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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족구인 - 모두의 족구 커뮤니티 :) 원문보기 글쓴이: 송한용
중편에 이어...
송: 이제부터는 우리 팬 분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어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아이디 '무털도사'님의 질문입니다. '강만규 선수가 감독자리에서 바라본 베스트 포(four)멤버, 일반부 선수들도 포함해 강만규 선수만의 올스타팀을 선발하신다면요?'라고 질문하셨습니다.
강: 선수 개인별 전성기 기준입니다. 공격에 장한빈, 세터 민경철, 우수비 천유빈, 좌수비 김동휘 하겠습니다.
송: 장한빈 선수를 제외하면 전원 현대파워텍 출신과 현역 선수들이네요. 아마도 강만규 선수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선수들인만큼 좀 더 높이 평가하셨을 것이고, 나름 개인적으로 애정이 있어서 그러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저는 개인적으로 민경철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아무래도 오랜 시간 강만규 선수와 영혼의 짝으로 선수생활을 하셨는데요. 민경철 감독님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 민경철 감독님....(잠시 머뭇거리다)경철이 형! 이 분은 아마 처음 보는 분들은 조금 다가가기 힘들겁니다. 상당히 차가워 보이고 냉정해 보이는 분입니다. 선수로서 리더십이 아주 좋은 선수였습니다. 물론 감독으로서도 명장이시죠. 그런데 아닌 것 같지만 정(情)이 정말 많으신 분입니다. 그리고 승부욕이 엄청 강하십니다. 우리 팀이 항상 우승했던 것은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경기에 패하면 뒤풀이 회식장소에서 꼭 우셨습니다.(웃음) 아마도 자신의 그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철이 형의 세터를 최고라고 인정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수비력입니다. 송한용님이 지어주신 별명이죠 '날쌘돌이'라는 별명답게 코트 내를 휘젓고 다니면서 상대의 연타, 페인트 그리고 각 깊은 꺾어차기 공격까지 모두 받아내며 저는 물론이고, 수비수들이 수비하기 정말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토스의 섬세함 부분에서는 어쩌면 경철이 형보다 더 나은 선수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경철이 형의 그 섬세함 역시 정상급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세터 수비에서는 따를 자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경철이 형을 적어도 지금까지의 선수 중 최고의 세터라고 감히 말합니다.
송: 네 민경철 감독님의 세터 수비능력은 정말 최고시죠. 아마 코트 내에서는 우사인 볼트보다 더 빠르실 겁니다. 다음 질문은요, 영암월출 팀의 세터이신가 보네요. '유정현'님께서 하신 질문인데요, '강만규 선수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가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라고 질문하셨네요.
강: 음...이 분의 질문 의도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제가 우러러 보았던 혹은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인지, 아니면 그냥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선수를 이야기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얘기해 본다면 사실 제가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는 딱히 없었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공격수 중에 저랑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굳이 꼽자면 예전에 만도 위니아의 (이)재석이 형 정도? 아무튼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롤모델로 삼고 우상처럼 생각했던 선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선수는 한빈이죠. 이 놈은 시합 끝나고 항상 전화해서 '수고 하셨어요'라고 꼭 연락이 와요. 최근들어 결승 혹은 4강에서 만나 두 팀 중 한 팀이 우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가 이기면 '축하해요, 고생 많으셨어요, 조심히 올라가세요.'라고 연락해 주고 제가 지면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라고 항상 연락합니다. 그러다보니 한빈이와의 그 관계가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선배 대접도 깍듯이 해주고 아무튼 착한 후배입니다. 그런데 시합때는 절대 그런 거 없습니다.(웃음) 서로 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합니다.
송: 듣기만해도 정말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후배네요. 다음 질문입니다. 아이디가 특이하시네요. '소를 먹는 서영우'님의 질문인데요, '연습을 어떻게 하셨나요?'라고 질문하셨습니다.
