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4일(일), 여자배구 6위 KGC인삼공사(5승 21패)와 5위 현대건설(8승 19패)이 경기를 가졌습니다.
알레나 복귀 후에도 아무런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인삼공사쪽이야 1승이 참 간절합니다만. 사실 순위가 거의 결정된 상황이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긴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양팀 '이예솔 & 박은진 대 정지윤' 구도의 신인왕 후보들간 대결이 흥미로왔죠.
저도 다는 아니고, 아주 잠깐. 앞부분만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 소개
앞선 기대는 인삼공사쪽에서 이예솔과 박은진 카드를 숨기면서(=스타팅 제외) 맥이 빠졌습니다. 대신 오랜만에 코트를 밟는 유희옥 선수는 반가웠고요(14경기만에 출전). 경기 들어갑니다.
■ 오늘의 경기 리뷰
1세트. 홈팀 KGC인삼공사쪽에선 초반 3득점을 쓸어담은 최은지 선수 컨디션이 좋아보였습니다(4대5까지). 하지만 선수단 전체가 골고루 돌아가며 나선 현대건설을 앞지르기란 참 어려웠죠. 양효진 센터는 시작부터 특유의 내려찍기 공격을 선보이고(1대2 시점), 이다영과 황민경 선수의 블로킹도 이어지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현대건설입니다(5대8까지).
세트 중반에도 인삼공사 최은지 선수 활약은 눈부셨습니다. 9대11, 11대15, 16대22가 되는 공격 등등 별다른 범실 없이 깨끗하게! 시원시원한 공격장면들을 많이 연출해냈습니다. 하지만 고유민 & 황민경에 양효진(중앙에서 쉽게쉽게 득점, 9대12 시점 등등), 정지윤 선수까지도 득점(10대14 시점 등)에 나선 현대건설팀이 순조롭게 앞서갔죠. 18 대 25로 현대건설팀이 첫 세트를 가져왔습니다.
2세트 초반도 인삼공사 최은지와 현대건설 양효진 선수의 대결 구도. 오늘 최은지 선수는 노련하게 연타도 잘 구사하는 모습이고(2대1), 양효진 선수도 톡톡 가볍게 득점을 올려주네요(2대2, 4대4 시점). 경기는 이대로 무난하게 흘러, 인삼공사 한수지 선수의 블로킹으로 8대7이 된 상황까지만 TV 중계를 지켜봤습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일단 앞서 리뷰에 쓴 대로, 오늘 최은지 선수 컨디션은 아주 좋아보였고요(20득점, 공격성공률 47.5%). 최은지 선수를 볼 때 꼭 체크하는 부분인 범실 개수도 오늘 5개에 불과(?)했네요. 잘했습니다. 여기에 알레나 선수도 (지금 기록지를 확인해보니까) 31득점에 공격성공률 43.66%라? 거의 85~90% 수준의 경기력을 회복한 것으로 보이네요.
그렇다면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문제였다는 거겠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참 무미건조하다 생각하는 한수지 센터가 그래도 오늘은 9득점(블로킹5개)를 기록했고, 한송이 4득점, 고민지와 박은진 선수 각각 2득점, 그리고 하효림 세터 1득점이 전부였네요.
얼마전 서남원 감독님이 인터뷰하신 바 있었죠? "KGC인삼공사팀에 베테랑은 없다"는 말.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오지영 리베로(88년생)외에 이렇다 할 베테랑이 現 인삼공사에 존재하는가? 팀내 최고연봉자 한수지 선수는 동급 연봉(3억)의 양효진 센터에 비교해보면 정말 너무하고(물론 비교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합니다만), 한송이 선수(84년생)는 원래 리시브(올시즌 성공률 25.27%)도 안되는 데다, 올해는 공격도 안되고 있습니다(공격성공률 30.88%).
제가 개인적으로 참 아쉬워하며 줄기차게 기용을 촉구했었던 유희옥 선수(89년생)도 오늘 오랜만에 나와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1~3세트 내내 뛰면서도 유효블로킹만 2개(무득점). 정말 인삼공사가 중앙 공격을 아무리 안쓴다고 쳐도, 무색무취는 정말 너무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오늘은 신인들을 그렇게 기용한 것도 아니고. 이기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한 채 17연패의 늪... 정말 어떡해야 할까요?
