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듣는 음악이라 분류해서 음반을 파는 제작자들이 있습니다.
쉔베르크(Shoenberg)의 “카바레의 노래”가 왜 여름음악인지 알 수 없습니다.
27살 때 베를린의 큰 카바레에서 2 시즌 지휘자를 하던 여름에 작곡한 탓인지 모르겠습니다.
노래가 특이하지요? 원래 4곡 1세트입니다.
서양음악에서 도레미파솔라시도 한 옥타브는 5개의 반음까지 쳐서 12음계입니다.
우리 전통음악은 도레미파와 도레 사이 반음을 포함해서 주로 5음계를 썼다지요?
우리 귀에는 이상스러운 중국전통음악은 주로 7음계를 썼다네요.
우리 대부분의 귀는 이제 우리전통 5음계보다는 서양의 12음계에 더 익숙해졌지만 그 서양시스템도 생긴 지 몇 백 년 안 되는 겁니다. 만사가 관습이나 익숙하기에 달렸다고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겁니다.
개뿔 잘 알지도 못하는 말을 지껄이는 이유는 제가 지난 토요일에 본 영화 얘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이라는 유명한 현악 6중주 공연장면이 잠시 등장합니다. 쉔베르크는 12음계 무조음악으로 현대음악의 창시자라는 말을 듣습니다. 자신도 무조음악이 듣기 괴로운 실험이라는 것을 잘 알고 듣기 좋은 음악도 많이 만들었지만.
위의 노래를 부른 이는 소프라노 제시 노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71988&cid=43667&categoryId=43667),
피아노 반주는 제임스 레바인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2417&cid=42590&categoryId=42590).
둘 다 매우 유명한 음악가들이니 링크를 클릭하셔서 더 알아 두시면 교양이 풍부해 질 것이고,
우리 상대66카페의 음악코너 기말고사에 대비할 수 있을 겁니다.
독일어를 잘 이해하시는 신진철회장과 박삼령해설사를 위해 독일어 가사와 영어번역문 파일을 올려둡니다. 급한 대로 가사 중 일부를 소개하자면,
갈라티어, 넌 모를 거다.
네 무릎에 입맞출 때 내가 얼마나 달아 오르는지.
네 입은 모를 거다.
키스할 때 내가 얼마나 짜릿한 느낌으로 충만해지는지
토요일(7/11)은 태풍 직전이어서 무척 무더웠습니다. 35도까지 올랐지요?
단 둘이 있는 집에서 에어컨을 켤 돈이면 영화관에 가는 게 낫겠다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영화와 시간대가 맞는 김포공항 롯데몰 영화관으로 갔습니다.
미리 예약하지 않아도 “우먼 인 골드”는 “쥬라기”나 다른 영화보다 자리 잡기 쉬울 거라는 짐작대로 14:20분 시작시간 한 시간쯤 전에 적당한 좌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냉방시설 덕에 반팔차림의 우리 내외는 추위까지 느껴가며 영화를 아주 재미 있게 감상했습니다. 그 영화 소개 글이 어제 월요일 아침 조선일보에 실렸더군요. 인터넷에서 예매할 때 저는 1) 관람객, 2) 네티즌, 3) 기자/평론가 평점 중에서 주로 3)을 보고 고르는 편입니다. 수준이 있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재미도 대단했습니다. 신문에 실린 걸 보니 우리 내외 뿐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도 그렇게 여겼나 봅디다.
점심도 거기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영화표 경노할인 5천원(아내는 아직 해당이 안 됨)까지 받아 총액 3만원 미만에 약 3시간의 피서를 했으니 잘한 셈 아닙니까? 추가로 더 피서할까 했는데 쥬라기공원은 좌석 구하기가 어려워서 귀가해야 했습니다.
아래에 소개한 그림을 되찾으려고 오스트리아 정부와 소송을 벌이는 게 주된 스토리인데, 국제간에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은 처리하기 미묘하고 한일간의 현안도 그런 것이겠구나 생각하게 합니다. 문제의 아래 그림은 우리 동기들 마나님들께서 엄청 좋아하시던 유명 화장품사 “에스티 로더”의 손자가 거금 1억2천만불에 구입했답니다.
촬영수법, 스토리, 적당한 긴장감, 거기다가 지적 허영심을 충족시킬만한 스토리 배경.
처음에 얘기한 쇤베르크는 영화 주인공 남자 변호사의 할아버지입니다. 당시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는 정신과의사 프로이드, 위에 소개한 그림을 그린 화가 클림트, 작곡가 말러, 쉔베르크 등 근세 서양문화사를 빛낸 유명인사들이 종종 만났던 모양입니다.
이번 주에도 매우 더운 날이 이어질 모양인데 저 나름 우리 동기들께서 피서하기에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나 드렸습니다.
첫댓글 가끔 영화가 보고싶은데 선택이 어려워
망서리는 적이 많았는데,이번에는 나도백사님 따라가 볼 참입니다.조조할인에 경노까지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