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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5학년도 추계예대 문예창작과 최초합을 하게 된 19기 시반 권규연이에요. 현역이고요.
1년 조금 넘게 고도를 다니면서 합격 후기 쓰는 상상을 몇십번이고 넘게 했었는데 드디어 쓰게 되네요. 감회가 새로워요. ㅎㅎ
고3 생활을 하면서 제가 했던 고민은 아마 문창과를 목표로 하는 학생분들이라면 모두 해봤을 법한 것들이지 않을까 해요. 지금부터 여러분의 고민에 조금이나마 해답이 되어줄 만한 제 입시 생활을 적어 볼게요. 시로 입시하신 선배들 후기가 별로 없기도 하고 상황도 안 맞는 경우가 많았어서.. 제가 시 쓰는 후배님들 위해 좀 자세하게 남겨둬 보려고요. 제법 길듯하니 편하게 읽어내리시다가 여러분께 도움이 될 부분이 있다면 그 챕터만 더 집중해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읽어보시고 더 궁금하신 부분 있으면 댓글에 남겨놔 주세요! 가능하면 본문에 추가해 둘게용)
1. 공부
-수시
저는 고1 때까지 1년마다 꿈을 갈아치우던, 쉽게 말해 자신의 미래를 뚜렷하게 그리기 힘들어하는 학생 중 하나였어요. 그렇다고 아예 제 관심사를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늘 제대로 도전도 해보지 않고 진로를 바꾸는 학생이었던 거죠. 그래서 그냥 공부만이라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서 살았어요. 고1 때는 역사학과에 가고 싶어 했으니까 여타 학생들이 하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입시를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1학년 내신은 3.2로 마무리했고요. 생기부는 역사 쪽으로 챙기다가 고1 후반 가면서 어문 계열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역사에서 국어국문, 라디오 작가, 방송 작가로 성향을 수정해서 끝마쳤어요.
고2부터는 시를 썼어요. 고도 다닐 때처럼 쓴 건 아니고 행갈이만 하는 수준에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습작을 했어요. 고2 때도 공부는 그대로 했지만 확실히 친구들이 정신을 차리다 보니까 내신 따기는 1학년 때보다 어렵더라고요. 고2 2학기부터는 동국대를 목표로 했다 보니 수학은 안 했어요. 사실 선천적으로 수학 머리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해야 하니까 억지로 하던 거였는데 수학을 안 해도 된다니.. 부모님께 티는 안 냈지만 너무나 즐거웠어요.. ...ㅋㅋ 지금도 수학 놓아버리고 한결 살 것 같던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네요ㅜㅋ... 고2 내신은 3.5, 수행평가와 생기부는 당연히 문예창작 쪽이었고요.
고2 겨울 방학 때 고도를 알게 되고, 다니게 되면서 고3 생활이 시작됐는데요. 수시 공부는 멈추고 실기 준비와 정시 공부만 했어요. 내신 고사를 위한 공부는 안 하지만 영어, 국어는 풀어서 냈고(4~5등급 정도 나왔어요) 수행평가와 생기부도 아예 놓지는 않고 적당히 챙겼어요. 3학년 1학기 내신 등급은 5.4였고요. 공부를 아예 안 하는 학교는 아닌데도 많이 떨어지지 않아서 최종 3.7이었어요. 이게 어떤 뜻도 되냐면, 3학년 내신은 사실상 1학기까지밖에 안 들어가니까 3학년 돼서 정신 차리면 늦는다는 거예요. 08부터 입시 형태가 아예 달라지는 걸로 알아서 확신은 못 하겠는데 그래도 공부는 해두면 좋으니까 고3 되기 전까지는 내신!!! 내신을 꼭 해야 해요!! 물론 고3분들도 그때면 정시로 트는 애들이 많아서 내신 따기는 비교적 수월할 테니 수시.. 포기하지 마시길 바라요.