강: 연습이요? 한마디로 정말 피눈물나게 연습했습니다. 족구계에 강만규라는 이름을 전국에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우에 있을 때부터 혼자서 연습 많이 했습니다. 족구를 시작하고 2년만에 최강부에 올라갔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풍부한 경험도 없이 오직 뛰어차기 하나만 가지고 올라간거라 저의 부족한 모습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뛰어차기는 축구골대 그물에다가 혼자 띄우고 차는 연습을 했고요. 팀 훈련이 안 될 때는 저녁에 운동하는 동호회 찾아다니면서 운동했습니다. 파워텍으로 이적한 이후에는 운동량이 많고, 전용 체육관이 있어서 팀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동호인 분들에게 드리는 팁이라면 팁인데, 저는 연습을 할 때 시간을 나눠서 했어요, 서브 20~30분, A,B,C공격 각각 30분씩 총 한시간 반정도, 그리고 한 게임에서 두 게임 정도 시합, 이렇게요. 제가 주간근무를 하면 저녁 7시에 끝나는데 그렇게 운동하고 집에 들어가면 10시가 넘는 시간이었어요. 반대로 야간에는 8시에 근무를 시작하는데 근무 시작 전에 먼저 운동을 하고 야간 근무를 했고요. 대한민국에서 족구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공감하시겠지만 저 역시 아내가 많이 싫어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족구로 인해 이렇게 취업한 것을 잘 아니까 신혼때는 그래도 많이 이해해 줬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니까 많이 힘들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월,화,수,목,금 이렇게 5일 동안 연습을 했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월,화,목,금으로 시간을 줄였습니다.
송: 시간을 줄였다고 하시는데, 결국 수요일 하루 빼고 운동을 하신거네요.
강: (웃음)네 그렇습니다. 수요일은 제가 정한 가정의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 하루는 집안에 봉사하는 날이었습니다.
송: 역시 이런 연습이 있었기에 강만규 선수가 정상의 자리에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질문은요, '우리동네족구대장'님께서 하신 질문입니다. 두 가지 질문을 하셨는데요, 첫 번째는요, '가장 우승하기 힘들었던 대회는 어떤 대회였나요?'라고 질문하셨습니다.
강: 2014년에 벌어졌던 청원대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야간 근무가 끝나고 시합을 했는데 4강에서 부천 중앙팀과 경기를 할 때 무릎통증과 다리경련으로 정말 힘들었습니다. 간신히 이기고 결승에 올라 한세대학교와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기고 우승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송: 저도 그 경기 기억나네요. 강만규 선수가 무릎을 너무 아파하셔서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동료 선수들이 한발자국이라도 더 뛰어 강만규 선수의 부담을 줄여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감동을 받았던 경기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요, '솔직하게 족구인생동안 라이벌로 생각해왔고, 이 선수하고는 붙어서 지고 싶지 않았다하는 선수 한 명을 꼽는다면?'이라고 질문하셨습니다.
강: 음...김현우 선수입니다.
송: 김현우 선수라고요? 정말 의외네요. 김현우 선수는 강만규 선수가 운동을 시작하고 얼마 뒤 잠적을 했잖아요?
강: 네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현우 선수를 꼽은 이유는요, 제가 족구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었을때 김현우 선수와 맞붙은 적이 있었어요. 사실 저는 완전히 신인이었고, 김현우 선수는 당시 '족구신동'이라 불리고 방송에도 자주 출연했던 스타플레이어였잖아요. 그래서 그 선수가 경기한다고 하면 주위에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구경을 했었어요. 경기는 당연히 저의 완패였습니다. 상대가 안 되었죠. 그런데 그때 당시 대우 감독님이셨던 박병욱 감독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넌 쟤보다 밑이야.' 이 한마디가 제게 정말 힘들었고, 자극이 되었죠. 그래서 그때부터 김현우 선수를 목표로 해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한두 번 정도 지고 그 이후에는 진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이후 라이벌이라고 불린 선수들은 정말 많았죠. 광재, 세구 형, 한빈이등등...하지만 저를 지금의 강만규로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선수는 김현우 선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마 그 친구는 제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조차 아예 모를겁니다.(웃음)
송: 잘 알겠습니다. 다음은 '효모'님께서 하신 질문입니다. '강만규 선수의 부상은 어떤 습관이나 행동으로 인한 부상을 입으신 것인지와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법과 노하우가 있으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질문하셨습니다.
강: 먼저 언급했지만 오른쪽 후방십자인대는 15년 전에 다쳤고, 왼쪽 십자인대는 4년 전에 다쳤어요. 최근에 오른쪽 연골이 손상되어 수술하게 되었는데, 4년 전부터 무릎이 붓고 아파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나름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 계속 족구를 했고, 너무 과격하게 공격을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련했던 것 같네요. 몸 생각을 너무 안 한거죠.
부상방지를 위한 예방법과 노하우라고 한다면, 저는 몸관리를 잘 하지 못해 말씀드리기가 좀 그런데요, 일단 항상 회사에서 점심시간에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꼭 웨이트트레이닝을 했어요. 물론 지금도 하고 있고요. 허벅지, 복근 운동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합니다. 운동 할 때는 반드시 테이핑과 보호대를 합니다. 또한 운동 전에 러닝 및 스트레칭을 통해 준비운동을 철저히 합니다.
