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 신행자 이 종기 통일개발 사장님

▶기자 : 이렇게 만나 뵈어 반갑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종기 사장님께서 법당을 운영하시고 신행단체를 이끌어 오시는데 재가자로써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해오셨는데 신심내지 특별한 동기라도 있으셨는지요?
▷이 종기: 저는 신심도 있었고 동기부여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일을 생각해보면 부처님 가르침에 인연법이란 것이 있는데 인은 나고 연은 나와 연이 된 주위의 인연들 심지어 동식물 색계 무색계를 다 포함할 수 있겠지요.인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말씀도 이 우주의 중심으로써의 나가 아니겠습니까? 나를 중심으로 한 연이 펼쳐지는 그런 인연법인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는 부처님 불법과의 인연이 제가 무엇을 하겠다는 의지로써가 아니고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제가 고려대학교를 졸업 했는데 한 5 년 전에 어떤 분으로부터 이메일이 왔었요. 고려대졸업생들끼리 불자 교우회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메일이 오기 전 까지 저의 신앙은 어머니 따라 또는 어머니 모시고 절에 가거나 등산길에 절에 들러 삼배하는 정도의 불교의 의미도 모르고 그저 단순한 모성불교도 그리고 기복신앙인 이었습니다.
그러다 불자 결성회를 계기로 해서 그때부터 우연치 않게 불교를 공부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불자교우회를 나가면서 불교의 인연이 있어서였는지 교우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획 조직 운영 등 모든 일을 맡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경전과 불교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게 되었고 그로인해 그동안 절에 다니기만 하며 대충 알았던 불교가 각기자신의 가족의 복과 소원성취하기 위한 절하기와 기도, 산신각 약사여래 등을 찾아다니는 등 욕망이루기에 급급해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몰랐는데 처음엔 무척 어려웠지만 차츰 불교, 부처님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인간으로 태어나신 생불이셨기에 그분의 가르침이 가슴에 와 닿아 그분의 가르침을 주변의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누려다보니 때로 비교종교학 쪽으로도 관심이 가서 공부하게 되었는데 현재 한국 상황에서 기독교의 가르침과 비교가 돼서 교리도 보고 평가를 하게 되고 하였습니다. 그러다 저에게 인천에 있는 저의 건물에 어떤 분이 임대를 했는데 그곳에 그분이 법당을 차리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게 어떠냐고 묻기에 좋다고 하였지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분이 무속인이더군요. 이것도 인연인가 싶은 것은 그분이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온 사람인데 사업을 하면서 사기를 쳐서 2년 반 정도 감옥에 갔다 왔고 그 과정에 자신의 집에 차렸던 법당을 지킬 수 없어 저의 건물로 들어 왔는데 법당 차리는 것으로 저는 좋았는데 그 뒤로도 사업상 또 사기횡령으로 다시 감옥에 가게 되어 법당을 제가 맡게 된 것입니다.임대료도 전혀 내지 않은 상태여서 법적으로 정리해서 제가 부처님을 모시게 되어 저는 부처님께서 제게 큰 선물을 주신 것으로 생각이 들고 이제는 너무 좋습니다. 하여 이제는 1달에 두 번씩 초하루 보름 법회를 스님을 모시거나 법사님을 모셔 진행해 왔고 스님과 법사님을 모시지 못하였을 때엔 저라도 진행을 맡아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일확스님을 모시고 있는데 태고종스님으로 고대 경영학과를 나오고 출가하신 옛 친구였던 법안스님께서 소개해 주신 분입니다.
▶기자 : 한국사회에서 불교관련 활동함에 있어 어려운 점과 이로운 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종기 : 너무 비판적이고 솔직한 표현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부처님께서 3귀의처(불, 법, 승)에 대한 설법을 하셨습니다. 그중에 제일은 당연히 불(佛)에 대한 것이고, 다음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리하고 체계화 한 법(法)이며 마지막으로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속세 중생들에게 가르치고 일깨워주는 승(乘)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승가의 활동상이나 사회와의 연결방법이나 접근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많은 차이는 있겠지만 저의 개인적인 경우는 승가의 자세가 너무 도식화되어있고 불교를 접하는 신도들에 대하여 친밀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무명한 중생들을 낮은 자세에서 친밀하게 이끌어 주고 중생들을 받들어 모시겠다는 자세의 결핍을 극복해야하는 문제들이 매우 어려운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소규모의 법당들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어려움에 봉착하는 현실적 상황들입니다. 법당을 운영하기 위하여 고사(告祀)를 지내야 하고 천도재를 해야 하며 운명상담도 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승가에서도 평생을 몸담았던 법계에서 몸이 아프거나 있던 절을 떠나게 되면 그 후속적인 지원책이 전혀 없다는 현실적 문제에 봉착해야 하는 점들입니다.
