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전 물결이 ‘찰랑’거리는 듯 시간 멈춘 경남 고성군 계승사
★...계승사 요사체 앞마당 바위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1억년 전 물결의 흔적들. 절집의 보살이 바다에서 캐온 청각을 무심하게 바위 위에 널어 말리고 있다. 지금은 산중턱이지만, 중생대 백악기에 이곳은 물결이 찰랑이던 거대한 호수였다.
1억년 전의 물결무늬가 이렇듯 선명할 수 있을까요. 단 한번 스치고 간 물결이 그려낸 무늬가 1억년이란 세월을 건너 지금 눈앞에 방금 그려 넣은 주름 같은 그림을 그려 보이고 있다는 것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경남 고성군 영현면의 작은 절집 계승사. 계승사 요사채 앞마당에는 뚜렷한 물결무늬가 넓은 암반에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대웅전 뒤쪽의 바위에는 1억년 전에 빗방울이 떨어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옆으로는 아이들의 한 아름쯤 되는 거대한 공룡발자국도 찍혀 있습니다.
자, 눈을 감고 상상해보시지요. 1억년 전쯤 경남 고성 일대가 거대한 호수였던 때에 호숫가에 부드럽게 물결이 일고,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그 빗속을 집채만 한 거대한 공룡이 어슬렁거리며 걷는 1억년쯤 전 중생대 백악기의 어느 하루의 모습을 말입니다. 지금 방금 물살이 지나간 듯 물결무늬는 선명하고, 빗방울 무늬도 조금 전에 빗물이 떨어진 것처럼 또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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