송: 잘 못했다고 하셨는데, 아니네요. 사실 10년 동안 그렇게 정상의 자리에 군림하신 것만 봐도 관리를 얼마나 잘 하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반달루프'님께서 하신 질문인데요, '강만규 선수가 하고 싶은 공격 중 잘 안되는 공격이 있는지, 평소 훈련량은 얼마나 소화하는지 궁금합니다.'라고 질문하셨습니다.
강: 가장 어려운 공격은 뛰어 비껴차기 입니다. 공중에서 몸을 틀어서 차야 하다보니 몸 전체에 무리가 갑니다. 훈련량은 예전에는 주5일 2~3시간 정도 했는데, 최근에는 무릎 때문에 3일 정도 한 것 같습니다.
송: '족구왕', '개발세터'님께서 하신 질문입니다. 질문 내용이 겹쳐서 한꺼번에 묶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2017시즌 현대파워텍의 선수 구성 및 대회 참가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강: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족구를 내려놓은 상태고요, 선수 구성 즉 제 후임 공격수가 되겠죠. 지금 그 선수를 채용하려고 진행 중에 있습니다. 구성이 잘 된다면 내년 시즌에도 현대파워텍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송: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삥스'님께서 하신 질문인데요, '강만규 선수가 생각하시는 본인의 후계자는 누구인가요?'라고 질문하셨습니다.
강: 이 자리에서 이야기 할 수는 없고요, 회사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송: 음, 이 분의 질문의 의도는 잘 모르겠는데요, 제가 바꿔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후계자'는 강만규 선수의 뒤를 이을 현대파워텍의 공격수가 아니고, 절대자 강만규 선수를 이을 새로운 절대자, 즉 '포스트 강만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 음, 개인적으로 장한빈 선수를 꼽겠습니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우승을 한 팀의 공격수이니까요. 그런데 최근에 그 쌍둥이 친구들이 제대하서 붙었는데, 한빈이가 졌다고 하더라고요. [송: 네 맞습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걔들끼리 붙으면 서로 이겼다 졌다 많이 하더라고요. 뭐 쌍둥이 친구들도 잘 하지만 최고의 공격수를 만드는 건 선수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원들이거든요. 한빈이가 잘 하는데다가 뛰어난 동료 선수들이 함께하니 아마도 한빈이가 저의 바통을 이어 받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송: 강만규 선수의 빈자리는 이제 그 선수들이 채워나가겠죠. 한 편으로는 후배 선수들이 만들어 갈 족구계의 이야기들 또한 많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바람의 아들'님께서 세 가지 질문을 하셨는데요, 첫 번째 '평소 성격은 어떠신가요?'
강: 오늘 질문 중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제 성격을 제 입으로 얘기해야 하니까요. 음, 제 성격이요? 글쎄 제 성격이 어떤가? 음...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웃음) 재미있게 살려고 하고 밝은 편이고, 장난치는 것 좋아하고, 승부욕 강하고, 가끔 다혈질이기도 한데....뭐 어쨌든 괜찮지 않나요?(웃음)
송: 뭐, 제가 인터뷰하면서 느끼지만 나쁘지는 않은 것 같네요.(웃음) 두 번째로 '족구 외에 다른 취미가 있으시다 면요?'
강: 축구, 야구, 테니스와 같은 운동들...음...운동은 정말 다 좋아합니다. 전 운동이 체질인 가 봐요. 제가 어떤 종목의 운동을 하면 그 종목의 동호회에서 저를 막 끌어가려고들 하시더라고요. 운동 외에는 영화감상, 음악감상, 그리고 아내와 수다 떨기 대충 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
송: 예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만규 선수의 주량은 얼마나 되나요?'
강: 주량이요? 사실 몸 관리하느라고 술을 그렇게 즐기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술자리를 피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마시면 소주 2, 3병정도 마시는 것 같습니다.
송: 술을 아주 잘 드시네요. 그러면 이제 동호인들이 할 만한 질문들 한 번 해보겠습니다. 실력 향상을 위해 애를 먹고 있는 동호인들에게 팁을 좀 주신다면요?
