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성제봉(智異山.聖帝峰) 기행문

[예당]

 명산칼럼 서예가 하촌 류재호

 지리산 성제봉(智異山.聖帝峰,1,108M) 기행문

              유장하게 흐르는 섬진강과 넓은 평사리 마을.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움직이고 일이 있어야지 아무목적없이 무료하게 가만히 있으면 오욕칠정(五欲七情:오욕.財欲.色欲.食欲.名欲.睡欲. 칠정:喜.怒.哀.樂.愛.惡.欲.)에 끌려들고만다.

이제 기다리던 봄이다. 겨울동안의 긴 터널을 벗어나 봄철의 햇볕을 쬐면 우울한 기분도 좋아진다. 봄날의 햇빛은 보약이다.

봄 햇살과 자주 데이트하면 뼈도 튼튼 마음도 튼튼 해진다. 계속 호우동락(好友同樂) 하면 건강하고 행복하다.

60대는 청년이고 70대는 중년이며 80대는 장년이고 90대는 노인 이라고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있다.

오늘도 우리 산사랑 가족 45 여명은 정겹고도 소박한 마음으로 만나 손을 잡고 체온으로 인사를 건네며 지리산의 성제봉을 오르기 위해 7시30분 출발. 3시간을 달려 남도가 가까워지자 차창밖 들녘에는 봄 기운이 스멀거린다.

섬진강(蟾津江;옛날에 두꺼비가 많이 살었음.)을 끼고 화개장터 쪽으로 달린다. 남으로 흘러 내리는 섬진강 물이 합쳐지는 물줄기는 전라도 땅 구레(求禮)쪽에서 오고 한줄기는 경상도쪽 화개협에서 흘러내려.여기서 합쳐서 푸른산과 검은 고목 그림자를 거꾸로 비춘채 호수같이 조용이 돌아 경상.전라.양도의 경계를 그어주며 흐른다. 화개 장터를 지난다. 화개(花開). 이미 그 이름부터 다분히 문학적이다. 문학속 근친(近親)간의 사랑이야기.잘못된 사랑의 운명에 얽혀들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이 화개장터를 무대로 너무도 애틋하게 펼쳐진다.화개의 풍경이 만들어낸 김동리(金東里1913~95)의 그 유명한 [역마驛馬]이다. 박경리의 대하소설[토지土地]의 무대가 되는 악양면 '평사리'가 탑리의 화개장터에서 지척이고 보면 화개장터는 한국문학의 거장 '동리와경리'의 중요한 문학 산실이기도하다. 또한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도 유명하다. 화개장터하면 '재첩'이다. 나룻배.거룻배.오가던 그 강물속에서 건져올린 재첩은 뽀얗고 담백한 국물 맛으로 포구(浦口)의 정취를 선사한다. 그 옛날 육자배기 질펀한 주막들은 사라졌지만 무릉도원 같은 풍경만은 여전한 봄의 화개장터가 으뜸이다. 또한 쌍계사 까지의 왕벗꽃 십리길은 아름다운길 100 선에 소개된 곳으로 환상이다.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 들녘이 보이니 산행 들머리가 가까워진다. 11시쯤 노전 마을을 지나 청학사(靑鶴寺) 입구에 일행을 현재에서 과거속으로 토해낸다. 푸른 대나무숲 사이로 고야(古野;옛들)라는 농원 이름이 멋스럽다. 밭두렁에는 마늘잎과 보리가 한뼘씩 자라 미풍에 살랑댄다.

김부식(金富軾,1075~1151), <봄바람>

曙色明樓角(서색명루각)

春風着柳梢(춘풍착류초)

鷄人初報曉(계인초보효)

已向寢門朝(이향침문조)

새벽빛에 집 모서리 환하고

봄바람 버들가지 끝에 분다.

야경꾼 새벽 왔다 알리는데

벌써 침문 향해 조희한다.

우측으로 돌아 성제동굴을 지나 통천문(通天門)을 빠져나와 솔향을 맡으며 형제봉으로 오른다.계속 오르막이라 힘이부친다.

쉬엄쉬엄 오르며 뒤를 굽어보니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 평사리의 넓은 들녘과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이 시야에 들어온다. 골마다 비움과 채움의 대비로 미학을 한껏 살려 무한한 공간에 마을들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은 평화롭다. 유장하고 도도한 섬진강 물줄기를 굽어보면서 악양벌을 마음껏 안아 품에 안어본다. 지리산에서 뻗어내린 산줄기는 고소성(姑蘇城)에서 숨을 고른다음 잠시 섬진강으로 자맥질 했다가 강건너 백운산을 일으켜 세운다. 과연 악양동천(岳陽洞天)에 터를 잡은 곳이다.

성제봉(聖帝峰1.115M)은 지리산 남부 능선 끝자락에 우뚝솟은 봉으로 기운생동(氣韻生動)을 발하며.삼라만상(森羅萬象)을 표현하고있다. 산은 너그럽게 포옹 해주지만 길은 험하고 정상은 좀처럼 그 위용을 보여주지 않는다.

