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지난 영화 얘기 하나 하려구요...
저는 문화계 이런 건 전혀 모르구요, 감수성도 예민한 편이 아니라, 뭐 제대로된 평 이런 것 못합니다.
그냥 감상...
한국 떠나 온지 10년도 더 지나, 한국영화가 한참 꽃피웠을 때 영화들은 거의 하나도 안 봤지요.
그런데 우연히 하바드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상영회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Harvard Film Archive 에서 Bong Joon-Ho: the Pleasures and Terrors of Genre 라는 제목을 걸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 네편을 지난주 일요일부터 이번주 토요일까지 상영하고 있습니다.
내가 영화에 관심은 좀 있는데
막상 영화관에는 거의 안가고,
집에서 디비디로 영화볼일이 있어도 거의 보지 않더라구요...
일단 영화를 보면 너무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너무 피곤해져요...
그리고 긴장감을 즐기거나 이런 것과 거리가 있어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스릴 서스펜스 이런 거 너무 무서워 하지요.
그래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유명하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흥행작이기도 하고 해서
월요일 저녁 때 약속 있는 것도 취소하고 한 번 가 봤습니다.
일요일 저녁에는 영화 마더를 상영했고
월요일에는 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
토요일에는 괴물과 플란다스의 개를 연속방영합니다.
유명 감독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제법 많이 왔습니다
일요일 저녁에는 다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하고, 월요일 저녁에도 빈자리가 조금 있긴 했지만 거의 다 찼었죠.
영화방영 전에 감독이 잠시 인사말 하면서
7년이나 된 영화를 보러 이렇게 많이 와줘서 감사하다
디비디도 다 나온 영화인데 보러 와줘서 고맙다 뭐 이런 얘기를 했죠.
영화는 역시 많은 관객이 들 만큼 재미있었어요.
무당도 찾아가 보고, 참 살인자 찾으려고 고생 많이 했는데
결국 못잡아서 참...
나중에 영화 끝나고, 누가 물어봤던가? 맨 마지막에 송강호가 카메라를 쳐다보는 이유가 뭔가요?
형사로서 영화를 보러온 살인자의 눈을 정면으로 보게 하고 싶어서였다고 하던데요.
감독은 80년대의 폭력적인 사회와 독재정권의 무능을 영화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구요.
중간중간에 스쳐가듯 나타나는 에피소드를 통해서도
그리고 무능한 형사를 통해서도 정권의 폭압과 무능을 보여주려 했다고 하네요...
요즘의 한국사회는 몇 년 뒤 또 어떻게 그려질까요...
촛불을 비롯하여 영화의 소재는 무궁무진한 것 같은데...
첫댓글 오래전에 본 영화라 기억이 잘은 안나는데요 전 그영화에서 박해일이 살인자,정히 말하면 살인용의자로 나왓죠선량해 보이는 가운데 섬뜩함이 느껴지는 연기가 기억에 남네요 물론 송강호란 배우야 말할것도 없고요
참
자주자주 오시니 반갑습니다
맞아요... 박해일이 살인용의자로 나오지요... 그거 보면서 저게 박해일이지 아마 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이름 올라가는 거 보니까 맞더군요...
상업적으로 상영하는 건 아니었구요... 그냥 딱 한번씩 상영하는 거였지요... 하바드 필름 아카이브에서 유명 감독을 불러다가 이렇게 상영하고 얘기 나눠보는 프로그램이 있나봐요. 아님 오래된 유명 작품을 다시 상영해서 보여주거나...
봉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곧 소개가 될 것입니다. ㅎㅎ 자주 만나지요.
무슨 말씀이신지??? 봉감독이 다른 영화 찍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ㅎㅎ
영화를 통해 사회를 통찰하려는 감독의 시도가 대중으로부터 호응을 얻기 시작한 최초의 작품이라던데요.. 명감독 명배우. 송강호와 당시 무명배우 박해일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