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여행지, 추억으로 남은 여행지의 상징을 팔찌에 참(charm)으로 달고 다니던 친구가 있었다. 에펠탑도 샴페인잔도 그녀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해피 바이러스였나 보다. 덕분에 손목 아래 달랑거리는 전형적인 팔찌 스타일뿐 아니라 목걸이에 여러 개를 달거나 다른 길이로 레이어링할 수 있는 참은 언제나 필자의 시선을 자극한다.
참(charm)이란 다양한 의미를 가진 작은 펜던트의 종류로 19세기 영국에서는 귀부인이나 부잣집 여성들만 팔찌로 착용했다. 오늘날에는 브랜드 별로 수십~수천 개의 참이 있어 하나씩 달아가며 만들어가는 맞춤형 주얼리의 표본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 낼 수 있다는 점과 위트 있는 메시지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다. 희소성 때문에 수집하고 싶은 욕구도 자극하며 원하는 만큼 무한변신도 가능하다. 또 본인만의 메시지 혹은 둘만의 특별한 소중한 추억을 담아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사진첩처럼 서로 공유한 시간과 추억을 모아서 선물할 수도 있으니 이만큼 의미 있는 주얼리가 또 있을까?
참은 팔찌나 목걸이의 모습으로 여러 유행을 거쳐 주인공이 되곤 하였다. 판도라나 트롤비즈같은 유러피언 참 팔찌도 유행 중이지만, 현재 뉴욕에서 인기 있는 기본 참을 꼽는다면 평화, 사랑(하트), 열쇠, 알파벳, 하늘 테마(별, 달, 해), 자연 테마(동물, 곤충, 식물), 흑진주, 숫자, 로켓(locket), 파베 세팅, 종교, 이블 아이(evil eye), 해골, 행운의 상징(wish bone) 등이 있다. 물론 재미(fun)와 레이어링은 필수 콘셉트이다.
이 중 유독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참은 알파벳으로, 숫자 참과 더불어 또 다른 맞춤형 디자인의 기회를 열어 주었다. 제니퍼 피셔(Jennifer Fisher)나 알렉스 우(Alex Woo)의 제품처럼 특정 메시지를 각인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이니셜 또는 문장의 머리글자를 따와 ‘단어의 조합’을 만드는 것은 꽤 보람찬 작업이다. 최근에는 제시카 알바가 딸의 이니셜을 딴 알렉스 우의 참 펜던트를 착용한 모습이 파파라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물론 참이라고 저렴한 소재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샐리 손(Sally Sohn)의 팔찌처럼 고대 비즈, 다이아몬드볼, 옐로 블루 그린 화이트 브라운의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 각종 유색석, 진주, 그리고 18K 골드로 이루어진 파인 주얼리 버전도 뉴욕 업타운 여성들의 위시리스트에 올라있다.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컬러 포인트가 더해진 참을, 섹시미를 표현하기에는 강렬한 컬러와 패턴이 믹스된 장식이 좋다.
때로는 어떤 참들을 섞어서 연출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는데 계절, 크리스마스, 여행지, 자연 등 테마별로 구입하면 재미는 배가되면서 비용과 시간은 절약된다. 게다가 참은 사랑하는 사람과 감성적인 가치를 나누는 데 탁월한 매개체다.
열쇠와 자물쇠, 반으로 나누어진 하트, 피자 한 판과 조각 같은 기본적인 디자인 외에도 생활 속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 개발로 세트가 만들어진다. 전통적인 참이 개인의 성격에 맞게 선택된다면 현대적인 참은 개인의 스타일을 공유하고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데 특징이 있다.
참은 대부분 디자이너의 인생에서 영감을 얻고, 주변의 모든 사물과 생명체가 소재가 되어 새로운 콜렉션으로 개발된다. 간혹 무게감이 느껴지고 활동이 거추장스럽더라도 고급스러운 업타운 스타일로, 또는 개성 만점의 다운타운 스타일로 캐주얼한 엣지를 추구하는 참. 또 다른 뜻인 '매력(charm)'이란 표현에도 딱 들어맞는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참을 선택할 때면 당신의 심장에 가장 가까이 두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고 참이 매달린 손목을 바라볼 때마다 이끌어내고 싶은 감성은 무엇인지 떠올리도록 하자. 세상 가장 멋진 스토리가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출처 : 주얼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