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옛사람들이 꿈꾸었던 지상낙원(地上樂園)
황금도시 엘도라도 / 아서왕(King Arthur)을 치료하는 요정(妖精)들
바다에 가라앉은 아틀란티스 대륙 / 에덴동산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현실생활의 고달픔과 사회구조의 부조리(不條理)를 개탄(慨嘆)하며 걱정근심이 없는 아름다운 땅에서의 평화로운 삶을 꿈꾸어 온 것 같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天國)에서의 영생복락(永生福樂), 불교에서의 극락세계(極樂世界), 미륵불(彌勒佛)의 후천세(後天世)인 용화세상(龍華世上) 등이 그 뿌리가 아닐까...
일부 종교단체들은 현세에 그 지상낙원을 실현한다고 집단생활을 하기도 하고 그를 빌미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일부 사이비(似而非) 단체들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은 인간의 끊임없는 이상향 실현의 염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옛사람들이 꿈꾸던, 일체의 근심 걱정이 없는 이 세상 이상향(理想鄕/地上樂園)들은 수없이 많은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 몇 개를 꼽아 살펴본다.
<1> 에덴동산(Garden of Eden)
에덴(Eden)은 구약성서의 창세기에서 야훼(Yahweh/하느님)가 창조한 최초의 인간인 아담(Adam)과 그의 아내 하와(Hawwah/Eve)를 위해 만든 완벽한 행복의 낙원(樂園)으로 보통 낙원을 가리키는 ‘파라다이스(Paradise)’라는 말은 이 에덴동산을 일컫는 말이다.
이 에덴동산에는 네 개의 강이 흐르고 생명의 나무와 열매를 먹으면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선악과(善惡果)가 자라는 동산이 가운데 있고 아담과 하와는 옷을 입지 않아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완전한 행복만이 있는 곳이다. 이 파라다이스는 일체의 근심 걱정이 없는 낙원으로 ‘최후 심판의 날’ 선택받은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슬람에서도 에덴동산은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이 있고 우유, 미주(美酒), 벌꿀이 넘치는 강이 있고, 온갖 과일이 익어가고, 하늘의 천녀(天女)가 반겨주는 이상향으로 묘사되어 있다.
에덴이 실제 장소였다고 보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에덴의 위치를 놓고 지금도 논쟁이 끊이지 않는데, 대체로 메소포타미아와 페르시아만의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상류에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단다.
<2> 유토피아(Utopia)
유토피아(Utopia)라는 말은 영국의 작가 토머스 모어(Thomas More/1477-1535)가 쓴 동명(同名)의 저서(著書)에 처음 등장하는데, 모어는 ‘이성(理性)에 의해 정책과 제도가 실행되는 이교도인 공산주의(共産主義) 도시국가’를 이상사회(理想社會)로 그렸다. 이 책에 묘사된 유토피아는 자기 이익과 권력, 부(富)에 대한 탐욕으로 분열된 중세 유럽 그리스도교 국가들의 비이성적인 모습에 회의를 느낀 모어가 생각해 낸 이상(理想) 국가의 모델이라 할 것이다.
그리스(Greece)의 철학자 플라톤의 저서 ‘국가(Politeia)’는 많은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 유토피아의 모델인데 이처럼 문학에서 시작된 이상향은 종교집단과 정치개혁가들에게로 번져 이상적인 공동체 건설을 시도하는 붐이 조성되기도 하였다.
17세기, 네덜란드 메노파(Mennonite) 교도들이 미국 델라웨어에 공산주의적 공동사회를 처음으로 건설하는 등 이상주의적 종교공동체 건설은 20세기에도 계속되었으나 대개 오래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