선배들 합격 후기 보면 수시도 꼭 챙기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빡세게는 안 챙겨도 챙기긴 해야 돼요. ‘나는 문창과 정시로 들어가면 되니까 수시는 아예 하지도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 계실 것 같은데요. 문창과가 공부를 못해도 들어갈 수 있는 과라고는 하지만 그건 최대 가능 범위인 거예요. 열심히 공부하시던 분들은 강도를 좀 낮추되 계속하긴 하세요. 두 손 다 놓아버리지 마시고 수시를 안 챙기는 자신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ㅎ.. 수행평가와 생기부 정도는 문창과에 맞춰서 채워두시는 걸 추천해요. 그리고 문창과 수시로는 동국대 말고는 못 갈 것 같다고 여기신다면 오산이에요! 단국대나 명지대는 내신 3점대면 가능해요. 사실 원장쌤께 말씀드리지는 않았는데 저 단국대 수시 1차 붙었었거든요.. 헷.. 물론 정시로 명지대 가고 싶기도 하고 인서울하고 싶어서 2차 면접은 안 갔지만 ㅎㅎ... 여하튼, 본인 내신이 못해도 3점대 중후반이라면 이 악물고 챙겨서 수시 카드 꽉꽉 채워 넣어 쓰세요. 정시로 갈 대학 수시로 가면 얼마나 좋아요! 무엇보다 정시는 즐겁지 않아 지옥의 나날 그 자체예요 최대한 피해야 해요 제발
-정시
수능 공부 같은 경우에는 중딩 때부터 꾸준히 대비를 해오긴 했어요. 고3 2월까지 수능 공부하던 관성이 남아 있던 터라 고3 학기 시작하면서 1학기까지는 (백일장이 많으니) 국어 수특만 챙겼어요. 대신 절대적으로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수특 국어 연계는 무조건 1학기에 끝내두셔야 해요. 2학기에는 수완 연계랑 기출 돌리면 수능이 눈앞에 와 있으니까요.... 정말이지 공포영화가 따로 없어요.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건 살짝 무리를 해서라도 매듭을 지어두시라고 강조해 말씀드려요.
D-100부터는 본격적으로 수특 국어, 한지 개념 끝내고 수완이랑 기출 돌리기 시작했어요. 기출은 마더텅 빨간책 추천드리고요.. 저는 학교에서 수능 공부할 여건을 만들어줘서 그나마 편하게 공부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아마 더 착실하게 하셔야 할 거예요. 수시 공부야 뭐 좀 대충해도 괜찮지만 정시는 아니니까요. 정시는 무조건 정신 차리고 제대로 하셔야 해요!! 문창생이라고 합리화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수능과 실기는 불가분의 관계예요. 하나라도 놓는 순간 망한다 생각하시고요.... 저는 명지대가 목표였기에 명지대 컷 맞추는 게 제 계획이었고, 수능에서 국어 4 / 영어 3 / 한지 4 떴어요. 공부할 때는 전부 2는 뜨고 모의고사에서도 3은 떴었는데도 수능장에 들어가면 정말 검은 건 활자고 흰 건 종이인 상태가 돼요.. 무조건 한두 등급 떨어질 거 감안해서 공부하시는 거 추천해요.
-시와 공부 균형
솔직히 문창과 입시가 힘든 이유가 시와 공부의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서기도 하죠.. 앞에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시랑 공부의 비율만 가볍게 정리해 둘게요!
수시 때는 말씀드린 것처럼 ➡️고도 과제+고도 학원+수행 대충(집에서 추가로 해야 하는 건 깔끔하게 버리거나 비중이 커서 버리기 애매하면 수업 시간에 무조건 해결)⬅️ 이었고요.
정시는 ➡️D-100부터 수능 공부 본격적으로+동국대 실기 끝나고부터 수능까지는 잠깐 고도 쉬면서 공부만!⬅️ 이었어요.
