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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왜 영어를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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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한국 사람으로서 이런 질문은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그리고 내가 엄청 교만해 보일거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지난 10년간 개인과외와 학원강사로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항상 의문이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왜 영어를 못하는 것일까?”
이 질문은 한국 사람들이 바보라는 뜻이 절대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공부를 못한다는 뜻도 절대 아니다. 세계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나라를 뽑으라면 한국은 분명 1,2위를 다툴 것이다. 즉, 이 질문은 한국 사람들이 어린 나이때부터(대부분 초등학교때부터) 영어공부에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 것에 비해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어떻게 영어 교육을 하는지 잘 몰랐다. 그러나 초, 중, 고, 대학생, 직장인들을 가르치면서 한국에서의 영어교육방침이 절대로 회화를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4학년 Hawaii Kailua Kona에서
5학년 Canada Clive에서
한국 사람이 정말 영어를 못할까?
영어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이 질문에 답은 달라진다.
독해, 문법, 어휘수준으로만 따진다면 한국 사람들의 영어 실력은 매우 높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분명 토플 점수도 통계적으로만 본다면 한국은 아시아에 있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상위권에 속해 있다. 그러나 듣기와 말하기로 평가한다면 아마도 동남아 관광지에 있는 택시 기사들보다도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디에 초점을 두고 영어를 잘한다 못한다 평가해야 하는가?
우선 영어 실력을 따질 때 크게 다음과 같이 구분 지어 평가할 수 있다.
1. 문법(grammar)
2. 독해(reading)
3. 어휘(vocabulary)
4. 쓰기(writing)
5. 듣기(listening)
6. 말하기(speaking)
(내가 처음 과외를 시작할 때 학생을 테스트한 후 위의 6가지의 항목으로 점수를 매긴다)
그렇다면 한국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어떤 항목이 강한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순서다.
강함 : 문법 > 어휘 > 독해 > 쓰기 > 듣기 > 말하기 : 약함
한국 사람들만큼 문법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6년 이상을 문법위주로만 공부했으니 모를 수가 없다. 단어는 하루에 몇십개씩 버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달달 외웠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능시험을 준비했기 때문에 독해는 지겨울 정도로 달련이 되있을 것이다. 즉 문법, 어휘, 독해는 한국 사람들 모두 달인이다.
그렇지만... 쓰기, 듣기 말하기는 거의 빵점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할 때 문법 위주로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워낙 영어와 언어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 유럽 사람들, 특히 독일 사람들이 영어를 너무 쉽게 하는 이유도 문법 구조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이 일어는 쉽게 배우지 않는가?
만약 영어가 터키어나 몽골어처럼 우랄알타이어 계통이였다면 우리 나라 사람들의 영어 실력은 세계 최고였을지도 모른다.
한국 사람들은 주로 어떻게 영어를 공부해왔는가?
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서의 영어 공부는 다음과 같았다.
유치원 - 교육 안함
초등학교 - 문법
중학교 - 문법, 어휘
고등학교 - 문법, 어휘, 독해
대학교 - 어휘, 독해
12년간 단어만 달달 외우면서 문법 위주로만 공부를 해왔으니 쓰기, 듣기, 말하기를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항상 선생님만 영어로 떠들고 학생들은 받아적기 바쁘다.
학생들 입에서 영어가 나오는건 두세마디 정도다.
항상 영어는 연필과 노트로만 했고 귀와 입으로 한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요즘 와서야 이 심각성을 깨닫고 교육방침이 약간 변한 것이다.
유치원 - 회화
초등학교 - 회화
중학교 - 문법, 어휘, 회화
고등학교 - 문법, 어휘, 독해
대학교 - 어휘, 독해, 회화
그러나 고등학교의 교육방침은 크게 변한 게 없다. 아직도 수능이라는 것이 발목을 붙잡아서인지 회화의 중요성을 무시한 채 연필과 노트 위주 영어 교육을 아직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교는 회화의 중요성을 받아들여 확실히 많이 바뀌었다.