제가 부처님과의 불연(佛緣)으로 이루어진 법당인지는 몰라도 저의 건물에 작은 법당이 하나 있는데 예전부터 알고 계시던 스님이 계시던 절이 매매되면서 갈 곳 없어진 스님의 요청이 있어 저의 절에 모시고 어렵사리 생활하고 있습니다. 즉, 교계의 승가에 대한 지원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제도적 미비점이 불교와 관련된 불제자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하는데 커다란 걸림목이 된다고나 할까요. 대충 이런 문제들로 인하여 파생되는 문제들이 종교 활동함에 장애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에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을 시행하였습니다. 즉, 유교를 장려하고 불교를 억제시킨 정책이었는데 유교의 가르침 중에서 조상을 모시는 풍습은 부모에 대한 효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민족적 풍습이나 정신적 관습들이 불교의 가르침과 아무런 저항없이 공존하는 현상은 매우 합리적이고 자연적인 현상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스님들의 경우에도 불당에 모시고 있는 칠성각이나 산신각은 우리가 모시는 부처님들과 같은 위치에 계시는 영가들로서 우리조상을 숭배하고 조상들께서는 자식들을 항상 보살펴 주신다는 기복적 토속신앙의 의미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종교 활동함에 많은 이로운 점이라 하겠습니다.
▶기자: 법당을 운영하시려면 나름 경제적인 뒷받침이 있으셔야 할 텐데 어떻게 해결해 나가시는지요? 특히 요즘은 다들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요.
▷이 종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조그만 법당 절 등을 운영하시는 불자님들과 스님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이 본인 소유의 부동산이 아니면 임대료가 필요한데 그것이 큰 부담인 것 같습니다만 저의 경우는 우리 건물이고 우리 건물에 법당이 있다는 자부심을 갖기에 경제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매월 첫째 토요일 수행정진 법회를 하고 있는데 25여분이 나오시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십시일반으로 보시금이 모이고 때론 스님께서 재를 지내기도 하여 스님의 제반 경비는 충당하시고요.
▶기자: 스님께서는 어떤 수행방법으로 지도하시는지요?
▷이 종기: 법당이 상업지역에 있어서 일반직장인 들이어서 수행법회를 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한달에 2번 정도 수행 정진을 하고 있습니다. 사시예불 법요식등도 하고요. 또 저녁에 법문연이라는 기공을 통한 수행을 지도하시면서 경전을 위주로한 법문도 하십니다. 첫째 토요 법회는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되는데 300배 절 수행도 합니다.
▶기자: 법당을 운영하시면서 신행활동도 하시는데 그런 생활이 개인의 일상 생활과 가정생활, 나아가 사회 생활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요?
▷이종기: 좋은 경험들이 있어 그런 경우를 놓치지 않으려고 ‘초발심시변정각’이란 문귀를 마음에 새기고 삽니다. 그리고 책상위에도 법정스님의 역서인 진리의 말씀을 늘 읽곤 합니다. 살면서 문제가 생기면 궁극의 인생 목표는 깨달음이기에, 그리고 지식은 없어도 지혜는 갖출 수 있기에 가정의 문제나 사업 등의 문제가 생기면 순간적으로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하셨을까 먼저 떠올립니다. 그리고 탐심이 없으면 진심도 치심도 생겨나지 않을 것이기에 왜냐면 탐진치 삼독은 다 탐심에서 생겨난다고 봅니다 탐심은 색계에서 발생하는데 색계의 것을 탐하는 것이 우선이고 무색계인 명예 지식에 대한 탐심이 또 있을 수 있는데, 어리석음이란 자기욕심 채우려 거짓말하고 화내고 하는 것으로 탐심이 가장 원인이기에 경우마다 부처님을 생각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결정하면 늘 편안 해진다고 생각 합니다.
▶기자: 몇 년간 법당을 운영해 오면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한 내,외적 확장 등의 계획이 있으신지?
▷이종기: 저 자신은 미흡하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었던 것에 깊은 감사를 하고, 첫째는 지금 부터라도 더 공부해서 진정한 불교의 가치가 무엇인지 ,목적이 무엇인지를 나누고 싶은 발원이 강합니다. 특히 기복불교를 신앙하는 분들께 법당에서 천수경 반야심경 한다고 해서 근본 변화가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법당에서 경을 외는 만큼의 집중 내지 신심이 생길지 몰라도 법당을 벗어나 사는 모습을 보면 그저 현실에 매달려 사는 중생일 뿐이기에‘처처불상이요 시시불공’이라는 마음을 계속 가질 수 있게 또 누구나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기자: 불교 수행을 그리고 교리 공부를 하신 내용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이 종기: 첫째, 저 혼자 불교서적을 탐독하였고, 둘째로는 한국 불교 문화원에서 수강하였고, 셋째로는 길상사의 불교 교양대학에서 수강했으며, 넷째로는 불교 TV를 자주 시청하여 불교 교양을 습득 했습니다.
▶기자: 가족 분들도 같은 불자이시며 하시는 일에도 동참하시는지요?
▷이 종기 : 아내는 교회에 다니고 두 아들이 있는데 아이들도 어머니 따라 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겐 조심스레 불교 쪽으로 권유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불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가족 중에 그래도 최근에 아버님께서 절에 나가시기 시작 하셔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제 자신의 신심과 수행이 갖추어 지면 가족들도 부처님의 가르침에 관심을 갖고 배우려 할 것이라 믿기에 더욱 노력 할 것입니다.
▶기자; 거사님의 발원이 가족 분들과 그리고 주위 분들께도 봄날 꽃향기가 널리 퍼지듯 퍼져 아름다운 결실이 있기를 바라며, 좋은 말씀 나눠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