적어 놓고 보니 고3 개학 전에 세운 1년 치 계획 거의 그대로 했네요. 학기 시작하면 학교에서도 고3이라고 시끄러워서 일반 입시 분위기에 흽쓸릴 수 있어요. 1~2월인 지금 본인 상황에 맞춘 자기만의 커리큘럼을 짜두는 걸 추천해요. 입시철에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최대한 확보하는 1년을 꼭 계획하시길 바라요~!!
2. 백일장
3월에 만해백일장을 시작으로 백일장의 향연이 시작되죠.. 사실 3월 한참 전부터 학원 다니던 거 아니면 준비작 없는 거 당연해요. 저도 그랬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너무 감정에만 빠져 있지 마시고 계속 써 나가셔야 해요. 우수작 필사도 게을리 하지 마시고요. 백일장 한두 개 떨어진다고 해서 입시 망하는 거 아니에요. 저도 처음에 학원 들어왔을 때 저랑 같이 들어온 친구들 빼고는 전부 6개월 이상 다녔던 학생들이라 작품 수가 100편 이상 차이 나고 그랬어요. 막막하고 괜히 작아지기도 했지만 학원 종강 때는 제가 제일 오래 다닌, 제일 시를 많이 쓴 학생이었어요. 그러니까 뭐든 너무 많이 겁먹지 마세요.
사실 백일장은 떨어지는 맛 아닐까 싶어요. 1년 동안 꽤 많은 백일장을 다녔는데 상 받은 거라곤 특기자 인정도 안 되는 작은 상들이었어요. (물론 그 상들조차도 제겐 너무너무 귀하지만 입시에서는 쓸 수 없었으니까요) 시도하고 실패하고 본선에 진출해도 또 떨어지고 하염없이 떨어지고.. 그럴 때 저는 그냥 심사위원 영감탱이들이 뭘 정말 모른다... 내가 당신들 후회하게 해준다.. 이런 생각 하면서 하루 정도 기분 나빠하고 다시 과제하고 그랬어요. 물론 입상한 친구가 복원작을 올리면 읽어보고 떨어진 본인 거랑 무엇이 다른지 솔직하게 판단해 볼 필요는 있어요. 저렇게 생각한 건 오로지 멘탈을 위해서니까요. 정당화와 자기 객관화를 적절하게 사용하셔야 해요.ㅎㅎ.. 그리고 이때 떨어진 경험들이 제 1년 중에 가장 소중해요. 문창과 입시 안 하는 친구들은 대학으로 실패를 처음 경험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걔네보다 반년은 일찍 실패를 연습하는 거예요. 도전이 있어야 실패가 있는 거고, 따라서 실패도 성공만큼 가치 있는 거고, 잘하고 있는 거예요. 실패만큼 귀한 거 또 없으니까 떨어지는 거 너무 부끄러워 마세요!! 무엇보다 10대 끝자락의 나이에 기차 타고 지방 다니면서 글 쓰는 거 좋지 않나요? 몇 명이나 해보겠어요. 당시에는 마음이 좀 무거울 수 있지만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 되더라고요.
원장쌤이 해주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나는데요. 5월에 순천대 본심 진출자 발표 났을 때였어요. ‘본심 못 갔다고 해서 못하는 거 아니고, 본심 갔다고 해서 잘하는 거 아니다. 일희일비하지 마라.’ 이렇게 조언해 주셨었어요. 이게 진짜 맞는 말이고.. 저는 이 두 문장을 되새기면서 백일장 생활을 했어요.
백일장은 정보 싸움이니까 엽서시문학공모 핸드폰 홈 화면에 위젯으로 만들어서 주기적으로 들어가서 확인하시고 메모해 두시는 거 추천해 드리고, 엽서시에도 안 뜨는 것들은 백일장 정보를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주는 타 학원이나 과외하는 분들 있거든요. 저는 블로그 이웃추가 해두고 보고 그랬어요.ㅋㅋ 그리고 학교에만 공지가 가는 백일장이 있을 수도 있어요. 담임쌤이나 국어쌤께 미리 말씀드려 두면 도움 받을 수 있겠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최대한 다 활용해서 꼼꼼하게 체크하시고 백일장 성실하게 다니시길 바라요!
