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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시각장애인 홀어머니 연옥씨 | ||
아이에겐 밝은 세상 보여주고 싶은데… | ||
장애 편견 일용직 일자리 전전 딸 백내장 수술비 마련 막막 | ||
태어날 때부터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김연옥(가명·41세)씨는 시각2급 장애인으로 고교 1학년과 초등 6학년인 두 딸을 둔 모자가정의 세대주입니다.
비장애인인 남편과 18년 전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한 연옥씨는 당시만 해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했습니다. 남편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왜 장애가 있는 여자와 결혼을 하느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서로 사랑했기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건강했던 남편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간암 및 결핵, 식도암 등 합병증으로 10년 전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와 함께 연옥씨에겐 고난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 이후 두 딸과 함께 남게 된 연옥씨는 어떤 궂은 일이라도 가리지 않고 생계전선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그러나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시각장애인인 연옥씨에게 우리 사회는 일용직 일자리조차 너무 인색했습니다.
청소부나 파출부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장애인이라는 편견에 울어야 했습니다. 다른 일을 시작한 뒤에도 조그마한 실수라도 하면 곧바로 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아이들이라도 건강하게 자라주면 더 바랄 것이 없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았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아 몇 년 전 심장수술을 받았던 둘째가 시각장애로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할 지경에 처한 것입니다. 몇 년 전에는 동주민센터와 이웃들의 도움으로 1차 수술을 받았지만 지금은 수술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어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제 갓 고교에 입학한 첫째 딸에게는 그 흔한 참고서, 문제집 한 권 사줄 여유마저 없습니다. 연옥씨는 엄마로서 너무 미안해 마음이 미어집니다.
동네의 스포츠센터에서 청소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연옥씨는 오늘도 둘째 딸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둘째 딸이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말입니다.
△정희웅·부산 연제구 연산8동 주민센터 051-665-4912.
△지난 14일자 박정희씨 이야기 54명의 후원자 179만4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3월 31일자 형준씨
'사랑의 징검다리'를 통해 모인 120여만원의 성금은 형준씨에게 전달돼 숨진 아기의 장례비로 진 빚의 일부를 갚는데 쓰였습니다. 나머지는 아내의 산후 후유증 치료비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기의 죽음 때문에 아내가 받은 상처가 너무 깊어 생활의 의욕을 잃고 있었는데 시민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아기를 잃은 아픔으로 인해 주저앉을 수도 있었지만 자신을 도와준 이름 모를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며 형준씨는 오늘도 배달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