내가 8년 전에 한 중학생을 가르친 적이 있다. 물론 영어회화 과외였다. 그 아이는 6개월 정도 나와 공부하면서 영어(회화)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아무 문제없이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중3이 되면서부터 우선 학교 공부에 신경을 더 써야한다면서 일주일에 3번하던 과외를 2번으로 줄이고 또 1번으로 줄이더니 고1이 되자 아예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어느 날 그 아이가 대학생이 되서 다시 연락이 왔다. 가능하시면 다시 영어회화 과외를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학생과 3년에 만에 다시 과외를 하게 되었다. 예전에도 모든 대화를 영어로 했기 때문에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 학생에게 영어로 말을 걸었다. 근데 너무 충격적인 것은 그 학생의 반응이였다. "선생님~ 저 하나도 몰라요~ 다 까먹었어요~ 처음부터 다시해야 되요~" 그 학생은 거의 벙어리 수준이 되어있어고 듣기 또한 내가 말을 조금이라도 빨리하면 잘 못 알아들을 정도가 되어버렸다는 것이었다. 나와 공부를 중단한 후 3년간 귀와 입을 잠시 닫고 연필과 노트로만 영어를 접하여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된 것이다.
요즘은 영어 공부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초등학교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영어공부는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였다. 유난히 극성인 학부모들이나 초등학교때부터 자녀들에게 영어를 시켰다. 그러나 요즘은 모든 아이들이 유치원때부터 영어를 시작하고 있고 오히려 한국말보다 영어를 먼저 배우게 하는 부모도 있을 정도다.
중학교
요즘 중학교에서 “해외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사람 손을 들어봐라”라고 물어본다면 한 두명이 손을 들 정도다.(서울 강남권) 그만큼 여행이든 어학연수든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자녀들을 해외 경험을 한번이라도 해보게 하는 추세다. 특히 방학 때 한두 달 코스로 필리핀 같은 곳에라도 어학연수를 보내는게 중학생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중학생들은 영어를 참 잘한다. 여기서 내가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문법을 말하는 게 아니다. 외국인이 지나가다 길을 물어도 아무 부끄러움 없이 자신 있게 영어로 길을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 대부분 중학생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도 없을뿐더러 유치원, 초등학교 때부터 회화 위주로만 영어를 공부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영어는 공부가 아닌 취미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취미처럼 느껴진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수영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만약 우리 나라에 수영장이 하나도 없다면 우리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서만 수영이 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수영을 해보고 싶지만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만 배우게 되는 것이다. 자유형, 평형, 배형 등 이것들을 그림과 사진으로만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날 정말 물에 빠지게 됐을 때 이론적으로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한번도 연습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그 수영은 매우 어색하고 웃겨보이는 동작이 되는 것이다.
수영장과 마찬가지로 입과 귀로 할 수 있는 영어장이 없으면 오직 책과 연필로만 접하게 되기 때문에 영어를 이론적으로만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외국인과 실제로 영어를 해야하는 상황에 빠지면 어떻게든 손짓 발짓 하며 이론적인 영어를 시도하겠지만 그 영어는 매우 어색하고 우습게 들리는 영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요즘 중학생들은 유치원, 초등학교때부터 영어장에서 마음껏 수영하며 항상 놀고 연습했기 때문에 영어라는 물에 빠져도 전혀 두려움과 부담감 없이 영어라는 수영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과거에 비교하여 고등학교의 영어 교육방침은 아직까지도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과거에도 수능만을 위한 영어공부였고 요즘도 마찬가지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회화 위주로 영어를 배우다가 어느 정도 입에서 영어가 자연스럽게 나오려고 할 때쯤 모든 것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이 다가오면서부터 회화는 잠시 접어둬야 한다. 회화책은 잠시 책꽂이에 깊숙이 꽂아 놓고 독해와 어휘 문제집에만 올인을 해야 한다. Vocabulary 33000등 단어만 잔뜩 나와 있는 책을 사서 평생 한 번 사용하지도 않을 것 같은 전문용어들 까지 무조건 달달 외워야만 한다. 아무리 입으로 나불 나불 영어를 잘하고 발음이 좋다고 해도 수능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 순간부터 더 이상 영어는 의사소통을 하는 언어수단이 아닌 수학 방정식이 되어 버린다.