백일장은 모의고사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실기가 수능 같은 실전일 거고요. 저는 정시 실기 전까지 마음에 드는 준비작을 만들지를 못해서 백일장에서 활용 연습을 많이 못 해봤지만, 백일장에 준비작을 가져갈 여건이 되시는 분들은 무조건 활용 연습 많이 해보세요. 초고 연습도 물론 하시고요. 현장감을 느끼면서 활용 연습할 시기는 백일장 때 아니면 없어요. (정시 전에 학원에서 연습해도 충분하긴 해요. 저는 실기 직전에 학원에서 활용 연습 자주 했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정말 여러분께 추천하는 백일장은 대산청소년문학캠프예요! 대산과 고도의 추구미가 달라서 다소 가기 힘들지만, 참가하게 되면 여름을 정말 맑고 소중하게 보낼 수 있거든요. 선물이랑 혜택도 많고 무엇보다 절대 잊히지 않을 추억을 가득 쥐고 돌아올 수 있으니 대산만큼은 더 열심히 준비하셔서 한번 다녀오셨으면 좋겠어요!!
3. 과제
원장쌤께서 매번 하셨던 말이 ‘너희가 쓰는 건 시가 아니다. 문학적인 문장을 조금 깨작거리는 거다.’거든요. 정말 원장쌤 말에 몇 번이고 동의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과제 하는 게 엄청나게 수월해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이렇게 합격 후기 쓰고 최초합 됐다고 하니 여러분들 눈에 제가 제법 잘했던 학생처럼 비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 세모는커녕 부등호도 정시 준비 전까지 몇 개 없던 학생이었어요.ㅋㅋ 원장쌤께서 제 멘탈 브레이커를 맡아주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맞아요 제가 못 써서 그런 거라는 말이에요 하하하하 저도 해냈으니, 여러분도 해낼 수 있어요. 다만 중요한 건, 내 거는 내가 챙긴다는 마인드예요. 내 입시 책임질 사람은 나예요. 선생님들은 시를 읽어보시고 피드백을 주시는 거지 쌤들이 써주신 시 갖고 실기장 들어갈 거 아니니까. 무책임한 태도로 입시를 하면서 대학에 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리고 힘들 때는 친구들 과제를 보세요. 친구가 한 편 썼으면 본인은 두 편 쓰세요. 친구가 두 편 썼으면 자기도 두 편은 쓰려고 해보세요. 같은 반 애가 열심히 안 하는 걸 본인의 자양분으로 느껴도 돼요. 뭐 어때요. 나만 열심히 하면 되지.. 그렇게라도 아득바득 버티세요.ㅎㅎ
제가 1년 다니면서 319편 썼어요. 1년 동안 300편 넘게 쓰는 게 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되더라고요. 원장쌤께서 질보다는 양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믿었어요. 많이 쓰면서 우수작 보면서 선배들 느낌을 따라도 해보고 자신만의 느낌도 살려보고 현대시처럼도 써보고 다양하게 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입시 시의 타입을 찾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나만의 느낌이 뭔지 알겠다 싶을 때쯤 입시가 끝났는데, 조금 더 빨리 제 느낌을 알아차렸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든 100편, 200편, 300편마다 듣는 피드백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200편쯤 썼을 때 들었던 피드백을 200편 가까이 쓴 반 친구가 똑같이 받는 걸 보고 역시 양이 곧 질이구나 싶었다는 경험도 덧붙여 둬요.
