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레드카펫
이 근 현
헌혈 레드카펫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1998년10월12일. 국화 향기 가을 문턱을 기웃거리던 계절.
첫 헌혈의 집 문을 두드린지 15년7개월만에야 화사한 레드카펫이
펼쳐진 헌혈 명예의 전당에 우리나라에서 6666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60여년 동안 다양한 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노고에 상응하는 숱한
상장과 상패를 받았지만 그 모든 봉사 활동 중에서도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뜻 깊은 일 중에 하나인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약했거나 목표가 없었다면, 평소 체력관리를
위하여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아 조그마한 질병이라도 있었다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다른 사람을 위하여, 아니 나 자신을 위하여 숭고하고도 고귀한 봉사대열에
동참한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
강릉지역 로타리안들이 헌혈봉사에 동참하기로 한 그 날.
헌혈 후에 일어나는 숱한 부작용의 속설 때문에 몇 번이나 망설이는 나 자신을 질책하며
헌혈의 집 문을 두드렸다. 당당한 척 했지만 괜히 두려움과 초조가 밀려와 입술이 바짝 마르고
뛰쳐나오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는데 앞에서 검사하는 회원마다 헌혈 불가 판정을 받는 것을 보니
괜히 오기가 발동한다.
다행이도 헌혈을 해도 좋다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우쭐해진 마음으로 시작할 때 첫 주사 바늘이
살갖을 파고드는 순간, 소름이 쭉 끼침을 느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돌이켜 보면 반백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자찬해 본다.
한 장 한 장 모여 일백장의 헌혈증서가 포개질 때마다 행복의 진한 여운 속에 풋풋한 향기가
겹겹이 쌓여 옴을 느끼곤 하였다.
헌혈이란 혈액의 성분이 부족하여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는 다른 사람을 위해 건강한 사람이
아무런 대가없이 자유의사에 따라 자기의 혈액을 기증하는 사랑의 실천이자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40회 때 은장, 50회 때 금장을 받고 나서 몇 회를 해야 또 상장을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100회를 해야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전혈은 2개월에 한 번씩, 1년에 5회를
넘길 수 없기에 20년 후인 68살이 되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60살 까지만 헌혈이 가능하다고
한다(지금은 꾸준히 헌혈한 회원에게 65세까지 헌혈의 기회를 주고 있다). 체념하는 나에게 성분헌혈은
15일마다 한 번씩 할 수 있다고 귀뜀해 주는 간호사의 조언에 전혈과 성분헌혈을 병행하여 실천하기로 했다.
헌혈은 우리 몸에 여유로 갖고 있는 혈액을 기증하는 것이므로 헌혈 후 약 20여분만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또 새로운 피가 생성되므로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헌혈할 때마다 검사를 실시하므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흔히 헌혈 후엔 빈혈 때문에 어지러움증이 생겨 며칠 동안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는 속설 때문에
헌혈을 기피하거나 망설이는 것 같다.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할 헌혈의 진실 중에 혈장헌혈은 24시간,
적혈구는 3~5주, 성분헌혈은 1주일 이내에 완전히 회복된다고 한다. 몸이 원 상태로 회복되기 이전이라도
빈혈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므로 건강과 일상적인 활동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도 성분헌혈의 회복기가
1주일이라고 하니 헌혈을 하기 싫은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사실이 왜곡되어 퍼지는 것 같다.
헌혈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음주, 등산, 찜질방 같은 과격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의 혈액량은 남자는 체중의 8%, 여자는 7% 정도를 갖고 있으므로 1회에 약 500ml의 혈액을
채취한다고 해도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뿐 아니라 1~2일이면 혈액순환이 완벽하게 회복된다.
헌혈기구는 무균 처리되어 있고 한 번 사용 후에는 폐기하므로 다른 질병에 감염될 위험은 전혀 없다.
자기 몸에 여유로 가지고 있는 혈액을 나누어 주는 것이므로 빈혈과도 관계가 없다. 헌혈과 다이어트는
무관하며 혈관 수축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한다. 에이즈 감염 혈액이 가끔 수혈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가장 선진화된 검사방법인 NAT검사법(핵산 증폭 검사로 에이즈나 c형 간염 잠복 기간을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검사 방법)도 에이즈의 경우에는 11일간, C형 간염의 경우 23일 정도의 잠복기가 있어 질병감염을 100% 막을
수는 없다 한다.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고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없으므로 수혈을 필요로 하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방법은 헌혈 밖에 없다.
생명을 사고 팔 수 없다는 인류 공통의 윤리에 입각하여 세계 각국은 혈액의 상업적인 유통을 규제하고 있다.
또한 혈액은 살아있는 세포로 구성되어 있어 장기간 보존할 수 없기에 지속적인 헌혈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300만명(현재 우리나라 연간 헌혈자 수는 약 270만)이 헌혈에 동참해야만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의약품 제조용 혈액까지 자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고등교육은 국가와 세계를 이끌어 갈 인재를 육성하고 양성하며 인성을 기르고 품성을 배우는 것이다.
지식 함양과 습득 뿐만아니라 사회를 밝고 따뜻하게 하는 봉사의 기회를 넓혀 주어야 한다. 고교생의
사회봉사활동 점수에 헌혈점수를 확대(현재는 1회시 4시간 봉사인정) 시키고 대학생은 취업에, 직장인에게는
승진에 가산점을 부여해 봄은 어떨까?
헌혈증서는 대가적 급부를 위하여 팔고 사는 것은 위법으로 정하고 있다.
헌혈증서 기부는 물 부족국가에 우물 및 위생시설을 지원하고 취약계층의 소아암, 장애인, 치과진료와
저소득층 백혈병 환자 치료비 지원에 사용된다.
우리는 언제 수혈이 필요로 할 상황에 처할지 모른다. 건강할 때 헌헐을 하는 것은 나와 가족과 우리 이웃,
인류를 위하여 사랑과 헌신의 작은 실천이고 자녀들에게도 수범이 되는 아름다운 사회봉사이다.
소박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주는
작은 기쁨이요
행복한 삶의 여유니깐.
행복 가득 채우는 커피를
맛있게
맛있게
행복 채우며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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