[관련보도] [The Spike] ‘베테랑은 없다’ 서남원 감독 농담에 숨은 KGC의 문제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530&aid=0000004144
반면 현대건설팀에서는 대들보 양효진 센터가
다시 한 번 '사기캐릭터' 모드를 보여줬습니다.
31득점에 공격성공률 60.98% 기록! 경기하는
모습이 하도 기가 차서 자료를 하나 더 가져와
봤습니다.
오늘 경기 2세트, 4대4를 만든 순간을 캡쳐한
사진인데요. 190cm의 신장으로 그냥 붕 떠서
KGC인삼공사 코트에서 드넓게 빈 저 공간으로
공을 '툭' 때려 넣습니다. 정말 툭 입니다.
정말 우리 여자배구 역대급 선수임에 확실하고
뭐 그게 다네요. (회색원이 양효진 선수)
덧붙여서 이로써 현대건설은 6라운드 전승을 기록했답니다. 요즘 분위기가 좋다보니 팀 관련 보도도 호의적으로 많이들 나오는데요.
고유민과 신인 정지윤 선수를 이렇게 잘 활용한 부분, 새로운 포메이션을 찾아내며 탈꼴찌에 나섰던 시간들이 정말 이도희 감독님의 지도력과 혜안, 그리고 이다영 세터 공이 큰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막연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저는 아직 비판적으로 보고 싶어요.
그리고 오늘 이 경기 리뷰를 이렇게나마(2세트 초반까지만 보고) 일부러 쓰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신인왕 예측 때문이죠.
왼쪽부터 흥국생명 이주아(1R 1순위), 인삼공사 박은진(2순위), 현대건설 정지윤(4순위), 인삼공사 이예솔(2R 2순위)
이주아 선수(185cm, 센터, 2000년생)가 선두팀 흥국생명에서 뛰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지난 시즌 같은팀의 김채원 선수가 등장했을 때만큼의 강렬함은 아닌 것 같고요. 드래프트 후 박미희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동공격은 참 아름답게 잘하는 것 같은데, 신인왕 경쟁자들이 만만찮습니다(올시즌 24경기 113득점).
박은진 선수(187cm, 센터, 1999년생)는 경기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상대적으로 범실이나 기복이 좀 더 있어보이고요(물론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에게 이런 타이트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루키니까요). 올시즌 성적은 22경기에서 124득점(블로킹 26개)입니다.
오히려 저는 같은 팀에서라면 이예솔 선수(177cm, 라이트, 2000년생)를 더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올시즌 성적은 13경기에서 94득점. 아무래도 윙스파이커다 보니까 득점을 몰아서 할 때 확실히 눈에 띄기도 하고, 애초부터 서브는 아주 좋았고 장점이 많은 선수죠. 단, 소속팀에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기회를 줄 지가 걱정이고, 최하위에 쳐져있는 팀 성적도 무시할 수는 없겠습니다.
그렇다면 결국엔 정지윤 선수(180cm, 센터, 2001년생)인가요? 현재 팀 순위는 5위에 쳐져있다 해도, 정지윤 선수가 본격적으로 합류한 이후로는(+ 마야선수) 소속팀도 확실하게 상승세를 타고 있고. 개인 누적 성적(27경기 189득점)도 가장 뛰어나고요. 현재에도 가장 확실한 주전으로 대우(인정)받고 있으니 신인왕 가능성이 가장 커보입니다. (오늘도 12득점 올렸네요.^^)
저의 이번 2018-19시즌 여자배구 신인왕 예측은 정지윤 선수입니다!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이예솔 선수 좀 밀어줘보세요)
감사합니다.
[관련보도] [스포츠타임스] ‘신인들 맹활약’ 여자배구 코트를 달군다...기존 선수들도 긴장
http://www.thesports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4811
■ 오늘 경기, Photo~~
이다영 세터(右)의 '엄지 척!'을 부르는 대활약! 양효진 선수(左). 그녀가 30점씩 올리면 아무도 현대건설을 이길 수 없다.
우리 고민지 선수는 나름 캐릭터 참 개성있는데... 한수지 선수도 알레나도 뭔가 부족하고 아쉽게 느껴지는 경기, 오늘도.
유희옥 선수도 정말 오랜만에 코트를 밟았는데... 좋아하는 선수인데, KGC인삼공사는 언제쯤 웃을 수 있을지? 설마 올시즌 5승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