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어장, 그에 맞는 마음과 도구 김 용 주 목사
우리는 가정이 황폐화되고 교육이 무너져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청년들이 군대 들어오기 전까지 어쩌면 인생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니거나, 자신에 대한 가치를 깨닫는 것이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으며, 그냥 또래들과 어울려 시간 가는데로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을 바꿀 수 있는 곳이 바로 군대입니다.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며, 인생에 대해서 더 멀리 바라보게 되며, 내 주위의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 깊이 감사할 줄 알게 되는 군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군대는 우리가 늘 놓쳐서는 안 되는 선교의 큰 어장입니다. 그러나 군대를 전도하기에 큰 어장이라 말하기는 하지만 크다는 생각만으로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군대가 큰 어장임은 엄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교회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들이 많이 있습니다(종교의 형평성, 지휘관에 따른 종교편중, 편해지는 군 내무생활, 개인주의적 성향, 포스트모더니즘의 성향, 크리스챤 간부임에도 군내 신앙생활을 피하는 모습, 인본주의적 사고). 이런 것들을 마주할 때마다 더욱 초심으로 돌아가 전심전력하는 마음을 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늘 첫 마음을 품으려 노력합니다. 그러한 마음가짐과 함께 큰 어장이기에 그에 맞는 더 좋은 도구가 필요함을 자주 느낍니다. 가끔 군선교를 위해 오시는 분들을 보면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음을 봅니다. 옛날을 생각하면서 군대는 간식(먹을거리)을 많이 준비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오시는 팀이 가끔 있습니다. 군대가 선교의 큰 어장이기에 낚시대만 준비해선 아무 고기도 낚을 수 없습니다. 물 속 깊이 있는 고기를 낚기 위해선 진심으로 기도하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사고하며, 더 잘 준비된 설교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가끔 있음을 봅니다.
그런 의미로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면, 인천노회 남선교회 연합회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진심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찾아와 주시고, 잘 준비된 말씀을 전해주시고, 준비된 찬양팀(성가대)을 보내주시어 은혜를 끼쳐주시고,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병사들과 호흡하기 위해 축구팀으로 함께 하여주시고, 축구뿐만 아니라 자장면 파티를 베풀어 주시며, 병장들을 위한 병영캠프에 유명 강사를 허락해 주셔서 청년(군인)들로 하여금 인생에 대해서 멀리 바라보게 하고 지금을 준비하게 해주시고, 푸짐한 간식과 부족한 재정을 공급해 주셨습니다. 이것들을 생각할 때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지난 2년간 인천노회 남선교회 연합회의 도움으로 각 교회(연대본부-백승, 2대대-필승, 3대대-백승학운)에서 저와 두 분의 목사님(김봉영-3대대, 김대식-2대대)이 더 힘 있게 사역할 수 있었습니다. 큰 어장에 적절하고 귀한 도구들을 필요한 때에 맞게 공급해주셔서 얼마나 힘이 났는지요. 처음에 100연대에 왔을 때에는 교회(종교)에 대한 병사들의 마음이 부정적인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천노회 남선교회 연합회의 도움으로 그러한 분위기들이 많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처음 와서 1년 동안은 매주일(주일오전예배) 평균 240명이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1년은 평균 300명이상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주일저녁과 수요일까지 고려하면 더 많은 인원이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토요일마다 성경공부를 통하여 여러 형제들이 올바르게 세워져가고 있습니다. 세례를 통하여 형제들이 주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큰 어장 속에서 필요한 도구가 되어주시고 지속적으로 기도해주셔서(기도해주고 있음을 자주 느낍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2007년 11월 말부터 100연대 섹터가 더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한 개 중대가 가정동으로 파견 나가게 되고, 100연대가 맡아 왔던 해안이 기존보다 3배정도 더 넓어짐에 따라 두 개 중대가 투입되어 해안을 책임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저희는 더욱더 기도와 땀 흘리는 일에 성실을 담기로 다짐하였습니다. 큰 어장 속에 저희는 작은 배이지만 주님이 함께 하시고 인천노회에서 지난 2년처럼 한결같이 기도해주시고 귀한 도구가 되어주시면 계속해서 이 큰 어장에서 귀한 열매들을 보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는 이제 이곳 백승교회의 사역을 마치고 인천 계양구 효성동에 있는 특임단(늘푸른교회)로 옮기게 됩니다. 지난 2년 동안 기도해주시고 섬겨주신 인천노회 남선교회 연합회와 황태식 장로님, 이맹주 집사님, 그리고 먼 길 마다하지 않으시고 찾아와 주신 찬양팀, 축구팀, 김한석 집사님의 은혜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2008년 6월 30일 백승교회 (17사단100연대 본부교회)
김 용 주 목사 (육군 대위)
백승교회김용주목사(2008.6.30).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