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암종의 양성자치료
국립암센터 / 김대용․ 김태현
양성자치료의 특성
양성자치료는 방사선치료의 한 종류로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수소 원자핵인 양성자를 가속충돌시켜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양성자의 특징은 물질 내에 정지하기 직전까지는 방사선을 거의 방출하지 않고 일정 운동에너지로 떨어지면서 대부분의 방사선량을 방출하고 멈추는 특성(브래그 피크)을 지니고 있어 체내의 특정깊이에서 최대 방사선흡수를 유도하여 암세포를 파괴한다(그림 1). 이 브래그 피크는 기존의 방사선치료에 사용되는 X선이나 전자선과는 다른 입자빔의 독특한 특징이다. 브래그 피크가 생기는 위치는 양성자 빔의 에너지에 따라 다르므로 실제 종양이 위치한 깊이와 크기에 따라 에너지를 조절함으로써 여러 에너지의 브래그 피크를 합쳐 암세포를 정확히 사멸시킬 수 있다.
기존의 방사선치료인 X선은 방사선을 쏘이는 과정에서 암세포뿐만 아니라 방사선에 노출되는 정상세포들도 파괴되어 방사선량을 더 많이 줄 수도 없었고 이로 인한 후유증이 어느 정도 발생한다. X선은 처음에는 방사선량이 높았다가 인체를 통과할수록 점점 약해지기 때문에 표피 가까이 있는 정상세포는 암세포보다 더 많은 손상을 받는다. 정상세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여러 방향에서 X선을 조사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기술이 개발되어 있기는 하지만 한계가 있다. 그러나 양성자는 처음 인체를 통과할
때는 정상세포에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인체 내에 있는 암세포에 도달할 때 순간적으로 파괴력을 극대화한 후 바로 소멸되어 버린다. 예를 들면 간암의 경우 병변의 앞 또는 뒤쪽에 위치하는 정상 간조직이 X선의 경우에는 많은 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되어 방사선으로 인한 간조직 손상을 초래하게 되나, 양성자의 경우 빔이 들어가는 앞쪽 부위에는 소량의 방사선에 노출되고 종양에는 막대한 방사선량이 투여되고 바로 소실되어버린다(그림 2). 따라서 병변 뒤쪽에의 정상 간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에 충분한 방사선량을 조사하여 치료성적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양성자치료의 역사
양성자치료는 1946년 맨하탄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미국의 핵물리학자인 로버트 윌슨 박사가 양성자를 의료용으로 사용할 것을 처음으로 제안하였다. 이후에 방사선 의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1980년 중반 미국 캘리포니아 팜 스프링즈 인근의 로마린다 대학병원에서 환자전용으로 양성자 치료시설의 건립을 결정한 이후 10여 년 사이에 물리학 연구소 치료시설에서 환자전용 양성자치료 시설로의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로마린다 대학병원은 소규모 병원이지만 양성자치료로 일약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원이 되었고 현재까지 이곳에서 양성자치료를 받은 암환자수는 8,000여 명 이상이며 지금은 연간 1,300명이 치료를 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83년 츠쿠바 대학병원에서 양성자치료를 시작하였고 현재 여섯 곳에서 양성자 또는 탄소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는 한국의 국립암센터를 비롯하여 중국, 미국 및 유럽
등 30여 기관에서 환자전용 양성자 치료시설의 건립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양성자치료의 적응증