대학교
요즘 대학교에서는 외국인 교수의 강의가 점점 더 많이 개설되고 있다. 한국말로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교재를 원서로 읽으니 머리는 깨질 것만 같다. 또 레포트 마저 영어로 작성해야 하는 수업들이 있다. 중고등학교때부터 영어는 읽기만 했는데 평생 시도도 해보지 않은 Writing을 하려고 하니 펜이 움직이지 않는다. 거기에다가 영어로 Presentation을 준비해서 수업시간에 발표까지 해야한다. 한국말로 해도 긴장되고 떨릴 것 같은 Presentation을 영어로 하려니 몇일동안 달달 외운 대본을 그대로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군대
남자라면 누구나 편한 군생활을 생각해봤을 것이다. 좀 편하게 해볼까하는 생각에 매주 외박을 나온다는 카튜샤로 가기 위해 토익 시험을 위해 틈틈이 공부를 한다. 카튜샤도 떨어지면 통역병으로라도 가볼까하는 희망을 갖는 사람도 종종 있다.
유학
과거에는 유학이 집에 돈만 있으면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얘기가 달라졌다. 아무리 학교 성적이 좋고 집에 돈이 있어도 토플 점수가 받쳐주지 않으면 웬만한 대학은 지원서 조차 내밀수도 없다. 토익 점수도 바닥을 기고 있는데 토익보다 더 어렵다는 토플을 공부하는 건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다.
설사 유학에 갔다해도 1~2년만 다니다가 다시 귀국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보통 우리 귀에는 성공한 스토리만 들리기 때문에 누구나 미국으로 유학을 하면 가게 되면 졸업장을 가지고 돌아온다고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아마 주위 친구들 중 미국 유학을 간다고 떠났다가 몇년 뒤에 연락을 해보면 누구도 모르게 다시 한국에 들어와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경우를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상상에 맡기겠다.
현실은 이렇다. 한국은 고등학교 시절을 TV 볼 시간도 없이 죽으라고 공부만 하고 대학교에 가서야 여유롭게 데이트라도 하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놀 수 있다면 미국은 정반대다. 미국은 고등학교 때 여유롭게 놀면서 데이트도 할 수 있다면 대학교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도서관에서만 살아야 한다. 보통 아메리칸 파이나 미국 코미디 영화에서 나오는 대학 풍경은 이름도 없는 엉터리 대학들 얘기다. 매일 술마시고 파티하고 놀러다니는 학교는 대학 취급도 받지 못하는 대학들 얘기다. 미국에서 제대로 된 대학, 특히 아이비리그 대학들 캠퍼스에 가보면 노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 도서관에 쳐박혀 공부만 하고 있다. 그리고 4년제 대학이라고 당연히 누구나 4년안에 졸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다시 말해 한국 대학은 들어가기는 어려워도 졸업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미국 대학은 들어가긴 쉬워도 졸업하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 대학은 웬만큼만 하면 A나 B학점을 쉽게 받을 수 있지만 미국 대학은 아무한테나 A학점을 주지 않는다. F를 받아 재수강을 하는 일은 너무나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한국 대학이 4년제 대학을 4년안에 졸업하는 사람이 99%라면 미국은 평균 65%라고 보면 된다. 그만큼 대학에 들어가긴 쉬워도 졸업하긴 정말 어려운 곳이 바로 미국 대학이다.
그럼 다시 전 얘기로 돌아와서, 유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모국어인 영어로 공부를 해도 졸업하기 쉽지 않다는 대학에 한국 학생이 평생 한국말로 생활하다 뒤늦게 배운 영어로 그들과 경쟁을 해서 졸업을 한다는 것은 정말 도전 중에 도전인 것이다.
