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계속되는 매도세 등 별다른 호재가 없는데도 증시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쉽사리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고 뻗어갈 것이라는 믿음도 부족하다. 부동산 시장은 판교 분양이 끝나고 한 템포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그러나 은평 뉴타운 등 신규 분양과 전세 품귀 현상과 고분양가 논란 등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정중동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테크 차원에서 "지금은 이것"이라고 할 만한 상품을 찾기가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자금이 생기면 어떻게든 운용은 해야할 터.
금융권과 비금융권에서 각각 두 명의 전문가를 선정, 금액별로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좋을지 견해가 다를 것 같은 양쪽의 자문을 받아 봤다. 금융권에서는 서춘수 신한은행 PB지원팀장과 이숙철 옛瑩쓩北超?골드센터 강남지점 지점장, 그리고 비금융권에서는 머니투데이 재테크 필자로 활동중인 브라운스톤(필명)과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가 자문에 참여했다.
◆100만원 = 매달 100만 원 씩 월급에서 떼내 재테크를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를 물어봤다. 서춘수 팀장은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주식형 연금펀드, 주식형 적립식펀드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각각 45만원, 25만원, 30만원씩 배분할 것을 조언했다. 서 팀장은 "보통 직장인이라면 두 절세 상품을 통해 대략 96만원 가량 절세가 가능하며, 향후 주가 상승을 대비해 주식형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자산분배 근거를 설명했다.
이숙철 지점장 역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 지점장은 해외펀드, 국내펀드, 상호저축은행 적금에 각각 40만원, 40만원, 20만원의 비율로 분배할 것을 권했다. 눈에 띄는 것은 상호저축은행 적금을 권한 것. 시중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점에 주목했다.
비금융권의 심영철 대표는 100만원 운용에서는 두 금융권 전문가와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심 대표는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연금저축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특히 소득공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두 상품에 각각 62만5000원과 25만원을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브라운스톤은 좀더 공격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부자가 되려면 저축기간보다는 투자기간이 길어야 한다"며 "특히 목돈은 단기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년제 세금우대 적금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그는 "장기주택마련저축 등 절세 상품은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이 있지만 투자기간이 너무 길다는 점과 금리가 낮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1년짜리 적금으로 어느 정도 목돈을 마련하면 곧바로 투자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1000만원= 1000만원짜리 적금을 탔다고 가정하고 투자 기간 제한 없이 완전 여유자금으로 운용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이 분명하게 갈라졌다.
서 팀장은 자녀 명의로 조합예탁금에 가입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매달 적금을 들어 마련한 뜻 깊은 목돈이므로 금리가 높고, 이자소득세 면제 혜택이 있는 조합예탁금에 자녀 명의로 가입, 추후 자녀 학자금 등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점장은 ELS와 채권에 각각 500만원씩 동등한 비율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심 대표 역시 ELS와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ELS는 원금보장 확률이 높은데다 연 12~17%의 비교적 높은 수익이 예상되며, 여러 상품에 분산 가입한다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연 10~12%는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환사채에 대해서는 "채권 이자는 기본이고 주가 급등시 시세차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추천 사유다.
브라운스톤은 공모주 투자를 권했다. 그는 "보통 수준의 투자 지식을 가진 사람이 1000만원으로 투자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예금 이자보다 높을 수 있는 투자 대안은 공모주 청약"이라며 "자주 반복하다 보면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면 좋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직접 투자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1억원= 만약 40대 직장인이 온전히 굴릴 수 있는 1억 원이 생겼다면 어떻게 운용하면 좋을까. 내 집 마련을 이미 했다고 가정했을 때 서 팀장은 4:4:2의 비율로 주가연계증권, 주식 직접투자, 세금우대 정기예금에 분배하라고 조언했다. 자금이 1억원으로 커지자 은행권의 서 팀장도 주식 투자에 자산을 할당한 것이다. 서 팀장은 "주가가 일정 수준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이 보장되고 연 10% 이상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ELS에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 역시 투자 상품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이 지점장은 7:3의 비율 즉 7000만원은 ELS펀드(5000만원)와 주식형펀드(2000만원)로 배분하고, 나머지 3000만원은 연 6%짜리 1년만기 회사채 상품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심 대표는 1000만원 투자할 때와 똑같은 상품을 추천했다. 즉 전환사채와 ELS상품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다. 심 대표는 "현대카드 삼성카드 동양메이저 일진다이아 동부증권 등 전환사채에 각각 1000만원씩 분산투자하고, 나머지는 ELS상품 8개에 500만원씩 배분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1000만원은 현금성 여유자금 용도로 CMA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브라운스톤은 운용 금액이 1억원으로 커지자 전문가중 유일하게 부동산을 추천했다. 그는 "'요즘은 주식 투자가 불확실한 상황이기도 하고, 주식은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게 좋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돈이 1억원 정도 되면 재개발 지역이나 뉴타운 지역에 경매로 나온 단독주택에 투자할 수 있다"며 "세후 연 25% 이상의 투자수익률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단독으로 경매에 참여할 형편이 아니라면 "뜻이 맞는 사람끼리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