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내용
옛날에 보살은 바라나시의 사슴으로 태어났다.
몸은 황금빛이요, 눈은 보옥과 같았고, 뿔은 은빛이요, 몸은 송아지만큼 컸다.
그는 500마리의 사슴과 함께 숲에서 살면서, 니그로다(용나무) 사슴왕이라 불리었다.
그 근처에도 또 500의 권속을 거느린 사카(가지)라는 사슴왕이 있었는데, 그 또한 황금빛이었다.
그때 바라나시의 왕은 육식을 즐기고 사냥에 빠져 농부들까지 사냥에 동원하여, 일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농부들은 의논한 끝에 두 무리의 사슴들을 숲에서 몰아내 왕의 동산에 가두어 두고
왕보고 그것을 잡아 드시라고 하였다.
왕은 두 마리의 황금빛 사슴을 보고 그 둘에게는 안전을 보장해주었다.
그리고는 매일 한 마리씩 활로 잡는데, 활을 쏠 때마다 다치는 사슴들이 많았다.
보살은 사카 사슴에게 의논하여 말하기를
'우리가 번갈아가며 순번을 정해서, 해당하는 사슴이 스스로 단두대로 가기로 합시다.
그러면 많은 사슴들이 다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였다.
어느 날 사카사슴 무리 중에 새끼를 밴 암사슴이 당번이 되었다.
새끼를 낳을 때까지 당번을 미루어 달라고 부탁하였으나 사카사슴은 거절하였다.
암사슴은 보살 사슴에게 사정을 말했고, 보살은 자신이 대신 단두대로 가서 누웠다.
왕이 물었다. '안전을 보장해 주었는데, 무슨 까닭으로 이리 하는가?'
보살이 사정을 말하자 왕이 찬탄하였다.
'나는 일찍이 이런 자비와 덕을 보지 못했노라.
그대 덕택에 내 마음이 맑아졌다.
그대와 저 암사슴에게 생명의 안전을 보장해 주겠다.'
'저희 둘의 생명은 안전을 보장받았지만, 다른 사슴들의 생명은 어찌 하시렵니까?'
'다른 사슴들도 안전을 보장하겠다.'
'여기 사슴들은 안전을 보장받았지만, 다른 곳의 사슴들은 어찌 하시렵니까?'
'그들의 안전도 보장하겠다.'
'사슴들은 모두 안전을 보장받았지만, 다른 네발 짐승들은 어찌 하시렵니까?'
'그들의 안전도 보장하겠다.'
'네발 짐승은 모두 안전을 보장받았지만, 다른 두발 짐승들은 어찌 하시렵니까?'
'그들의 안전도 보장하겠다.'
'두발 짐승은 모두 안전을 보장받았지만, 물에 사는 고기들은 어찌 하시렵니까?'
'그들의 안전도 보장하겠다.'
이렇게 보살은 왕에게 일체 생물의 안전을 간청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왕에게 다섯 가지 계율을 지니도록 하였다.
'대왕이시여, 바른 도를 행하십시오. 그러면 목숨을 마친 후에 천상에 태어날 것입니다.'
보살은 부처의 위광으로써 왕에게 바른 법을 일러주었다.
그 후에 암사슴은 연꽃 봉오리 같은 아들을 낳았는데,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들아, 사카에게는 가까이 가지 말고 니그로다에게만 가라.
사카 곁에서 살기보다는 차라리 니그로다 곁에서 죽어라.'
안전을 보장받은 사슴들은 사람들의 곡물을 먹어도 사람들은 그들을 때리거나 쫓지 못했다.
사람들이 사슴을 죽여야 한다고 말해도, 왕은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신앙심으로 말미암아 니그로다 사슴에게 은혜를 입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영토를 다 버리는 일이 있더라도 그와의 서약을 깰 수 없다.'
니그로다 사슴은 이 말을 듣고 사슴들에게, 지금부터 곡물을 먹지 말라고 금지시켰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곡물을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경계의 표지로 밭 둘레에 풀잎을 매어 주십시오.'
그 뒤에는 모든 밭에 풀잎을 매어 경계를 삼는 풍습이 생겼다.



'자타카' (서희건 지음 / 문학수첩)

첫댓글 사슴왕 하니까 '원령공주'에서 나오는 그 사슴왕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