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原州) 치악산(雉嶽山) 전설(傳說)
1. 치악산(雉嶽山) 명칭의 유래(由來)
원주시 관내도 / 치악산 계곡 / 치악산 정상 비로봉
까마득한 옛날, 활을 잘 쏘는 한 젊은이가 꿈을 이루고자 한양(漢陽)으로 가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이곳 적악산(赤岳山-치악산의 옛 이름) 자락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 살펴보니 커다란 구렁이가 꿩 두 마리를 칭칭 감고 잡아먹으려 하는 중이었다.
젊은이는 재빨리 화살을 날려 구렁이를 죽여 버리자 꿩 두 마리는 푸드덕 날아가 버렸다.
저녁이 되어 하룻밤 묵을 곳을 찾다가 마침 작은 암자를 발견하여 다가갔더니 예쁜 아가씨나 나오는데 하룻밤 묵어가겠다고 하자 바로 건너편 방에서 자고가라고 허락을 한다. 감지덕지 방에 들어가 피곤하여 눕자마자 곧바로 설핏 잠이 들려는데 갑자기 숨이 막혀서 눈을 떠보니 아까 그 아가씨가 구렁이로 바뀌어 젊은이의 몸을 칭칭 감고 혀를 날름거리며 젊은이를 쳐다본다. 그리고 하는 말이,
‘아까 네놈이 우리 남편을 활로 쏘아 죽였으니 나는 복수를 위해 너를 잡아먹겠다.’
그때 갑자기 바깥에서 ‘뎅~~’하고 종이 울렸다. 구렁이가 깜짝 놀라 멈칫거리는데 또다시 ‘뎅~~’....
젊은이를 감고 있던 구렁이는 스르르 풀고는 사라져 버렸다. 구렁이는 종소리를 들으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고 한다. (일설로는 종소리를 듣고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도 하고...)
날이 밝자 젊은이는 종소리가 나던 곳으로 다가가 보니 꿩 두 마리가 머리가 터져 종 밑에 떨어져 죽어있었다. 꿩의 보은(報恩)에 감격한 젊은이는 서울 가는 것을 그만두고 그곳에 머물며 꿩의 영혼을 위로하는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그 이후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赤岳山)이라 부르던 산 이름을 꿩 치(雉)를 넣어 치악산(雉岳山)으로 부르게 되었고 그 암자(庵子)가 지금의 상원사(上院寺)라고 한다.
2. 구룡사(龜龍寺) 전설
치악산 구룡사 절터의 연못에 살던 아홉 마리의 용(龍)과 한 스님(高僧)과의 겨루기 이야기....
스님이 연못을 메우고 절을 세우려고 하자 연못 속에 살던 용 아홉 마리는 살 곳을 빼앗기게 되자 스님과 겨루기(내기)를 제안하는데, 먼저 용들이 억수같은 비를 내리게 하여 스님을 익사시키려 하였는데 스님은 끄떡도 않고 견뎌낸 후, 스님이 부적(符籍)을 써서 연못에 던져 넣자 연못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용들은 뛰쳐나와 동해(東海)로 달아나서 스님의 승리..
그런데 한 마리는 눈이 보이지 않아 가까스로 빠져나와 근처에 있는 조그만 연못으로 도망갔는데 그곳이 지금 구룡사 옆에 있는 작은 연못 구룡소(九龍沼)라고 한다.
그래서 그 절 이름이 구룡사(九龍寺)였는데 세월이 지나며 점차 절이 몰락하기 시작하여 문을 닫을(閉寺)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그때 마침 지나가던 고승(高僧)이 주지스님을 찾아와 절이 몰락하는 것은 절로 들어오는 입구의 커다란 거북 형상의 돌 때문이라고 하며 그 돌을 깨어버리라고 한다. 주지스님은 즉시 그 거북바위를 쪼개 버렸지만, 신도(信徒) 수가 날로 줄어들고 더 몰락해갔다.
주지스님은 나중 거북바위를 쪼갠 것을 후회하며 거북에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 거북의 명복을 비는 마음으로 구룡사(九龍寺) 대신 거북 구(龜)를 써서 구룡사(龜龍寺)로 개칭한 후 번창(繁昌)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