4. 실기
-동국대 (수시)
첫 실기가 바로 동국대였는데요. 긴장을 안 하려고 해도 정말 많이 되더라고요. 첫 대학 실기라는 위압감이 꽤 들었어요. 팁을 몇 개 드리자면, 동국대 원고지는 볼펜으로만 작성이 가능한데, 그래서 그런지 연습지에도 샤프를 못 쓰게 하더라고요? 애초에 샤프랑 지우개는 꺼내지도 못하게 했었어요. 제가 남들보다 예민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작은 제한이 제게는 생각보다 큰 악영향을 미쳤어요. 학원에서 매번 샤프로 초고를 쓰고 볼펜으로 옮겨 적어서 제출했던 터라.. 당황스러웠죠. 여러분은 이 점 참고하셔서 능숙하게 대처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입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짐을 다 가방에 넣어서 앞으로 내어두게 해요. 실기 시작까지 30분은 뜨는데 준비작 가져간 거 못 보니까 꼭 일찍 가셔서 복기하시고 충분히 준비하시길 바라요. 시계는 스크린에 켜두지만, 개인용 시계 하나 있으면 좋겠네요!
-정시 실기
동국대가 괜히 이것저것 긴장시키기 때문에 정시는 생각보다 굉장히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국대처럼 연습지에 샤프 못 쓰게도 안 하고요.ㅎ 그래도 지켜야 할 것들은 반드시 지켜야 하니 유의 사항 잘 읽으시고, 필수 준비물 꼭꼭 잘 챙기세요! 저는 추계, 서울예대, 한양여대, 명지대, 숭실대 실기 봤는데 전부 시계는 제공했어요. 그래도 어차피 수능 봤으면 개인용 시계 갖고 계실 테니 가지고 들어가세요.
-준비작
제발 달달 외우세요. 제 준비작은 10편 정도 됐는데 입시 끝날 때까지 거의 매일 공책에 쓰고 말로 읊고 키보드로 치고 온갖 짓은 다 했어요. 실기 당일에는 최종본으로 다시 인쇄한 자료 들고 가서 시작 전까지 복기하다 들어갔어요. 대충 외운 걸로는 절대 승부 못 봐요.
-필기구
이왕이면 뒤에 지우개로 지워지는 볼펜 들고 가세요. 정시 실기 때부터 그 펜으로 답안지 작성했는데 틀려도 원고지 수정법을 사용하지 않고 고칠 수 있다는 심적 안정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더라고요.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추천해 드려요. 물론 실질적으로도 도움이 되긴 했어요.
-긴장?
동국대 실기 다녀오고 나서 많이 느낀 건데요, 정말 긴장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보고 나오세요. 괜히 열심히 하겠다고 몸에 힘주고 있으면 더 잘 안되더라고요. 실기 당일은 그간 다져온 내 실력을 보여주는 날이라고만 생각하세요. 대신 실기 전날까지, 새벽까지 열심히 사세요. 그리고 본인이 본인에게 질릴 때까지 준비할 수 있는 건 다 하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긴장도 덜 되더라고요.
5. 마치며.
고도에서 입시를 하며 많은 것을 배워가요. 도전이 있기에 실패할 수 있었다는 것, 나의 무너짐이 절대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그런 확신 같은 것들이요. (더 많지만 나머지는 여러분이 직접 알아가셨으면 해요) 여러분께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여러분이 언제 이 글을 보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음속에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막막함을 품고 있을 수 있어요. 제가 그랬거든요. 그쪽이 느끼는 그런 고민, 같은 반 친구들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다 똑같이 갖고 있어요. 본인만 어려운 게 아니니까 너무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그리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조차 결국 성공을 향해서 무사히 나아가고 있는 거라는 걸 잊지 마세요. 너무 힘들면 시간에 몸을 맡겨도 돼요. 흐르는 시간 위에 둥둥 떠 흘러가면서 오늘 하루만 열심히 살아 나가 보세요. 그럼 언젠가 끝에 당도할 수 있어요. 너무나 어두운 순간도 언젠가는 기억도 잘 나지 않을 만큼 흐려진다는 걸 잊지 말고, 끝까지 힘내길 바랄게요.
