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잘나가는 배우들이 나와봤자 이 영화에선 주인공을 할 수가 없다. 애런 존슨, 와타나베 겐, 엘리자베스 올슨, 줄리엣 비노시 중 아무도 키가 30층 빌딩(약 106m)에 맞먹는 9만t짜리 괴수(怪獸)의 존재감을 뛰어넘지 못한다. '고질라'(감독 가렛 에드워즈)는 고질라를 보고,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괴수 영화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 관객이야 열광할 만하지만, 그저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이 보고 싶은 관객에게 이 영화는 절반짜리 즐거움만 선사할 것이다.
'고질라'는 1954년 일본 이시로 혼다 감독의 연출로 첫선을 보인 후 여러 차례 만들어졌다. 60년이 지난 지금, 원자력 시대의 공포와 두려움까지 담아 할리우드 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일본 원자력 발전소에서 여진이 일어나고 15년이 지난 후, '무토'라는 괴수가 이곳 원자로에서 방사능을 먹고 살았다는 게 밝혀진다. 무토는 주식(主食)인 방사능을 찾아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에 나타나고, 자연의 균형을 되찾으려는 고질라가 무토를 없애려고 한다. 무토와 고질라의 싸움 사이에서 인간들은 살충제 맞은 파리처럼 죽어나간다.
일어서면 키 약 106m, 꼬리 길이만 167m인 괴수 고질라. 압도적인 크기에 귀여움까지 갖고 있다.
'몬스터즈'란 SF영화를 만들었던 에드워즈 감독은 고질라의 본질 두 가지를 제대로 파악한다. 첫째, 인간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생명체. 고질라의 존재는 영화 중반에 일부 드러나고, 그의 전신(全身)은 영화가 끝날 때쯤에나 볼 수 있다. 그전까지는 건물 사이에 드러난 몸의 일부로만 그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고질라는 CG로 만들어졌지만,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감독의 이런 '밀고 당기기'를 통해 완성된 것이다. 둘째, 고질라에겐 선악(善惡)이나 욕망이 없다. 다른 영화에서 나타나는 괴생명체와 달리, 지구 정복이나 식인(食人) 같은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 그에게 인간은 지키거나 파괴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인간이 걸어 다니면서 개미나 하루살이를 신경 쓰지 않듯, 고질라에겐 인간도 그런 존재다. 그는 167m짜리 꼬리를 휘두르며 빌딩을 무너뜨리고, 바다에서 나타날 때마다 미군 함대들을 반 토막으로 박살 낸다. 이 영화의 공포와 쾌감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가 정작 인간에겐 무심하다는 데서 나온다.
2시간의 상영 시간 동안 괴수들의 싸움만 보여줄 순 없었던 이 블록버스터는 인간 드라마를 상투적으로 끼워넣는다. 여느 재난 영화에서처럼 단란한 가족이 나오고, 아버지는 아내와 아이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이미 여러 차례 봐온 이야기라서, 굳이 유명 배우를 쓸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결국 영화가 끝나고도 생각나는 건 고질라뿐. 몸집에 비해 작은 눈을 끔뻑거릴 때나 인간들이 자기를 좋아하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는 듯 쓱 자취를 감출 때면 귀엽기까지 하다.
개인적으로 잘봤다고 생각하는 영화중에 하나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의 리듬이 괜찮았던 영화인것같습니다. 거대 괴수 라는 존재의 영화를 볼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그 괴수의 거의 모든면을 보고싶은 관객의 무의식을 잘 따라오게끔 하고 진짜 감독의 밀고 당기기가 너무나 관객과 상호작용이 잘 된 영화인것같습니다.
첫댓글 잘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아쉬웠어요
개인적으로 잘봤다고 생각하는 영화중에 하나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의 리듬이 괜찮았던 영화인것같습니다.
거대 괴수 라는 존재의 영화를 볼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그 괴수의 거의 모든면을 보고싶은 관객의 무의식을 잘 따라오게끔 하고 진짜 감독의 밀고 당기기가 너무나 관객과 상호작용이 잘 된 영화인것같습니다.
제가 어릴때 본 영화 고질라
수고하셧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나둥 아쉬웠슴이요
보기가 조금 쉽지 않은 영화이지요..
좀 아쉽네요
일본에선 꾸준한가봐요
감사합니다
고질라의 진화 기대되네요
두번다시 고질라영화를 보고싶지 않게 만든영화.
차라리 영구와 공룡쭈쭈가 나을듯
고질라도 진화하는군요
재밋던데요 ㅋ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