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3.19일 최 보식의 언론에 검비봉 객원 논설위원이 올린 컬럼입니다. 지저분하게 물러나는 문정부와 그 추종자들을 은유적으로 이렇게 맛깔스럽게 표한 할 수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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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끝내 저주와 비아냥과
어거지의 비뚤어진 깃발만을 열심히 들던 추종자들도
혼군맹주(昏君盲主)가 낙향한 후에는,
제 정신이 돌아오기를 빌어본다
과거에 TV 오락 프로그램에서 단체로 하는 퀴즈프로가 있었다. 수백 명 모아놓고 OX 퀴즈를 내면 자기 판단에 따라 우르르 몰려간다. 맞다고 생각하면 O, 틀리다고 생각하면 X, 시청자들도 ‘O다 X다’ 외치면서 함께 즐기던 프로다. O로 간 친구가 X로 간 친구에게 “야, 너 틀렸어, 빨리 와, 오라구!” 하면서 외쳐대는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곤 했다. 틀리게 답한 그룹들은 퇴장되고, 맨 마지막엔 둘만 남고, 여기서 맞추면 최후의 우승자가 된다. 오늘날의 대통령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올라오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학교는' 한장면 / YOUTUBE)
그런데 요즘 현실에서의 OX 게임은 참으로 난해하고 살벌하다. 야 이 XXX야, 거기 아니라니깐, 죽일 놈아, 왜 내 말 안 들어? 하는 식이다. 욕지거리를 하다 못해 돌팔매질까지 할 판이다. 내 판단과 틀리면 무조건 청산 대상이다.
권한을 쥐자마자 원전을 없애고, 소주성 정책, 부동산 정책 등에서 연이어 참패하면서도 고집을 굽히지 않았고, 따르는 자들도 맹목적으로 주도자가 가르키는 방향으로만 몰려갔다. 심지어 사람을 쓰는 문제에서도 남들이 모두 X라고 말하고, 국민들 백만 명이 광화문에 몰려나와 반대해도, ‘마음에 신세 진 자’이니 끝끝내 조씨를 고집하는 촌극도 있었다.(이 문제가 우승을 놓치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고 본다.)
나라와 후대들의 미래를 진정 생각하는 자들이라면, OX게임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은지, X 견해를 가진 형제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는 없는지, 막무가내로 우리가 옳다고 할 만큼 지도자의 판단이 현명한지, 게임의 콘티 자체가 잘못되어서 OX 모두를 역사의 시궁창으로 끌고 가고 있지는 않은지 침착하게 살펴야 하는데, 종전의 출연자들은 미련과 고집을 끝까지 고수하는 바람에,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OOO가 아니면 안 된다고 극성 지지하던 자가 얼마 안 가서 생각을 바꾸는 모습을 여럿 보았다. 목에서 피를 토할 듯이 우기더니 1, 2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다고 후회의 모습도 보인다만, 너무 극성스러웠던 전일의 모습이 떠올라서 연민이 가지를 않는다. 마치 좀비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하나둘씩 물들어가더니, 나중에는 거대 괴물집단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이 기세에 온나라가 넘어가지 않을까 염려도 컸다.
코로나가 덮쳐올 때, 마스크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대륙의 장삿꾼들에게 다 넘겨주는 것을 보면서, 진즉에 능력을 알아보았다만, 오늘 현재 하루 62만의 확진자와 429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화장장에는 6일장으로 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린다고 하니, 이래서야 OX 게임도 정도를 넘어선 지 한참이다. 마지막 기자회견으로 K-방역에 대해서 질문을 받아주고 가시면 좋겠다.
“조국을 버리면, 민주당을 버리겠다”라는 깃발을 든 음식평론가가 신선한 수사(修辭)로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을 재시도했으나, 부패한 재료로 만든 요리는 찬사를 받기 어렵다는 것을 끝내 모르는 모양이다. 지난 몇 년간 끝내 저주와 비아냥과 어거지의 비뚤어진 깃발만을 열심히 들던 추종자들도 혼군맹주(昏君盲主)가 낙향한 후에는, 제 정신이 돌아오기를 빌어본다.
거렁뱅이가 구걸을 다닐 적에, 밥 동냥은 안주고 쪽박을 빼앗겼을 때, 분노의 피눈물이 쏟아진다고 한다. 지금 패한 진영에서 종종 들려오는 일성(一聲)들이 쪽박이 깨지는 소리인지, 대의를 위해서 깨서 바치는 옥합(玉盒)의 소리인지 잘 분별해야겠다. 정치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혐오스러운 관용어이지만, “성찰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