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책진禪關策進＞2-12제조고공절약諸祖苦功節略,척서불고擲書不顧, 편지를 내 던지다,

[이계묵]

<선관책진禪關策進>

2-12제조고공절약諸祖苦功節略,

*척서불고擲書不顧, 편지를 내 던지다,

철면병鐵面昺 선사는 행각을 하다가 고향에서 멀지 않는 곳에 이르렀더니, 하루 밤 불이 나서 집이 다 타버렸다는 편지를 받고 땅에 던지며 말하기를 공연히 사람 속만 어지럽힌다, 하였다, <鐵面昺禪師行脚時 離鄕未久 聞受業 一夕遺火 悉爲煨燼 得書擲地曰 徒亂人意耳>

*해설

철면병선사鐵面昺禪師는 남화지병南華智昺 선사禪師이다, 남악선사의 16세손이고, 불감혜근佛鑑慧勤선사의 법을 이었다, 선사가 행각을 하는 때에 고향에서 멀지 않는 곳에서 편지를 받았는데, 고향 집이 하루 밤에 불이 나서 다 타버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신을 땅에 버리면서 말하기를 세속의 인연의 정이 마음만 어지럽힌다고 하였다는 말씀이다. 출가사문은 출가를 하고 나면 인연의 끈을 끊어야만 세속인연에 매이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어찌 보면 너무 냉혹한 면도 있지만, 마음의 번뇌를 소멸하여 해탈하기 전까지는 어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