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일요일은 정말 힘든 하루 하루였습니다.
우리 본당(선경구역)에 살다가 사업에 실패하여 정든 아파트를 팔고
동산고 부근의 삯월세집으로 서글프게 이사간 우리 이웃의 사연입니다.
이사간 후로도 자금력이 없다보니 기존에 하던 사업을 어렵게 끌어가고 있었는데
그 마저도 악덕 업체를 만나 정말 설상가상으로 전체 자금이 묶인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대림환에 촛불을 밝히고 기도한 후에 남양성모성지를 다녀왔는데
그만 불이나 가제도구 전체가 전소되고 말았습니다.
토요일날 봉사를 마치고 오후 2시 반경 귀가 길에 다급한 소식을 접하고 달려가 보니
정말 32평정도(주인세대)의 집안은 모두 잿더미가 되어 있었고
경찰과 소방관이 나와 사진을 찍고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할말을 잃었습니다.
아! 주님! 어찌 이리 매정하십니까!
신앙심이 깊은 이 가정에 왜 또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이토록 다 탈때까지 당신께서는 보고만 계셨습니까?
라는 원망의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방방에 있는 주님의 고상은 불에 타 없어지진 않았지만
모두 불길과 그을음으로 까맣게 된 것을 보고 무척 마음이 아팠습니다
불 속에서 모든걸 보시고 얼마나 가슴 아파하셨을까?
이 가정에 주신 이 시련을 이길 수 있는 힘도 같이 주시겠지?
늘 고통 뒤에 숨어 계시며 고통 뒤에 환희의 기쁨도 마련하고 계시겠지?
라며 위안도 해보았습니다.
그를 위로 하기 위해 밤 늣도록 술을 한잔 하고
그를 데리고 마지막 너와 갈 곳이 있다며 성체조배실을 찾았습니다.
대성통곡, 그리고 울음 바다였습니다.
그의 절규가 아직도 귀에 메아리 침니다.
그리고 담날인 어제 일요일엔 아침부터 저녁 늣도록 전소된 가구와
실내 철거작업을 하였습니다.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던 그 일을 빈첸시오회원 세명과 자진해서 나선 신자 2명...
5명이 하기엔 너무 벅차 여기 저기 도움을 청해보았지만 냉냉한 반응에 상처만 받았습니다.
할 수 없이 신부님께 도움을 청해 놓고 이웃본당 빈첸시오회로 연락을 해서 지원을 받았습니다
원곡동과 월피동 본오동 빈첸시오회에서 도우러 7명이 왔습니다.
불에 탓다지만 그래도 쓸 수 있는 건 건져야 하니 마구 처리 할 수도 없고
정신없는 본인들이 하나 하나 추릴려니 시간은 가고 정말 자매님들 손길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내부 철거 작업이 몇사람의 힘으로 시작되었는데
탄광 인부 같은 모습으로 모두 열심히 하였습니다.
조금 늣게 왔지만 이웃 본당 신자들도 정말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매쾌한 냄새, 손길이 닿는 곳마다 숱덩이, 날리는 숱가루, 거기에 강추위까지....
내부철거가 거의 끝나 밖으로 반출할 시점에 오후 서너시 경 우리 본당 신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늣도록 보이지 않는 우리 감골 신자! 섭섭하다, 너무 한다, 등
만감이 교차하였는데 할일이 태산같은 그 시점에 약 20명 정도가 한꺼번에 오셔서
순식간(약 2시간)에 그 많던 잔재물을 밖으로 끌어내주었습니다.
정말 엄청난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마치고 그 분들은 모두 가시고 우린 남아서 늣도록 걸래로 숱가루 바닥을 청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회원 중에 제일 나이드신 누님이 미리 준비해온 부스타에 물을 얻어 라면을 끓였습니다.
바닥에 박스를 깔고 소주를 곁들이며 허탈함 속에 요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신자 중 실내 장식하는 분을 소개받아 가급적 공사비가 적게 들도록 협의하고서
우리도 흩어지고 갈 곳이 없는 세 가족은 자매님 친구 집과 부모님 집으로 흩어져 갔습니다
칠흑같이 어둡운 밤, 매서운 추위 속에 .... 말 없이 ...모두 무겁운 발검음으로 말입니다.
이 일을 통해서 "할 일은 많지만 일꾼이 없구나"라고
탄식하신 주님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일은 앞이 안보이는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는 냉냉한 모습들에 말입니다.
그 분은 너무 너무 우리를 사랑하여 우리의 회개를 애타게 기다리지만
맘을 열지 않고 그 분의 부르심에 귀를 막고 외면하는 우리의 냉냉한 모습에
그 분이 받은 상처는 죽음에 까지 이르렀지 않았습니까?
이웃의 절규하는 소리에 귀기울이는 우리가 됩시다.
그 것이 주님께서 절규하시는 소리일 것입니다.
ps. 앞으로 원상복구비(약3000만원)와 월세(보증금)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우리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도움을 주실 분은 저에게 연락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