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해는 떠오르고...
영산강변 옆이라서 그런지 안개가 엄청나게 끼었더군요.
잘 익은 벼들 너머로 아이들이 보입니다.
역시 잠을 자고 나면 쌩쌩한 아이들입니다.
( 그러나 잠을 자도 별반 달라지지 않는 독거 중년도 있습니다)
편하지만은 않은 잠자리에서 하루를 보내고
벌써 달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늦은 밤 태인이와 둘이 나눴던 이야기가 좋았네요.
단둘이 쓰는 방이어서 그러기도 했고
둘 다 남은 말 없이 자전거만 타고 온지라
말이 고프기도 했나 봅니다.
청소년의 남자아이답게 그 시기에 필요한 고민을 잘 하고 있었고, 잘 보이지 않아 뿌옇지만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자기의 미래에 대한 고민들도 차근차근히 태인이의 속도대로 해 나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태인이 뿐만일까요?
큰 아이들 모두 그러하겠죠.
믿고 지지해주고 기다려 줄 수 밖에요.
그것이 어른으로서 제가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럼요. 우리는 언제나 달릴 준비가 되었죠.
그래. 오늘도 한번 달려봅시다.
오늘은 무안을 관통해서 목포까지 가야 합니다.
무안에서 할 일이 있었으나..
목포에 도착한 후 근대 박물관과 유달산을 돌고
목포 기차 시간에 맞춰야 해서
아마도 패스가 될 것 같습니다.
무안은 아이들이 배웠던 내용으로 패스~~
필기할 때 좀 다른 글씨체로 써보자고 했는데...
음... '무안낙지체'일까요? ㅋㅋ
아직은 너무 일렀던 듯. ㅋ
*
마음을 씻고 닦아 비워내고
길 하나 만들며 가리.
이 세상 먼지 너머, 흙탕물을 빠져나와
유리알같이 맑고 투명한,
아득히 흔들리는 불빛 더듬어
마음의 길 하나 트면서 가리.
이 세상 안개 헤치며, 따스하고 높게
이마에는 푸른 불을 달고서.
그리고. . .
몇 시간 후,
지쳤어요. . . ㅎ
https://youtu.be/1a_jUKzeNl0?si=_CHeOhOt5vQbrWCC
힘든 5학년 언니들을 위해
좀 더 가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하니..
그리고는...
먹느라 아무 말씀도 못 하시는.
나름 힘주려 했던 유머인데...
턱에도 살쪘다고 구박 받음.
어쨌든 하루 종일 달려서
목포 도착.
시간이 지체되어서
예정됐던 목포 구경과
유달산 산행은 다음에 차 타고 와서 하기로 하고..,
밥 먹고,
착하게도 엄마 줄 선물들 사고
소이, 온아가 기차 한 번도 안 타봤다고 해서
그럼 기차 타보기!
학교에서 잘 배웠던 대로
기차 탈 때는 신발을 잘 벗고
발 냄새 날 수 있으니 타자마자 창문을 살짝 열기...
( 정말 진짜로 알고 믿었다가 집에 가서 승아 언니한테 한 소리 들은 온아. ㅋㅋ)
그러나 처음의 경험은 왜 이리 긴장되는지.ㅋ
광주에 내려 금방 돌아올 수 있었으나
지하철도 안 타봤다는 아이들.
지하철과 기차가 어떻게 다른지 이것도 한번 타 봅니다.
그렇게 빙빙 돌아서 다시 버스 타고 담양으로..
그대들과 함께여서
좋았습니다.
첫댓글 아이고 욕바떼이~~(갱상도 욕재이할매) 저도 구경 잘 했어요. 여기에는 없는 '찜질방'과 멋진 '목포 밥상'이 가장 인상 깊어요. ^^
거기는 이제 모두 카드를 쓰는 줄 알았는데 아직 지폐 교환이 된다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태인이는 정말로 멋진 청년이 되었어요, 저 태인팬이 될거예요. ㅎㅎㅎㅎ (주책맞은 할매)
지가 좀 욕봤심더.. ㅋ
그라도 아~들이 얄궂지 않아 속닥히니 잘 댕겨왔씸더.
@장승규 수고 마이하셔써여~~ 울동네에도 장쌤처럼 머리에 꽃꽂은 가족이 이써여~~
온아는 차에 타자 마자 '엄마, 기차 창문이 안 열리는거 알았어?' 하더군요. 정말로 믿고 있었다니~~
두번이나 종주를 떠나는 승아를 내심 부러워 했던 태인이가 미리 이것저것 챙기는 모습을 보니( 전에는 그런 모습이 없었거든요.) 참 좋았어요.
선생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니 참 든든합니다. ㅎ
연휴 동안 선생님의 피로가 잘 풀리기를요.~
우리 온아에겐 아직 교사의 선한 권위가 먹히나 봅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죠.
( 가끔 그 고마운 일에 괜한 장난으로 그 선한 의지를 깨는 건 아닌가 하는 진지한 생각도 한답니다.)
*
딱 필요한 것만!
태인이의 짐싸기는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죠. ㅎㅎ
몸으로 움직이는 일과 여행이 좀 필요하겠구나 싶었습니다.
태인이에겐 좀 시시한 일정이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간만에 교실을 벗어나 몸을 쓰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을 겁니다.
모두ㅡ각자에게 맞는(필요한) 수업을 못 해줘서 미안할 따름이지요.