주위 친구 중에 미국에 가서 유학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장을 가지고 돌아 온 사람이 있다면 박수를 춰져야 한다. 그들이 겪은 고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어학연수
누구나 유학을 꿈꾸지만 쉽게 포기하고 택하는 다음 옵션은 바로 어학연수다. 그리고 장기적인 계획으로는 어학연수를 1~2년 정도 한 후 다시 유학에 시도를 하려는 사람도 많다. 어학연수로 많이 가는 곳은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이다. 그 이유는 미국과 케나다에 비해 조건이 덜 까다롭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적인 부담이 덜 되는 곳을 찾는다면 보통 말레이시아나 필리핀을 찾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학연수만 갔다오면 영어를 잘하겠지'라는 기대를 품고 간다. 그러나 정작 기대한 만큼의 만족할만한 실력을 가지고 돌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뉴질랜드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어학연수로 온 한국 사람들을 많이 봤다. 처음 해외에 나와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며 신이 나는 일이다. 처음에는 도착해서 열심히 학원에서 공부를 하지만 길게 가야 1~2주밖에 못간다. 그 이유는 '뉴질랜드에 가면 현지인들과 하루종일 프리토킹을 하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고 왔지만 학원에는 중국인, 대만인, 일본인들로만 가득차있기 때문이다. 서로 못하는 사람들까리 대화를 하니 영어를 배우기는 커녕 중국말만 배우게 된다. 서로 발음도 엉망이고 문법도 엉망인 사람들끼리 얘기를 하자니 '내가 왜 비싼 돈 내고 여기까지 왔나'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렇다고 길거리에 지나가는 뉴질랜드 사람을 붙잡고 말을 걸수도 없는 일이다. 그들은 동양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려고 하지 않는다. 마치 한국에서 파키스탄 사람이 지나가는 한국 사람을 붙잡고 말을 건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한국말도 서투른 파키스탄 사람이 한국말 좀 연습하고 싶다고 한국 사람을 붙잡는다면 누구나 뿌리칠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동양 사람은 백인 사회에서 그런 존재가 된다. 물론 영어를 매우 유창하게 하면 약간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태원에서 외국인들에게 영어로 말을 붙혀본 적이 있거나 해외 관광지에서 외국인을 만나 즐겁게 말을 해본 기억을 가지고 뉴질랜드에서도 똑같이 시도했다간 마음 깊이 상처를 받을 지도 모른다. 관광지에서 동양인 관광객과 서양인 관광객으로 만나는 것과 그들이 사는 현지에 가서 동양인과 현지인으로 만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시 어학연수 얘기로 돌아와서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내리는 결론은 이렇다. '이 학원에서 공부하는 영어는 내가 한국가서도 혼자 충분히 할 수 있다. 비싼 돈들여 먼땅까지 왔으니 여행이라도 제대로 하고 가야겠다'라는 생각에 신나게 즐기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얘기는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가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어학연수로 온 수많은 한국사람들을 보고 들은 얘기다.
졸업
요즘 많은 대학교에서 토플이나 토익 점수 없이 졸업을 할 수 없는 방침이 생기고 있다. 성적만 좋고 학점만 다 취득했다고 졸업을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요즘은 좋은 대학만 나왔다고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취업조건 중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은 토플, 텝스, 토익 점수다. 그리고 대기업에 지원을 할 정도면 그 점수는 하늘을 찌르지 않으면 지원 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은 졸업이 다가올수록 토플, 토익, 텝스 문제집과 친해질 수 밖에 없다.
보통 1, 2학년들이 수업을 마치고 동아리모임이나 술자리에 간다면 3, 4학년들은 어학원으로 향한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대학생들이 보는 책들의 절반 이상은 토익, 토플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업 및 면접준비
요즘은 아이돌 스타가 되기 위해서도 영어를 잘해야 한다. 취업 면접은 말할 것도 없다. 10년전만 해도 취업 면접에서 물어보는 질문은 뻔했다.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해보시오, 이 회사에서 바라는 점을 영어로 말하시오, 10년뒤 당신의 모습을 영어로 말하시오 등 서점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예상영어면접 질문과 답변에 나와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아니다.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영어로 그 정도 답변은 개나 소나 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에서 취업 면접을 본다면 그런 질문이 던져질 거라는 기대는 하지도 않는게 좋다.
