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도처에 있었다.
참전 반세기 상처뿐인 보람은 그나마 노병들을 지탱하게 해주는 작은 자긍심이었다. 국가를 위해 죽음을 불사했던 참전 영웅들을 국가 유공자로 예우
해 달라는 정당한 요구는 참전자 자신의 명예가 우선이겠지만 장차 애국
국민들에게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한 명분을 주기 위해서도 필요 한 것이라는 것이 노병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이었다. 국가유공자 <참전고엽제> 그렇게
만족할 수 없는 상태로 미완(?)의 명예를 쟁취하면서 노병들의 가슴에 피눈물을 뿌려야 했던 과정은 참으로 힘겹고 험한 싸움이었다. 국가의 오늘을
견인한 초석을 놓은 일등공신임을 자부하는 노병들의 요구를 방해 하는
세력은 도처에서 강력한 적으로 갈 길 바쁜 노병들의 발목을 잡았다.
겨우 명색만 국가유공자라는 쭉정이 명예를 하사(?)받았다. 혹자는 굴종적인
명예라고 자조하기도 하지만 그나마 여기 까지 오는데 반세기라는 세월을
보내야 했다. 눈물겨운 또 하나의 전사(戰史)로 기록될만하지 않은가?
다음의 전투는 당연히 노병들의 구심체인 단체를 법정단체로 인정받는 일,
비록 이름뿐이라고 하지만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으면 우리단체가 공법단체로 승인받는 일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법 이론에 밝은 사람들의 의견이었고 중앙회 역시 낙관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것은 법 형평의 원칙에도 부합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더 강력한 방해세력,
더 강한 적이 도사리고 있었다. 전자의 적이 잘 훈련된 게릴라(VC)였다면 후자는 정규교육을 받은 정규군 수준의 막강한 배후를 가지고 있었다.
흔히 우리는 고엽제 단체의 로비를 앞세운 극열한 반대에 부딪친 것으로
이해하고 그들과의 일전을 불사하는 작전을 수립해야 했고 중앙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시도 때도 없이 국회에 상주하다 싶이 하면서 해당 의원들을
압박해 들어가면서 읍소와 시위를 병행한 작전을 구사했으나 시간만 흐를 뿐 성과는 미미했다. 시위도 했고 몽니도 부렸다. 그러나 우리 전우들의
시위는 주무 부서인 보훈청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속뜻이 있었으나 뜻과는
상관없이 보훈청과의 관계만 악화 되어 갔다.
辛卯 年이 막바지에 다다른 년 말, 우여 곡절 끝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아직은 밝힐 수 없는 그러나 믿어도 좋을 소식통에 의하면 47년 전
우리들과 생사를 걸고 싸웠던, 그 전장의 적이었던 現 월남 정부가 반대에 중심에 있었다고 귀띔해 준다.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안과 밖(內外)에서 이중의 방해 세력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해관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고엽제 단체>의 집요한 방해는 차라리
눈에 보이기 때문에 예측 가능했고 그들의 방해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도록 국회와 보훈청에 논리적으로 우리들의 입장을
피력 하면서 법제화 해 줄 것을 촉구 했으나 무슨 연유인지 공감하고 수긍 하면서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었다. 처음에 법안을 만들어 상정하려 했을 때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유명한 장관이 급거 베트남으로 날아갔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번에는 외교 경로를 통하여 대사관을 압박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베트남 참전 단체의 법정 단체화 하는 것을 막아라.>는
비공식 지시가 떨어졌고, 이것이 중대한 내정간섭이지만 공식적인지시가
아닌 만큼 외교적 항의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만, 이 총성없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야전지휘관 우용락 회장과
현장 지휘관 윤창호 사무 총장을 비롯한 중앙회 임직원의 노고는 치하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아닐까 한다.
현제 까지도 이 가공할 세력은 최후의 수단으로 법안 통과의 공표를 막으려 하고 있다. 상황 상 어쩌면 법안 통과 후 20일 안에 공표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힘겨운 싸움이 혹 물거품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없을 수 없어 국회 쪽에 비선라인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가?
를 타진한 결과 <이미 통과된 법안이 비록 정식공표가 되지 않았다 해도
20일 후에는 자동 발효된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힘겨운 또 한 번의 전쟁을 치루 듯 우리들의 권리쟁취의 길엔
험산준령이 가로 막고 있었다. 이제는 이렇게 고생 끝에 찾아온 우리의
권리를 소중하게 가꾸고 전우 각자에게 고루 햇살이 비추는 투명하고
공평한 전우회가 되도록 모두가 한 마음으로 결속하여 함께 동참하는
가장 모법적인 단체로 거듭나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첫댓글 중앙회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공법단체로서 앞으로의 역활에 기대를해봅니다.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