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외면 구티리 느티나무
산외면 구티리 마을에는 작은 우체국이 있다. 우체국과 마주서 있는 느티나무의 모습을 보면 참 예쁜 장면이라 저절로 사진을 찍게 만든다. 이 느티나무의 그늘은 지금까지 말을 걸었던 나무 중 최고로 넓다. 나무 그늘의 반지름이 40~50m는 족히 되 보인다.
나무가 땅에서부터 두 갈래로 갈라져 있기에 마을 분들에게 물어보니 한 가지에서 갈라져 자란 것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을 말해주듯 이리저리 굵게 뻗은 나뭇가지의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나무에 전해 오는 전설이 있는데 6.25사변 당시에는 이 느티나무가 긴 울음을 세 번 울어 민족의 아픔을 함께 슬퍼했다고 한다. 또 1980년 7월 보은의 대홍수 때는 마을 주민 20여명이 이 나무에 올라가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마을 사람들은 이 느티나무를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것 같다.
느티나무 옆으로 자리한 '광천식당’의 사장 이경숙씨(57)는 38년 이라는 세월동안 매일아침 이 느티나무 주변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줍고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또 나무의 가지가 부러지거나 위험이 생기면 군청으로 바로 연락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고 한다.
느티나무 주변은 울타리가 쳐져 있고 마을 자랑비와 보호수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느티나무 바로 옆으로 정자와 벤치 등이 있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마을 주민인 김재환씨(작고)가 땅을 희사해 쉼터를 마련했다고한다. 느티나무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처럼 이 느티나무도 마을의 넉넉한 인심과 함께 변함없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하기를 기원해 본다.
한편 이 느티나무는 1982년 8월 보호수(보은-19호)로 지정됐으며 수령은 약 530년 정도로 추정되고 높이는 23m, 둘레는 7.4m 정도이다.
이정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