강: 제가 공격수이니 공격수에 대한 팁을 드린다면요, 먼저 공격수는 신체조건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체조건이라 함은 키가 크고 체중이 덜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말하는 신체조건은 바로 몸 상태입니다. 그래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요, 웨이트 트레이닝 그리고 복근 운동입니다. 그 이유는요, 공격수라면 A,B,C킥, 강공, 연타, 페인트 그리고 길게 짧게, 좌우로 찌르는 공격들을 모두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것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몸 상태가 갖춰져야만 합니다. 그래서 웨이트, 복근 운동 그리고 줄 넘기등을 꾸준히 해서 몸을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두 번째는요, 공격수는 몸을 풀고 나면 서브 연습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당연히 스파이크, 강서브이겠죠. 공격수라면 서브를 넣을 줄 알아야 하고 넣어야 합니다. 서브 연습을 하다보면 안축 공격도 강해지고, 정확도가 생깁니다. 즉 오픈 공격에 자신감이 생기죠. 세 번째는 자신만의 결정구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승부의 순간, 공이 세팅이 잘 되었을 때, 확실하게 점수를 뽑을 수 있는 결정구죠. 결정구에서 제가 강력히 추천하는 것은 바로 '발코' 공격입니다. 족구 시합 중 발코 공격은 정말 위력적이거든요. 저도 발코 공격을 많이 했고, 연습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발코 연습하다가 오른 발 엄지발톱이 두 번이나 빠졌네요. 마지막으로 공격수는 절대 게임에 치우쳐서는 안됩니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안축이면 안축, 발코면 발코 공격을 연습을 통해 다듬어가야지 게임에서 그런 부족한 부분들을 메꾼다는 것은 본인에게도 도움도 되지 않을 뿐더러 팀 전체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송: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제2, 제3의 강만규를 꿈꾸는 우리 후배 족구인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강: 실제로 제 번호를 알고 전화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공격을 더 잘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파워가 더 강해질 수 있는지.', '비거리 내는 방법'등 여러가지 물어보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간단한 조언만 해주고 맙니다. 그 선수들에게 말해주는 것은 간단합니다. 바로 (힘주어)'연습이다.'라고 얘기해 줍니다. '안축이면 안축, 발등이면 발등, 넘어차기, 뛰어차기등등 모든지 꾸준히 연습을 하다보면 네 것이 된다.'고 말해 줍니다. 연습도 남들 다 하는 평범한 연습이 아닌 남들이 따라 올 수 없을 만큼의 연습, 바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피나는 연습만이 실력향상을 위한 길이라고 얘기해 줍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족구 역시 왕도가 없습니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꾸준한 연습만이 길입니다.
송: 역시 이런 연습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강만규 선수도 있었던 것이겠죠. 잘 알겠습니다. 다음은요, '전성배의 족구매거진'으로 유명하신 분이시죠. 전성배님께서 하신 질문입니다. 두 가지 질문을 하셨는데요, 첫 번째는 '여러 해 동안 최강부를 뛰면서 감회와 앞으로 최강부 운영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물어보셨습니다.
강: 족구에 입문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최강부에 입성한 후 많은 우여곡절 속에 최고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정말 열심히 노력했었던 것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최강부 운영은 아마 제가 처음 족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받았던 질문인 것 같은데요, 현재의 최강부 운영은 한 마디로 최악입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대회 주최측에서 참가비는 물론이고, 숙소까지 다 잡아주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최강부가 골칫거리 부서잖아요. 참가팀이 적으니까 취소시키려고나 하고 있고, 오죽하면 제가 주최측에 직접 전화해서 '제발 취소시키지 말고 진행 좀 해주십시요.'하고 요청하기까지 한 적도 많았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족구를 시작하면서 열심히 하려고 했었던 건 그 당시 족구가 방송에도 많이 나가고 있었고, 주위에서 다들 조만간 실업리그도 생기고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현실은 아니었죠. 지금은 그나마 방송대회 조차도 없어요. 저는 최강부 선수들은 적어도 우리 족구계에서 만큼은 대접을 해줘야 하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대접은커녕 오히려 애물단지만 되고 있잖아요. 상금도 그렇습니다. 초창기, 20년 전의 상금을 지금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어요. 일반부 우승팀과 상금이 똑같다는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 전국대회에서 우승해 최강부로 승격한 일반부 팀들이 최대한 올라오지 않으려고 하고 있잖아요.
송: 그럼 최강부가 어떻게 운영되었으면 좋을 것 같나요?
