르의 세계'는 이 기고문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공개하기로 했다. [크세] |
삼 랑시 총재 기고문 : 베트남에 대한 공포는 "애국적 걱정"
[OPINION] FEARS OF VIETNAM ARE A "PATRIOTIC CONC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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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동영상) 삼 랑시 총재가 대규모 시위 이틀째인 목요일(10.24) 밤 집회장의 철야 시민들을 방문하던 중 스노울 군에서 상경한 짬족 여성과 대화를 갖는 장면 및 해당 여성이 금요일(10.25) 무대로 올라와 자신의 경험을 발언하는 장면. |
귀사(=캄보디아 데일리)에서는 <[종합] 야당의 3일째(10.25) 가두행진 - 최대 인파 동원하며 종료>(CNRP’s Protest Culminates in 25,000-Strong Street March)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삼 랑시 총재는 선거 전 자신이 인종차별적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일을 삼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이날 그는 자신의 오래된 도깨비 같은 걱정거리인 베트남, 즉 '요운'(Yuon: 베트남인을 비하하는 크메르어)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 |
하지만 귀사는 저의 발언을 맥락에서 벗어난 채로 인용했습니다. 왜냐하면 귀사는 당시 '프리덤 파크'(Freedom Park, 자유공원) 집회장 마당에 자리잡고 앉아 있던 수많은 군중들 가운데, 제가 폐막 연설을 하기 전 무대로 올라와 발언했던 분들의 증언들은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집회장에서는 끄라쩨(Kratie) 도, 스노울(Snuol) 군에서 올라온 2명의 짬족(Cham, 참족), 즉 캄보디아 무슬림 여성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발언을 했습니다. 그들은 베트남 기업들이 자신들의 토지 및 같은 군의 다른 주민들의 토지를 몰수한 일에 관해 증언을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증언들은 캄보디아 전국의 여타 지방들에서도 수없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가령 껌뽕 톰(Kampong Thom) 도에 위치한 '쁘레이 랑 숲'(Prey Lang forest)이라든지, 껌뽕 짬(Kampong Cham) 도에 위치한 '벙껫 고무농장'(Boeng Ket rubber plantation) 같은 곳들이 그러한 사례들입니다.
훈센(Hun Sen) 정권과 공모하여 토지수탈에 개입한 가장 악명 높은 베트남 기업 중 하나는 "새로운 변방"(New Frontier)이란 의미의 베트남어인 '탄 비엔'(Tan Bien)을 사명으로 하는 기업으로서, 이 기업은 캄보디아 영토 내로 상당히 잠식해 들어온 위치에 양국 국경선을 제안했습니다.
사실 저는 베트남인들을 조롱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적으로나 언어학적인 면에서 볼 때, 베트남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크메르어의 고유한 낱말로는 '요운'(Yuon)이란 말 밖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베트남인들을 조롱한다고 해도, 그것은 자신들의 땅을 수탈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에 대해 팔레스타인인들이 보여주는 것에 비하면 수준이 낮은 것입니다.
모든 캄보디아인들은 캄푸치아 끄롬(Kampuchea Krom: 현재의 베트남 남부지방), 즉 남-캄보디아의 슬픈 운명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총 21개 도로 구성된 캄푸치아 끄롬은 원래 캄보디아의 영토였지만, 베트남이 오랜 기간 대규모 이주민을 유입시킨 후, 지난 세기에 프랑스 식민당국과 공모하여 그 땅을 베트남 영토로 병합했습니다. 이후 베트남인들은 그곳에서 마침내 캄보디아인들보다 수적 우세를 이루게 되었고, 새로운 인구 균형이 기정사실(fait accompli)로 변하면서 베트남의 영토 병합을 정당화시키고 말았습니다.
캄보디아인들은 현재 또 다른 기정사실화가 발생할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일은 현재 준비 중일 수도 있으며, 그것은 캄보디아인들의 조국이 죽어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혹은 유대인) 정착민들을 이스라엘의 기정사실화 정책의 구체화로 인식하면서 걱정하고 있듯이, 우리 캄보디아인들 역시 [훈센 정권과] 연줄이 좋은 베트남 기업들이 토지를 수탈하고 베트남 이주민들이 불안정을 초래할 수준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에 관해 유사한 공포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일부 선정주의자(sensationalist)가 해외 언론에서 우리가 느끼고 있는 감정의 실체를 왜곡해 보도하는 경향 때문에 그러한 것이지, 우리의 적법한 애국적 걱정은 "인종차별적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일"(stoking racial nationalist sentiment)과 전혀 무관합니다.
'캄보디아 구국당' 총재 (CNRP 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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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가 그 동안 캄보디아-베트남 관계에 관해
상대적으로 많이 다루려고 노력해왔습니다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 글을 포함하여
앞으로 캄보디아-베트남 관계에 관한 글을 2편 정도 더 번역할 예정입니다.
마지막 글은 러시아 학자가 구-소련의 사료들을 근거로 저술한 논문이 될 것입니다.
우리 카페 정회원이신 노위티 님께서
'예일대학'의 데이터 베이스에서 발견해서 소개를 해주셨는데..
그간에 우리가 의아해했던 부분들을 상당 부분 밝혀주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