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일/ 교황주일 강론>(7.2.일)
1. 가정에 가장(家長)이 있듯이 가톨릭교회의 가장은 교황입니다. 교황은 교회의 황제를 뜻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 백성을 사목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를 뜻하는 말입니다. ‘하느님 백성을 섬긴다.’라는 의미에서 라틴어로 “Servus servorum”(종들의 종)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교황주일을 맞아, 교황주일의 의미, 교황님의 명칭, 최근의 교황님 3명을 소개하겠습니다.
2. 교황주일은 예수님의 대리자로, 하느님 백성에게 봉사하는 교황을 위해 기도하고, 교회와 교황에 대한 신자들의 충성과 일치를 다짐하기 위해 정한 날입니다.
교황님은 가톨릭교회의 으뜸, 로마교구의 교구장 주교, 첫 교황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 가톨릭교회 주교단의 으뜸,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 서방교회 최고사제, 서방교회 총대주교, 이탈리아의 수석 대주교 등으로 불립니다.
3. 최근의 교황님 3명 :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도 16세, 프란치스코
1) 264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 3번 직접 만남(1984년, 1999년, 2005년)
1920.5.18 생 : 본명은 카롤 유제프 보이티와, 어린 시절부터 천부적 재능을 지닌 만능재주꾼이었고, 거의 전 과목에서 A학점을 받았습니다. 8개 국어에 능통하신 분이셨고, 한국어도 구사하셨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1세께서 즉위 33일 만에 선종하시자 교황선거가 개최되었고, 비이태리인으로 455년 만에 교황으로 선출되어 264대 교황이 되셨습니다.
교황선거(Conclave) : 교황님이 선종하면 추기경단은 바티칸으로 소집됩니다. 비행기가 없고 배를 이용했던 시절의 전통에 따라 15일 후에 교황선서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교황을 뽑을 수 있고, 또 교황에 추대될 수 있는 사람들은 만 80세 이하 추기경들입니다. 추기경단들은 교황선거장소 시스티나 성당으로 들어가서 열쇠로 잠그기 때문에 ‘Con chiave’(Con clave)(꼰끼아베; 꼰끌라베 ; 열쇠와 함께 = with key)라고 합니다.
그런데 교황님이 선출 안 되면 검은 연기, 선출되면 흰 연기 - 교황선거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흰 연기를 보며 환호합니다. 얼마 후, 추기경 대표가 성베드로 성당 2층 발코니에서 “Habemus papam”(We have pope)이라 말한 후, 새 교황님을 소개합니다.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27년 동안 129개국을 방문하셨는데, 우리나라에 두 번 오셨습니다. 춘천교구 장익 주교에게 한국어를 배워 한국어 미사 14번 드린 후, 방한 : 1984.5.3-6, 역대 교황들 중에 첫 방한/ 103위 시성식 집전. 1989.10.5-8, 제44차 세계 성체대회 때 2차 방한 : 교황님은 방문국마다, 비행기에서 내리시자마자 땅바닥에 입맞춤.
파킨슨병 때문에 1996년부터 왼손을 떨었고, 왼쪽 근육 경직증/ 만성 무릎 관절염을 갖고 계셨으며, 수술을 여러 번 받았기 때문에, 임종 때까지 교황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지 논란이 많았는데, 고령으로 인한 건강악화로 2005.4.2.09:37 선종하셨습니다. 저는 시에나 유학 중에 그 소식을 듣고, 장례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로 갔습니다.
2주간 장례를 치렀는데, 교황님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약 400만 명이 모였습니다. 그만큼 인기 많던 교황님이셨습니다. 앞으로 폴란드 출신 교황이 나올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폴란드 국민 모두 가려 했는데 바티칸에서 못 오게 막았습니다. 성 베드로 광장이 아주 큰데도, 교황님의 시신을 뵈려면 평균 15시간 필요했지만, 한국사제단은 다행히 5시간 만에 교황님을 참배할 수 있었습니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Santo subito”(즉시 성인품에 올려야 한다.)라고 외쳤습니다. 성인추대(Santo subito) 요구 덕분에, 교황 서거 5년 안에 시작할 수 없는 성인 추대 절차일정을 후임자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앞당겨 칙령을 발표했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지향으로 일어난 기적 2번을 면밀히 심사하여, 성 요한 23세 교황님과 함께 성인으로 선포했습니다.
BBC 방송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을 가리켜, “중세시대를 제외하면, 요한 바오로 2세만큼 당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교황은 없다.”라고 평가했습니다.
2) 265대 베네딕도 16세 교황 : 요셉 라칭거 추기경, 8번째 독일출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오른팔’, ‘요한 바오로 3세’라는 별명을 갖고 계셨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밑에서 20년간 신앙교리성 장관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분은 교회 엘리트 코스를 밟으셨고, 뛰어난 신학자 중 1명이며 감동적 강론으로 유명합니다. 2005년 4월 19일 265대 교황으로 선출되셨고, 신학저서들을 많이 남기셨는데, 건강 이유로 2013년 2월 28일 교황직을 자진 사임하셨습니다. 그래서 8년 만에 새로운 교황님을 또다시 선출해야 했습니다.
3) 266대 프란치스코 교황 : 아르헨티나 출신의 교황이고,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으로, 화공학자와 나이트클럽 경비원으로 일하다 신학교에 입학했고, 1969년 사제가 되어, 1973-1979년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을 지냈습니다.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을 거쳐 2001년 추기경이 되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사임 후 교황으로 선출되었고, 교황이름을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처럼 가난하고 겸손하게 살겠다는 결심으로 ‘프란치스코’라고 정하셨습니다. 교황이 되신 후에 바티칸 궁이 아니라,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살고 계십니다.
교회역사상 아메리카 대륙 출신 최초의 교황, 예수회 출신 최초의 교황으로 늘 검소하고 겸손하시며, 라틴어, 이태리어,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영어, 우크라이나어를 구사하시고, 소외받은 이에게 관심과 사랑을 갖고,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십니다.
2014.8.14-18 방한하셨는데, 14일 서울공항에 도착해서 교황청 대사관 미사, 청와대 예방, 한국천주교주교회의를 방문해서 우리나라 주교단과 만나셨고,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아시아 청년대표와 오찬, 솔뫼성지 참배, 아시아 청년대회 연설을 하셨습니다. 16일 서소문 순교성지 참배,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 시복식 후, 음성 꽃동네를 방문하셨습니다. 17일 해미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들과 함께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주관하셨고, 18일 명동성당에서 한국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신 후 출국하셨습니다.
87세 고령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신 교황님이 건강하시도록 기도하고, 교황님의 지향에 따라 신앙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