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리 서정시 중에서도 수작인
'울음이 타는 가을강'이란 시에 흠뻑 빠졌었는데
그 박재삼 문학기행이 삼천포라니 망설임없이 신청하다
시인들이 존경하는 시인이라 저절로 존경스러울밖에
29 년만의 삼천포행
그당시 질퍽했던 도시가 지금은... .
꽉찬 버스안에서 기행보를 보며 작품론 들으며
간간이 먹구름속 소나기 만나고 하지만 희망의 남쪽나라로 룰루랄라
바삐 달린 차는 삼천포 남일대 해수욕장 앞에서 멈춰서다
오랜친구처럼 편안한 해변이라 모두가 맘에 들어한다
짐풀고 급히 외진 바닷가로가 소주 몇병 비우고 숙소에선
작가론에다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처음으로 시험도 보고
뒤풀이 푸짐한 음식에 고맙긴 하지만 마냥 기쁘지만 않았다
지금의 풍요 어느세대의 희생 덕분인가를 잘알기에
해변에서 노랠 부르고 술을 마시고 즐거워하는데
난 왠지 덜 취해서 갯바위에 걸터앉아 사색에 잠기다
파도는 바람처럼 끊임없이 속삭이는데.... .
다시 합류하여 맥주를 홀짝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건 진솔한 마음과 따뜻한 말한마디 임을 느끼며
귀중한 인생과 문학을 이야기 하다 보니 새벽 3시가 넘었다
또 한명의 친구를 알게 되어 반짝이는 별을 안은 기분으로 꿈나라
2시간 30분쯤 자고 일어나 코끼리 바위까지 걸었다
주름이 심한 바위사이로 맑은 물의 파도가 제법이다
천년의 바람이란 시에 천년의 파도를 넣어도 좋은 시가 될듯하다
이 광경 마음속에 찍어두고 아쉬운 마음에 돌아서는데
선배두분 오셔서 용케도 인증샷을 남기다
오전 일정은 노산공원에 위치한 박재삼 문학관
생가터엔 땡초김밥집이 있는데 조카가 운영한다고 한다
지독한 가난은 대물림되어
복원된 번듯한 생가를 기대한 사람의 마음 아프게 한다
호연재 옆에 자리한 문학관에서 해설사의 해설을 듣고
하아무 작가의 영상 관람과 강의 듣다
시인의 어린시절, 그당시의 생활상은 거의 다 그랬겠지만
자꾸만 눈물이 나려 한다
수재임에 틀림없는데 중학교 진학 못하고
삼천포여중 사환으로 일한다는게 내성적인 그에게 어떤 아픔을 줬는지 알만도 하다
주변의 도움으로 중,고를 수석 졸업했는데 등단도 했는데
끝까지 그를 괴롭힌건 지독한 가난과 병마였다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는자는 인생을 논하지 말란 말이 있는데
난 시를 논하지 말란 말로 대신하고 싶다
좁은 땅에 적은 인구, 그것도 가난한 나라에서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것이다
노산공원으로 걸으며 바라본 남해바다 풍경은 한폭의 그림이다
시인은 그림같은 이곳에서 목섬까지 헤엄쳐다니곤 했다 한다
아마도 이러한 환경이 시인의 자양분이 되지 않았을까
삼천포대교로 진입한 창선도, 창선교로 들어간 남해도
논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신기한 모습에 매료되다
은성쌈밥집에서 멸치조림은 처음 먹어보는 건데 희한한 맛이다
독일간 간호원들이 귀국해 조성했다는 독일마을 구경하고
다랭이 마을로 갔다
농사 짓는 논이 적어 계단식 논의 진면목을 볼수 없었으나
급히 내려가는 물따라 다다른 바다는 볼만 했다
짙은 바다는 동해처럼 무거운 바다라 쉽게 근접하지 못한다
귀경길은 모두가 피로해 휴식을 취하며 오다가
소감발표로 마무리 하다
어떤 기회가 오든지 아님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꼭 다시 가고픈 기행지였다.
첫댓글 좋은곳 많이 다니네 우리사는 인생 자체가 한편의 시 아니냐
좋은곳 많이 둘러보고 답사 잘 해놔라 담에 귀향해서 여기저기 댕기보게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