입시할 때는 노래만큼 큰 버팀목이 없기에 제가 너무 잘 들었던 노래를 몇 곡 추천해 주고 싶어요.
유다빈밴드-letter, 고열,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오늘은 잠에 들 거예요, 털어버리자
나상현씨밴드-노래나 부를까, 88, 별무리, 어떤 하루, 각자의 밤
하현상-하이웨이, 죽은 새
호피폴라-너의 바다, Our Song
터치드-Shut down
버둥-꿈에
(실기 당일 추천) 윤하-오르트 구름, 반짝 빛을 내, 나는 계획이 있다
Kelly Clarkson-Stronger
너무 많이 추천했나요..ㅎ,. 여러분을 향한 제 마음이에요... 듣고 힘내시길 바라요ㅎ!!!
제가 정말 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하던 걸 잠깐 멈추고 진심을 담아 읽고 또 읽었던 문장이 있는데 공유하고 싶어요. 여러분에게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세종께서 말씀하시길,
"그대의 자질은 아름답다
그런 자질을 가지고 아무 것도 않겠다 해도
내 뭐라 할 순 없지만
그대가 만약 온 마음과 힘을 다해 노력한다면
무슨 일인들 해내지 못하겠는가
그러니 부디 포기하지 말길"
-세종 22년 7월 21일
그리고 이 모든 걸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쌤들!!
정말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과 피드백으로 가르침을 주시고 늘 제 선택을 믿어주신 배정원 원장쌤, 제가 고도를 선택한 건 학창시절 최고의 선택 중 하나예요.
처음 고도에 와 어색해하는 제게 학원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도움 주신 김민경쌤, 이 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저 입시 끝났어요! 너무나 감사했어요.
마지막으로 후배가 될 수 있어 영광인, 제 하찮은 고민거리조차 매번 성심성의껏 들어주신 이영은쌤께 깊고 따스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영은쌤 사랑해용....
선생님들께서 계시지 않았다면 시도조차 못할 일이었는데, 이렇게 완주를 해내네요.ㅎㅎ
어렵지 않을 거라고 세뇌하면서 끝까지 달려온 문창과 입시였지만, 막상 다 끝내고 나니까 드는 생각은.. 역시 입시는 입시다... 정말 힘들었어요. 진짜 답답하고 힘들 때마다 책상에 머리 박아대고 허공에 소리도 많이 질렀어요. 캄캄한 길을 걸어야 했고 넘어져서 운 날도 적지 않아요. 그래도 털고 일어서서 지금 이렇게 걷고 있으면 된 거죠. 굴곡이 있는 과정 끝에 얻은 결과라 더 값지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고도의 후배 여러분!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혹시 훗날 추계예대로 입학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고도 출신이라고 말해주세요. 같이 밥이라도 한번 먹어요. 제가 사줄 거예요!!^~^ 시 쓰는 친구면 두 배 정도만 더 애정할게요 ..♡ 그러면 저는 여기서 물러가요. 안녕!
첫댓글 같이 입시하면서 늘 저 친구는 꼭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1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다행이에요. 어디서든 웃을 일이 많길 바랄게요. 입시 하느라 수고하셨어요.
이것저것 꿈이 자주 바뀌었던 규연이의 다음 꿈이 어떤 모양으로 또 나타날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항상 다 이룰 수 있기를 바라요 정시 준비까지 열심히 따라와 줘서 고마웠어요 마음을 다해 축하해요!
영은쌤께 배우면서 시랑 더 오래 함께하고 싶어졌어요..🥺 주신 응원 가슴 깊이 새겨둘게요! 그간 가르쳐 주셔서 감사했어요🙇🏻♀️🧡
알찬 정보 나눠줘서 고마워요~~ 고생 많았어요.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