양성자치료의 임상 적응증은 초기에는 표재성 질환에 국한되었으나 최근에는 진단 영상 및 부속 기기의 발달로 점차 심부 종양까지 확대되고 있다. 양성자치료의 초기에는 주로 뇌하수체 선종, 동정맥 기형, 맥락막 흑색종 등의 안구종양 등 정밀성과 국소 집중도를 요구하는 한정된 종양에서 시도되었고, 임상적으로 기존의 방사선치료에 비해 월등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립선암, 뇌종양 및 두개저의 육종, 두경부종양, 소아 고형암, 폐암, 식도암, 자궁경부암, 간암 등 인체 전 부분에 걸쳐 골고루 치료를 행하고 있으며 기존 치료에 비해 정상 조직에 대한 부작용의 증가 없이 종양 제어율 및 생존율에 우수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환자의 호흡이나 내부 장기의 움직임을 고려한 호흡조절 빔 주사법을 개발하여 움직이는 폐암과 간암 등에서 월등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양성자 치료가 본격화 되어도 기존의 방사선치료법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며 어느 한 가지 치료방법보다 여러 가지 방법을 서로 조합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로마린다 대학병원에서는 두경부종양 및 전립선암 치료에서 먼저 넓은 부위를 X선으로 치료를 한 다음 양성자 빔을 사용하여 암세포가 집중되어 있는 부분을 치료하여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
간세포암종의 양성자치료
간세포암종에서 양성자치료를 시행한 임상결과는 표 1에 정리된 바와 같다. 간세포암종에서 양성자치료가 시작한 것은 최근이며 주로 일본에서 임상발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로마린다 대학병원에서는 절제가 불가능한 34명의 간세포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63 GyE를 3주 동안 15회 분할치료한 2상 임상연구를 발표한 바, 2년 국소제어율 및 전체 생존율은 각각 75%, 55%로 보고하였다. 그 중 6명의 환자가 치료 종료 6~16개월 사이에 간이식을 받았고, 이 중 2명의 축출된 간에서 잔존암이 없었다. 일본암센터에서는 Child-Pugh 분류 A 또는 B등급의 30명 환자를 대상으로 76 GyE를 5주간 20회 분할치료 하였으며, 96%의 2년 무국소진행률과 66% 2년 전체 생존율를 보고하였다. 일본의 츠쿠바 대학병원에서는 경동맥색전술 또는 경피적 에탄올주입술과 함께 또는 단독으로 양성자치료를 시행받은 162명의 간세포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총 72 Gy의 선량을 16회 분할치료하였다. 전체 192개 종양에 대한 5년 국소제어율은 86.9%였으며, 5년 전체 생존율은 23.5%였다. 동반된 간경변에 의한 간기능 저하 정도와 간내 종양 개수가 생존율에 유의한 인자였다. 간기능 저하가 가장 적고 단독 종양을 지닌 50명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53.5%였다. 그 외에도 츠쿠바 대학병원에서는 간문맥 종양혈전이 있는 환자 또는 Child-Pugh C등급인 환자, 80세 이상 고령의 간세포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양성자치료를 시도한 결과 적은 부작용과 훌륭한 국소종양제어 효과를 보여, 양성자치료가 안전하고 효율적인 치료라는 것을 보고하였다.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기
국립암센터는 2002년 7월에 벨기에 IBA (Ion Beam Application)사를 양성자치료 장비 회사로 선정한 후 5년간의 건물 건축 및 기계 설치 및 시험가동 기간을 거쳐 2007년 3월 첫 환자를 치료하였다. 이 장비는 미국의 하버드 대학병원의 양성자치료센터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동일한 기종으로 치료시설의 규모는 에너지 230 MeV를 방출하는 싸이크로트론에 회전치료기 2대, 수평식 고정치료기 1대, 그리고 실험용 1대가 설치되었다. 이중 회전치료기 1대는 기존의 X선 치료에서 탁월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는 세기변조기법이 도입된 세기변조양성자 치료(Intensity Modulated Proton Therapy 또는 Pencil Beam Scanning)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며, 나머지 회전치료기 1대에는 움직이는 종양부위를 빔이 추적하는 호흡추적치료시스템 기능이 추가되어 방사선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양성자치료(Proton Therapy 급여기준
양성자방사선치료(Proton therapy)는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에 요양급여를 인정하며, 동 인정기준 이외에는 요양급여하지 아니함(비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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