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고향 합천의 지방관 군수 선임에 관한..
1) <울릉도>라는 시가 있다. 작가는 청마 유치환(柳致環)이다.
"멀리 조국의 사직(社稷)의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그의 '마음 미칠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한 절창이다.
역대 군수들이 범법자가 되어 자살을 시도하는가 하면, 현 군수는 임기 종료 100여일 남겨두고 대법원 상고심에서 벌금형이 확정, 군수직을 잃었다.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고향을 합천으로 둔 것이 안타깝고 챙피하다.
내 고향 합천을 이끌 지도자의 청렴(淸廉)이 지금처럼 요구된 적이 없었다.
2) 물망에 오른이들이 고향 신문에 소개도 되었다. 그 기사를 본 이들이 이것저것 소문으로 들은 내용을 섞어 판단한 것이 "혹시 전임 군수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요 걱정이다.
하여 일부 고향 및 출향 인사들이 다음과 같은 의견들을 제시하였다. 말석에 자리했던 저 모(某)가 거기서 듣고 본 내용을 정리했다. 경청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 옮긴다.
[[ 공천자의 범위를 오랜시간 현재 고향에 거주하는 이들 외에도 출향자로 퇴직한 공무원, 성공한 CEO에까지 범위를 넓히자는 것이다. 주장하는 이들에 의하면 <인재 풀(talent pool)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유익하다는 것이다.
CEO로서 1천명 정도의 직원을 거느린 경력이 있고, 특히 정부 직급을 환산하여 3급 2급, 그 이상에 해당되는 이가 있으면 더 좋다고 하였다. 나이는 60세에서 70세 정도로 보았다.
참고로, 옛날 군수는 5급 서기관 직급이었다. 하여 그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이가 자세를 낮추어 응하면 좋겠는데 과연 응할이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김현옥씨는 서울 시장을 지내고도 시골 중학 교장을 했다. 제1야당 당대표면 대권의 반열에 설 수 있었는데도 안상수씨는 별로 크지 않는 창원시 시장을 했다. 오래전 5선 국회의원과 국회부의장을 지낸 노승환씨는 자기 선거구였던 일개 구ㅡ 별로 큰 구(區)도 아닌 '마포구'의 구청장으로 봉사했다.
ㅡ<봉사>하겠다는 '아름다운 결심'이 서면 소망스런 일이 될 것이다.
옛날 목사나 고을 원이 임지에 가면 구렁이가 다 된 이방(吏房)들에게 몹시 휘둘렸다고 한다. 지금도 그것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지방 군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평생을 선거판 기웃됨이 직업이었던 이들은 행정의 '행'자도 모르는 이가 많다. 낙선 회수가 동정표가 되고, 인기영합과 별쭝스런 공약이 득표요인이 되어 준비없이 '얼떨결'에 <군수가 된 그>에게 임기중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가 군수 되기를 오랜 세월 풍찬노숙 내지는 간난(艱難)의 형극(荊棘)을 걸으면서 기다린 가족을 비롯, 일가친척 사돈의 팔촌 지인들이 많다. 마치 춘향의 정인(情人)인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면 모든 원망(怨望)이 다 풀릴 것이고, 모든 바람이 이루어지리라 기대했으니 본전을 뽑으려 한다. 결국 그것이 이루어지자 결핍에 대한 보상심리로 '갈증에 굶주린 고래'가 된다.
아, 한갓 권력의 장사치로 변한 군수는 신세진 이들에게 빚갚는 일, 지방 토호(土豪)들에게 보험드는 일, 썼던 선거지금 회수하는 일에 바쁠 수밖에 없다.
모당 공천희망자의 반수 이상이 전괴자다. 이들중 누구가 공천을 받아 군수가 되고, 그리고 군수의 묵시적 지원에 의해 어떤 누구는 동반하여 군의원이 되었다. 또 그들 중 누구가 의회의장이 되면 임기동안 바람직한 군행정은 기대난(期待難)이요,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의회 의장이 전과범이라면 더욱 좋다. 그 '전과범들'을 고른다. 그렇게 골라진 의회 의장이라면 제대로 감시자의 역할을 하겠는가. 의회 의장이 다른 전과범이 아니고 천하의 파렴치한 '절도 전과범'이나 '사기범'이라면 더욱 좋다. 돈 될 일에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환상의 조합이 된다.
결국 그것이 동티가 나서 폐가망신을 자초한다. '폐가망신'은 본인의 것으로 끝났지만, 군민과 출향민조차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들었다면 이 무슨 비극이란 말인가. 그렇게 되다보니 독직(瀆職)할 수밖에 없었고 불의와 유착(癒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제의자들의 말씀 중에 거론된 그들이 성공한 CEO였다면, 특히 상부 관청에서 2ᆞ 3급 이상의 직급 퇴직자라면, 적어도 30여년을 대과없이 봉직했기에 인사(人事, human business)의 경험을 쌓았음은 물론이고, 그리고 목민관의 직업 윤리도 체화(體化)했다고 볼 수 있다.
숙련된 경험으로 부하들의 헌책을 넓은 귀로 가납할 수 있고, 사나운 '이시미'나, 노회한 '구렁이'나, 터줏대감이 된 '찌끼미'를 장악할 수가 있다. 하여 일부 특정 신세진 군민들에게 보답할 일도 없고 보험들 걱정이나 폐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우리가 윤석열 당선자나 모씨를 주목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가진 재산이 지극히 적거나 특히 마이너스 재산자라면 더욱 곤란하다. 항산(恒産)이 없으니 항심(恒心)이 있을 리 없다. 만약 성공한 CEO나 공직 퇴직자라면 그렇게 군수 급료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급료도 기존의 그가 받고 있는 연금을 합산하여 제외한 일부만 받을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행정은 중앙부서와의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선험적(先驗的) 경험이 있기에 그 문제도 원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상과 같이 요약했습니다..
자리를 파할 무렵에 참석자 몇분이
"좋은 세상 왔으니깐 한마디 더"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
"옛날에는 지역 국회의원이 공천을 주다시피 했다. 국회의원 소속군ㅡ 3개군이면 3개군 군수 공천자에게 몇억씩 받았다 한다. 그것으로 국회의원은 자기 선거를 치르고, 군수는 국회의원에게 갖다바친 그 돈을 부정한 방법으로 뽑아야 했다!"
"풀뿌리 민주주의ㅡ '민주주의' 좋아하네. 김씨 성을 가진 두 정상배가 주장하여 만든 천하 나쁜 제도 <지방자치>의 폐해가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진시황이 실시했다는 현대판 '군현제(郡縣制)'가 요구되는 오늘이다. 군수 군의원 도의원 시의원 구의원ㅡ 무슨 얼어죽을 의원 의윈 의원이란 말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방자치제를 싹 없앤 것은 선견지명이었다!"
"<관종(關種)>이란 말이 있다. "병적으로 관심받고 싶어하는 사람ㅡ 어떻게 해서든지 관심을 받으려고 무리한 행동을 일삼는 사람"을 말한다. 군수가 되기 위해 온갖 별쭝스러운 행위로 주목받으려 하는 '관종 입후보자'를 경계해야 한다. 그들은 강(江)도 없는데 다리를 놓겠다고 한다."
"<순자(荀子)>에 '군자는 구차스럽게 어려운 일을 행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君子行不貴苟難ㅡ <荀子>, '不苟篇')'고 했다. 우리는 상식에 반하는 공약에 휘둘려서 '군수를 선출'해서는 안 된다."
*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다 같이 고향 합천의 명예를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나온 의견이옵기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