들숨과 날숨의 호홉을 조절하며 3시간이 넘어 겨우 정상에 올랐다. 지리산 주능선 전체와 남해바다가 보이며 천왕봉 일출은 3대에

걸쳐 덕을 쌓아야 볼수있다고한다. 파노라마 처럼 이어진 산 봉우리와 능선들은 바라만 보아도 큰 행복감이 물결처럼 닥아온다.

은빛 모래밭의 섬진강 물빛은 그 어느때 보다도 곱고 물줄기는 넉넉하다. 오늘도 안복이 터진날이다.산자락은 완연한 봄빛으로 화사하며 꽃나무 뿌리와가지들은 이미 산상 화원을 꿈꾸며 꿈틀대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앞산 백운산 일대가 설산(雪山)을 이룰만치 온통 매화로 뒤덮인다. 구례에서 하동까지 이르는 하동포구 팔십리의 꽃길은....

섬진강변에 살고있는 이곳 토박이 김용택 시(詩)<이 꽃잎들>가 생각난다.

천지간에 꽃입니다./

눈 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마다 꽃입니다./

생각지도 않은곳에서 지금 꽃이 피고. 못 견디겠어요 눈을 감습니다./

아. 눈감은데 까지 따라오며 꽃은 핍니다./

피할수없는 이 화사한 아픔. 잡히지않는 이 아련한 그리움.참을수없이 떨리는 이 까닥없는 분노 아아 생살에 떨어지는 이 뜨거운 꽃잎들/

갈길이 멀다 오른 수고에 비해 늘 정상에 머무는 시간은 짧다. 오래 머무르고 싶은 마음은 욕심이다.아직도 5KM는 더 가야한다.

신선이 놀던 신선대를 지나 출렁대는 구름다리를 건너 암봉과 봉수대를 거쳐 신선봉과 통천문 바위를 비집고 나와 한참 내려오니 최참판댁으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그리 반가울수가없다. 각본없는 드라마로 유쾌한 퍼포먼스였다. 장장 7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평사리 마을 최참판댁 뒷 마당에 이르니 장대같은 죽전(竹田)과 매화꽃이 어울어져 발길을 잡는다. 토지문학관과 최참판댁을 둘러본후 뒤풀이 하산주로 건배후 9시경 무사히 귀가했다. 회장님 고생 많으셨지요.산대장님 인솔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모든 회원님들 수고많으셨고 정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아저씨]

엉아님의 말씀대로라면 난 육십대 청춘....갑짝스래 힘이납니다
보약같은 글 감사드리구요,五欲七情 가슴에 담아갑니다
빡쎈산행 수고하셨습니다 담 산행때 뵙니다

[예당]

아저씨.번개한번 합시다.

[아저씨]

방주님(법성)께서 꿈쩍을 안내유
담 산행두 못온다 하구

[바둑이]

예당님 산행하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좋은 글 잘읽고갑니다.

[예당]

네.수고하셨습니다.

[비학산/김점주]

항상 산행 후 멋진 기행문을 작성하시느라 대단히 수고하셨읍니다

잘보고갑니다 화이팅!!!!!!!!

5욕 7정 중 꼭 가져야 할 것과 가지지 말어야 할 것을 충분하 안겨준 산행으로

영원히 간직해애야 할 멋진 산행기였읍니다. ㄱ ㅅ, ㄱ ㅅ

[예당]

회장님 힘드셨죠. 수고했습니다.

[거송 (이병국)]

늘 산행지 소개를 자세히 써내려간 흔적속에 보는이로 하여금 감동을 가져다 줍니다 .생각보다 긴 산행에 고생 하셨어요.

[예당]

늘 수고많으시지요. 감사합니다.

[딱다구리]

그래도 간만에 산행좋았어요 회원님들 힘들다 하면서도 즐거운산행 좋았읍니다
회장님 고생하셨고요 예당형님 힘드셨죠 좋은글 감사합니다

[예당]

총무님 늘 후미에서 수고많으십니다.

[법성]

힘들 때는 때로는 남과갇이 가까운 길로 가시고 중간하차도 하시고 싶지만 기행문 책임감에 정상 까지 산행 하시여 한자한자 빠짐 없이 기행문 작성하시 는냐고 고생 만이 만이 하셨 습니다 존경 하옵니다 사랑 하는 성 님

[예당]

아우님과 함께하는 산행은 늘 즐겁습니다.

[박성숙]

지리산 성제봉 힘든 산행하시고 좋은글로 산행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리며 읽고갑니다

[예당]

네.산에 자주나오세요.

[송월]

지리산 성제봉을 산행하면서 얼마전 타계한 박경리선생의 토지에 나오는 평사리전경이
인상에 남는군요 최참판댁 한옥에서 서희의 추상같은 모습이 떠오르내요 능선에서 바라
본 굽이돌아 흘러가는 섬진강을 보다보면 인간이라면 누구도 부인못할 五欲七情을 미련
없이 저강물에 흘려보내고 온 기분좋은 하루였어요 평사리와 화개장터에 얽힌 좋은글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 ~~~~~ ~~~~ ~~~~ ~~~ ~~~~ ~~~~ ~~

[예당]

아우님은 감성이 풍부하신 시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