강: 일단은 세 팀이든 네 팀이든 최강부를 운영하는 대회들이라면 주최측에서 참가팀이 아무리 적더라고 취소시키지 말고 그대로 대회를 진행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 같은 회사팀들이 아닌 일반 동호인 팀들 중 최강부인 팀들, 예를들면 지난해의 경주화랑이나 부산형우같은 팀들이 되겠죠. 그래도 우리는 대회에 출전한다고 하면 회사에서 차량이나 경비등의 지원을 받아서 부담없이 출전할 수 있지만 아마 그런 팀들은 그 부분들이 많이 부담이 될 겁니다. 그런 부분들을 연합회, 협회 혹은 대회 주최 측에서 많이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운영 부분, 예산 즉 돈 문제가 되겠죠. 그런 집행하는 부분들에 대해 투명하게 운영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최강부로 승격이 되었다가 탈퇴하는 팀들도 많이 있는데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출전하는 대회들이 쉽게 말하면 지역 대회를 다니는 거잖아요. 그러니 연말에 최강부 팀들만 따로 모아서 '왕중왕전' 형식의 별도 대회를 치렀으면 좋겠습니다. 방송대회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으니 배제한다고 하더라도 연합회나 협회 쪽에서 최강부나 일반부, 여성부, 청소년부에 나름의 지원금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지원금들을 조금씩 모아 대회를 개최하고 상금을 주는데 나누면 최강부에 대한 메리트가 조금은 더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로 들어갔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았을 때는 정말 최악이었던 것 같습니다.
송: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 협회에서 이런 부분들을 많이 좀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성배님의 두 번째 질문입니다. '곤란한 질문일수도 있지만'하고 운을 띄우셨고요, '본인이 생각하는 현재 최강부 최고의 팀과 포지션별 선수는?' 하고 질문하셨습니다.
강: 최고의 팀은 성적으로 말합니다. 올해 가장 많이 우승한 팀이 하이트진로음료 아닌가요? 그럼 그 팀이 최고의 팀이겠죠. 공격, 세터, 수비까지 포지션 별로 정말 잘 하는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입니다.
송: 네 알겠습니다. 이제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 해보려고 하는데요, 물론 강만규 선수 자체가 정말 대단한 선수이지만 지금의 그 자리, 혼자서는 절대 오르지 못하셨을 것 같습니다. 족구를 하면서 감사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이 자리를 빌어 말씀해 주시겠어요?
강: 감사한 분들 정말 많죠. 일단 대우 형님들께 정말 많이 감사드립니다. 저를 대우에 감독님이나 선수들에게 소개시켜주시면서 제가 스카웃 되는데 크게 일조를 해주신 해수 삼촌, 그 분이 아니셨으면 제가 대우에 입단할 수도 없었고, 이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겁니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신 은인과도 같으신 분이시지요. 저를 많이 챙겨 주신 (조)용수 형님, 지금까지도 많이 생각나고 또 좋은 관계 계속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유지하고 싶네요. 대우시절 함께 돌아다니며 운동하면서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서)권일이 형, 제가 힘들 때 많이 토닥거려주면서 이끌어주신 곽춘선 감독님, 경철이 형, (성)우석이 형, (이)경수 형, (조)경현이 형, 부족한 저를 잘 따라 주었던 동생들, (김)종세, (김)동휘, (천)유빈이, 각 팀의 주장 이셨던, (김)종일이 형, (강)세구 형, 광재, 한빈이까지...이 분 들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겁니다. 정말 감사한 분들입니다.
송: 네, 이 분들이 안계셨으면 지금의 강만규 선수도 없겠죠. 떠나시는데 팬 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
강: 저를 좋아해 주셨던 팬 분들께 정말 많이 죄송합니다. 몸 관리를 잘하지 못해 이렇게 선수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게 되어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그래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힘들게 운동하면서 잘 버텨가며 열심히 했었던 제 자신에게는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저를 사랑해 주셨던 많은 팬 분들, 공격수 강만규! 오래오래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송: 마지막 질문입니다. 강만규에게 족구란?
강: 저의 인생을 좋은 길로 인도해 준 족구 인생 13년을 "동고동락"한 사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송: 네 감사합니다. 이렇게 강만규 선수와의 인터뷰가 은퇴 인터뷰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바지가랑이라도 붙잡고 은퇴하지 마시라고 말리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겠네요. 혹시 몇 년정도 쉬셨다가 40대부에 복귀하실 의향은 없으신가요?
강: (웃음)뭐 제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몸 상태이지만 그에 못지 않은 계기가 바로 족구에 대한 열정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목표가 있어야 열심히 전진하게 되는데, 이제 제가 우승을 한다해도 그때 뿐이지, 더 이상 올라갈데가 없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의향이 없습니다.
송: 네 정말 아쉽네요...그래도 고생하셨다는 말씀만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 강만규 선수를 보면서 즐거웠고, 무엇보다도 행복했습니다. 코트 위의 강만규 선수의 그 모습을 다시 볼 수는 없어도 어디서든 항상 응원하겠고, 앞으로의 인생들 모두 승승장구하시기 바라겠습니다.
강: 감사합니다. 그 동안 너무 과분한 사랑 받은 것 같아 팬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면서도 죄송스럽습니다.
송: 오늘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야간 근무도 열심히 하시고, 저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강: 저도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 행복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