나는 몇 년 전에 영어면접관으로 일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예전에는 이력서에 토익이나 토플 점수가 매우 높으면 영어 질문은 대충 하고 넘어갔었다. 그러나 요즘은 절대 토플과 토익 점수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높은 수준의 영어 질문을 던진다. 이미 높은 토플과 토익 점수로 영어 실력이 증명되었는데 왜 그러는 것일까? 회사 입장에서 보면 확실히 해야하기 때문이다. 분명히 이력서에는 토익 토플 점수가 높아서 취직을 시켰더니 해외 출장에 가서 실제 말은 한마디도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일반 영어 면접 질문들
- Can you tell us something about yourself?
- What are your strengths and weaknesses?
- Why did you apply for a job that you didn't major in?
- How do you handle stressful situations?
대기업 영어 면접 질문들
- What's your prediction on upcoming fashion trend in Korea?
- Explain the procedure of making an online flight arrangement to New York.
- Explain why democracy has to be the foundation of establishing a country.
첫 번째 질문은 앞으로 한국에서 있을 패션 유행에 대한 질문이다.
두 번째 질문은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약하는 절차를 설명하라는 질문이다.
세 번째 질문은 왜 민주주의가 한 나라를 건립하는데 있어서 기초가 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여기서 면접관이 원하는 것은 유식한 대답이 아니다.
우선 빠른 속도로 이 질문을 했을 때 첫 번에 알아듣느냐를 보는 것이다.
즉, 총알같은 속도로 질문을 했을 때 첫 답이 “I beg your pardon? Could you please repeat the question?"이 나온다면 벌써 감점이다.
그리고 두 번째서야 천천히 또박 또박 질문을 해준다.
두 번째로 보는 것은 답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어떤 영어를 사용하느냐를 보는 것이다.
면접관은 패션유행이 어떨지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다. 단지 “패션유행이 어떨지 내가 알 방법이 없다”라는 한마디를 해도 그것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요즘 영어 면접은 예상문제집에 있는 답변들을 달달 외워가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준은 점점 더 올라갈 것이다. 더 이상 영어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응용이 되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
그 놈이 뭐길래 한국 사람들을 이렇게 괴롭게 하는지...
참 마음이 아프다... ㅠ.ㅜ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대한민국 사회가 영어를 요구하는데...
ㅠ.ㅠ
영어 못하면 면접도 못보고
(어떻게든 면접은 볼 수 있지만 합격률이 낮을 것이다)
언제까지 영어로 자기 소개만 달달 외울 것인가?
영어 못하면 취직도 안되고
(어떻게든 취직은 될 지 모르지만 직장 선택의 폭이 좁을것이다)
아르바이트만 봐도 비교가 된다.
식당에서 시급 3~5천원 받을 것인가?
영어 과외로 시급 3~5만원 받을 것인가?
그렇다면 정규직의 차이는 어떨까? 굳이 비교하지 않겠다.
영어 못하면 승진도 안되고
(어떻게든 승진은 되겠지만 밑사람이 무시를 할것이다)
어이! 박대리 이것 좀 번역해와봐!
김과장님은 어떻게 이런 기본적인 영어도 몰라...
영어 못하면 출장도 못가고
(출장 못가도 서럽지 않지만 월급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누구는 해외 돌아다니며 호텔에서 묵으며 보너스까지 받고
누구는 국내에서 매일 같이 야근하며 월급은 더 조금 받는다.
영어 못하면 파견도 못가고
(어떻게든 가긴 하겠지만 매일같이 식은 땀을 흘릴 것이다)
한국어로 생활해도 스트레스 받는 세상, 24시간 되지도 않는 영어로 살아가면 어떻겠는가?
영어 못하면 여행도 못가고
(어떻게든 가긴 하겠지만 패키지투어만 가게 될 것이다)
언제까지 남들이 가는 곳만 가고 가이드가 보여주는 것만 볼 것인가?
영어 못하면 외국인과 대화도 못하고
(어떻게든 하긴 하겠지만 외국인이 당신과 대화하기 싫을 것이다)
당신은 한국말 서투른 동남아 사람과 오래 대화를 나누고 싶은가?
한국인의 영어공부 1시간이 평균 150만원의 가치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영어만 잘해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정말 틀린 말 아니다.
그렇지만 중요한건 스피킹을 잘해야 한다.
그렇다면
영어를 잘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